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SBS 구성원들이 '태영건설 사태로 빚보증까지 서게 됐다'며 “태영 리스크를 SBS에 전이하는 행위를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BS 이사회는 23일 자회사 스튜디오프리즘의 'SBS미디어넷' 인수안을 의결했다. SBS미디어넷의 모기업은 TY홀딩스다. 인수가는 1627억 원으로 스튜디오프리즘은 유보금과 계열사 차입을 통해 327억 원을 마련하고 1300억 원은 대출(연리 6.5%)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SBS는 대출에 대한 조건부 채무 인수 협약을 제공한다. 사외이사 2인은 인수 가격과 사업 전망 등에 의문을 표하며 인수에 반대했다고 한다.

'SBS 미디어넷 인수' 후 SBS 조직도 
'SBS 미디어넷 인수' 후 SBS 조직도 

전국언론노동조합은 SBS본부는 같은 날 성명을 내어 “SBS 유보금이 직접 동원되지 않았을 뿐,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를 통한 인수는 결국 SBS 자본이 투입되는 것과 다름 없고, 빚보증까지 서게 됐다. 태영 사태가 SBS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SBS는 사내 공지에서 이번 인수를 통해 ▲MPP(Multi Program Provider, 종합방송채널 사업) 전략을 통한 시너지 ▲스튜디오프리즘 사업영역 확대 및 가치 극대화 ▲SBS 미디어그룹 보유자산 활용도 강화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P사업자(SBS, PLUS, SBS FunE)인 스튜디오프리즘이 스포츠, 경제 채널 등 7개 채널을 보유한 SBS미디어넷을 인수하면 채널 통합 운영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SBS본부는 “하필 태영 발 위기로 TY홀딩스에 자금이 필요한 시기와 때를 같이 하는지 공교롭다”며 “그간 미디어넷 인수는 자회사 지배구조 개편 계획 등을 협의해 온 노사 미래발전협의체를 포함, 사측의 경영 계획 설명에서 단 한 차례도 언급된 적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TY홀딩스의 또다른 방송계열 자회사 SBS콘텐츠허브는 지난달 31일 TY홀딩스 SBS인터내셔널을 231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SBS본부는 “사측은 연이은 TY홀딩스 자회사 인수가 정말 SBS의 미래와 구성원을 위한 합리적 결정이었는지 책임 있게 설명하라”며 “소유 경영 분리와 독립 경영을 약속한 사측은 경영 행위, 경영적 판단이라는 모호한 설명으로 빠져나가려 하지 말고 구체적인 인수 목적과 향후 사업 계획을 명확히 밝혀라”고 촉구했다.

태영그룹은 태영건설 위기가 SBS로 전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 등 태영건설 채권단은 이날 4000억 원의 신규자금 지원을 결정하면서 SBS 주식 556만 6017주를 담보로 잡았다. 또한 지난달 8일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의 막내딸 윤재연 씨는 SBS 지분 6.3%를 담보로 330억 원을 TY홀딩스에 대여했다. 

SBS본부는 “공정성과 독립성은 절대 지켜져야 한다는 우리의 요구는 여전하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강력 투쟁에 나서겠다는 결의 역시 유효하다는 것을 사측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사측은 당장 태영리스크를 SBS에 전이하는 행위를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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