[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전 SBS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이와 함께 알려진 소식은 태영그룹 지주사 TY홀딩스가 SBS미디어넷 지분 70%를 담보로 760억 원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태영그룹이 계열사 중 방송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태영그룹은 TY홀딩스 지주회사 체제 변경승인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SBS와 관계회사에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SBS미디어넷 구성원들은 방송사의 자금이 건설사로 넘어가는 데 대한 우려를 표하며 이번 대출의 정확한 목적과 소유경영 분리에 대한 이행방안 제시를 요구했다.
4일 윤 회장은 태영그룹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윤 회장은 지난 2019년 3월 아들 윤석민 회장에게 그룹을 물려주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태영그룹은 "건설업계 전체가 PF 우발채무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 속에서 태영건설의 사회적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윤 회장이 경영 일선 복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이 향후 지주회사 TY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돼 그룹 전체의 경영을 총괄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날 딜사이트는 TY홀딩스가 지난달 30일 특수목적법인(SPC) 월드미디어제일차로부터 760억 원을 차입했다고 보도했다. 담보는 SBS미디어넷 지분 70%, SBS미디어넷이 보유한 디엠씨미디어 지분 54.05% 전량이다. 연 이자율, 자금 차입의 목적 등을 묻는 딜사이트 질문에 TY홀딩스 관계자는 "관련 내용에 대해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미디어넷지부는 TY홀딩스에 ▲SBS 전 구성원들에게 차입의 조건과 목적, 자금반환 계획 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 ▲방통위 대주주 변경 승인 조건인 소유·경영 분리 이행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힐 것 등을 요구했다. SBS미디어넷 경영진에는 차입 관련 설명, 대응책 제시를 촉구했다.
언론노조 SBS미디어넷지부는 "SBS미디어넷 입장에서는 일방적인 손해일 수 있는 일이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이 진행되는 것은 TY홀딩스가 실질적인 100% 지주회사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그 목적이 SBS미디어그룹의 방송산업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태영건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SBS미디어넷지부는 "2020년 9월 방통위는 SBS미디어홀딩스에서 TY홀딩스로의 지배구조 변경을 승인했다. 그 과정에서 사측은 SBS와 자회사, 계열사들에게 어떠한 변화가 생기거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오히려 내부 인트라넷 공지를 통해 태영건설의 직접 지배에서 벗어나 태영건설의 재무구조나 건설경기의 변동성 영향을 피할 수 있을 것이며 방송의 독립성과 경영투명성, 독립성을 변함없이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했다.
SBS미디어넷지부는 "SBS미디어넷 760억 담보 대출의 만기는 2024년 11월 30일까지 1년"이라며 "만약 특수목적법인이 70% 주식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또한, 1년 뒤에 TY홀딩스가 차입금을 갚지 못하게 면 SBS미디어넷과 소속 구성원들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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