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가 언론매체 영향력·신뢰도 부문 전문가·일반인 조사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KBS·MBC·JTBC·SBS·YTN 등 주요 방송사가 언론 신뢰도 조사 상위 '톱5'를 차지했다. 네이버·다음카카오 국내 양대포털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KBS, 영향력 1위 탈환… 주요 방송사, 신뢰도 상위권 석권

15일 시사저널의 '2022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에 따르면, KBS는 전문가·일반인 조사 모두에서 영향력·신뢰도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열독률 부문 종합 1위는 네이버다. KBS는 열독률 부문 일반인 조사에서도 네이버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시사저널은 올해 조사부터 일반인 조사를 실시했다. KBS는 시사저널 영향력 조사에서 2016년 1위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2위를 기록해왔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조사에서 KBS는 전문가 39.0%, 일반인 42.8%의 지목률을 기록했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에서 KBS는 전문가 27.2%, 일반인 36.2%의 지목률을 보였다. '가장 열독하는 언론매체' 조사에서는 전문가 37.0%가 네이버를, 일반인 27.8%가 KBS를 1위로 지목했다. 

(사진=KBS)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사진=KBS)

신뢰도 조사에서는 주요 방송사들이 상위권을 석권했다. KBS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목을 받은 MBC는 전문가 21.6%(3위), 일반인 30.6%(2위)를 각각 기록했다. 이어 JTBC, SBS, YTN 순으로 신뢰도 상위 5개 매체가 모두 방송사로 나타났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신뢰도 1위를 차지했던 JTBC는 지난해부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SBS와 YTN은 최근 5년 간 조사 중 가장 높은 신뢰도를 기록했다. 

영향력·열독률 조사에서 양대 포털의 하락이 눈에 띈다. 영향력 조사에서 지난해 1위였던 네이버는 올해 4위를 기록했다. 전문가 조사에서는 2위(33.0%)를 기록했으나 일반인 조사에서는 8위(15.8%)에 그쳤다. 지난해 6위를 다음카카오 역시 전문가 조사에서 10.4%(10위), 일반인 조사에서 5.8%(13위)를 기록해 종합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열독률 조사에서 네이버는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지만 전문가 조사에서 37.0%를 기록한 반면 일반인 조사에서는 20.4%(4위)에 그쳤다. 다음카카오는 전문가 조사 20.2%(2위), 일반인 조사 13.0%(8위)로 종합 5위를 차지했다. 

시사저널은 "양대 포털의 영향력 순위 하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발표하는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2’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포털을 통한 뉴스 이용률(약 70%)이 가장 높은 국가"라며 "그러나 이로 인해 저널리즘 품질 저하라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짚었다. 

신문매체에서는 조선일보가 영향력 있는 매체로 꼽혔다. 조선일보는 영향력 조사에서 전문가 조사 32.4%(3위), 일반인 조사 37.8%(2위)를 기록해 KBS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1인 미디어'의 대표격인 유튜브는 전문가 조사에서 영향력 9위(11.0%), 열독률 9위(11.4%)를 기록했다. 일반인 조사에서 유튜브는 상위 10위권 내에 들지 못했다. 시사저널은 "유튜브가 사실상 ‘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가짜뉴스 등 허위 사실을 막을 규제 방안은 부족하다"며 "유튜브는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영상이 먼저 올라간 뒤 검토를 받는 구조여서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사저널 '2022 가장 영향력·신뢰도·열독률 있는 언론매체' 전문가
시사저널 '2022 가장 영향력·신뢰도·열독률 있는 언론매체' 전문가·일반인 조사 결과 

'영향력 사회인' 손석희·오은영… 김어준 대폭 하락

손석희 전 JTBC 총괄사장(현 해외순회특파원)은 '가장 영향력 있는 사회인' 종합 1위로 꼽혀 여전한 영향력을 보였다. 다만 전문가 조사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1위를 기록하면서 손 전 사장의 아성이 흔들렸다. 

일반인 조사에서 손 전 사장은 지목율 16.0%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이어 아주대 외상연구소장 이국종 교수가 2위(15.6%), 방송인 유재석 씨가 3위(14.2%), 오은영 박사가 4위(4.8%),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5위(8.6%)의 지목률을 보였다. 반면 전문가 조사에서는 오은영 박사가 지목률 18.0%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손 전 사장 2위(12.0%), 유시민 작가 3위(9.0%), 이국종 교수 4위(7.6%), 한동훈 장관 5위(5.6%)였다. 

지난해 조사 대비 유시민 작가, 한동훈 장관의 영향력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유 작가는 '언론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조사에서 2.3%(4위), 한 장관은 '법조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1.6%(8위)의 지목률을 보였다. 

딴지일보 총수인 김어준 씨는 일반인 조사에서 지목률 5.4%를 기록했다. 김 씨는 지난해 '언론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조사에서 손 전 사장 다음으로 가장 높은 22.0% 지목률을 보였다.  

김건희, 대통령에 영향력 있는 인물 압도적 1위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가 '대통령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혔다. 전문가 71.0%, 일반인 59.4%가 김건희 씨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로 선정했다. 김건희 씨는 '한국을 움직이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조사에서도 일반인들에게 아홉 번째로 많은 지목을 받았다. 

대통령 배우자가 대통령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힌 것은 처음은 아니다. 2017년 시사저널 같은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배우자 김정숙 씨가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 당시 김정숙 씨가 받은 지목률은 33.7%로 올해 김건희 씨는 두 배 이상 높은 지목률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가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광복절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은 김건희 씨가 압도적 지목률을 기록한 이유로 '김건희 리스크'를 짚었다. 시사저널은 "먼저 지지율 등 대통령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란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은 취임 두 달여 만에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그 원인 중 하나로 빠지지 않고 제시되는 것이 김건희 리스크"라고 했다. 팬클럽을 통한 대통령실 사진 유출, 공적 일정에 사적 지인 대동, 논문 표절 의혹 등의 논란이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시사저널은 "또 한 가지는 말 그대로 대통령의 의사결정과 직무 수행 등에 직접, 그것도 깊숙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의 영향력으로 풀이된다"며 "국민은 대통령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주변에서 일어난 부정부패와 잘못된 권력 남용에 대한 공포감이 크다"고 분석했다. 시사저널은 ▲'7시간 녹취록' 등을 통해 드러난 캠프 조직·인사 관여 의혹 ▲관련 인사 대통령실 근무 ▲관련 회사의 관저 공사 수주 등이 김건희 씨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씨 다음으로 대통령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로는 윤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 조사에서 한동훈 장관은 37.6% 지목률로 2위에 올랐다. 이어 국민의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30.8%)와 장제원 의원(24.2%)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 조사 5위에는 성상납 의혹으로 당 윤리위로부터 징계를 받고, 당 비대위 전환으로 대표직을 상실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는 일반인 조사에서는 26.2%로 권 원내대표, 장 의원을 누르고 3위를 차지했다. 윤 대통령 '무속 논란'의 핵심 인물들인 건진법사·천공스승이 전문가 조사에서 각각 9위, 10위에 올랐다.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또는 행정관료' 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전문가 44.8%, 일반인 41.0%가 이 의원을 지목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조사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여권 정치인' 분야에서 73.8%를 얻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 의원을 비롯한 '톱3'에 이준석 대표, 한동훈 장관이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 조사에선 이 대표가 22.2%로 2위, 한 장관이 20.6%로 3위를 기록했고 일반 국민 조사에선 한 장관이 29.0%로 2위, 이 대표가 23.6%로 3위에 올랐다.

올해 시사저널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이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문화예술인·종교인 등 10개 분야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18일까지 조사가 이뤄졌다. 전문가 조사방법은 전화 여론조사, 일반 국민 조사는 패널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4.4%p다. 문항별 최대 3명까지 중복응답이 허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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