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정말 지혁은 자신의 동료들을 제거한 것일까? 마지막 메시지인 1년 전 현재의 자신에게 보낸 영상 속에서 수염이 가득 난 지혁은 네가 동료를 제거했다고 지적했다. 1년 전이나 현재나 한지혁은 한지혁이다. 그럼에도 내가라는 지칭이 아닌 ‘네가’라는 단어 선택은 분명 의미를 담고 있을 수밖에 없다.

도진숙을 찾아갔던 제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를 지켜보는 백모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일까? 지혁은 강필호 국장의 차량 돌진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음을 알았다. 아무런 상관없이 차량이 움직였고, 이는 누군가 조작을 통해 지혁에게 돌진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플래닛 내부고발자인 박영주가 이상한 교통사고를 당한 것과 같다. 이는 원격 조정을 통해 사고로 위장시켰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국정원의 소행이라고 지혁은 봤다.

자신과 함께 작전에 나섰던 김동욱이 외부 내통자라는 사실을 언급한 1년 전 지혁은 일주일 후 동영상이 도착할 텐데 모든 정보가 담기는 만큼 그전에 내부의 적을 찾으라고 요구했다. 내부의 적을 찾기 전까지는 영상이 도착해도 보지 말라는 요구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마지막 반전에서 잘 드러난다.

국정원장은 이 차장을 호출해 그가 특활비를 유용했다며 비판했다. 국정원장으로서 주도권을 확인하겠다는 의도였지만, 그 위에 올라선 자는 이 차장이었다. 이 차장은 국정원장으로 남겨진 임기는 지켜줄 테니 조용히 있다 가라고 한다. 국정원은 손님인 국정원장이 아닌 자신이 지배하고 있음을 확실하게 했다. 국정원장은 그저 정치적인 목적으로 오가는 손님일 뿐 이를 지배하는 것은 상무회라는 것이 이 차장의 주장이고 실제 그렇다.

MBC 창사 6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

제이는 지혁이 자신의 휴대폰을 감청했다며 분노했다. 자신을 동료로 보지 않는 사람과는 더는 함께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모든 과정을 엿듣던 이 차장은 제이를 불러 아버지일 수도 있는 백모사를 언급하며 상무회와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상무회라는 조직은 초월적 힘을 가진 곳으로 진정한 국정원의 위상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숨기지 않고 대단한 존재로 상무회를 언급하는 이 차장은 이미 제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나아갔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국정원장을 조롱하고, 상무회를 앞장세우고 있다는 것은 그가 이제 초월적 힘을 가질 수 있음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차장의 안내로 제이가 찾은 곳은 플래닛과 연동한 특별한 곳이었다. '아르고스'라는 팀 이름은 이미 플래닛 회장이 언급한 것과 같았다. 국내 최대 포털과 손잡고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면 초월적 힘을 가질 수 있음을 확신한 이 차장은 그래서 거침없었다.

거대 포털이 얻은 국민들의 수많은 정보를 자신에게 필요한 행위에 활용하게 되면 막강한 힘을 가질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중국의 공산당 같은 힘을 국정원이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이 차장이 만들고 운영 중이라는 사실도 끔찍함으로 다가왔다.

지혁은 동욱의 아내를 찾아가 출장 전 위에서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동욱 아내 전화벨 소리가 기억을 깨웠다. 1년 전 작전 시작 전 도진숙은 지혁도 불렀다. 그리고 내용은 알려주지 않은 채 작전 명령을 하려는 당시 도 차장을 거부한 것이 지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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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혁이 거부한 임무를 동욱이 받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플래닛 내부 고발자인 박영주가 제보한 내용을 취한 것은 강 국장이었다. 그렇게 받은 자료를 강 국장에 전했고, 그렇게 이 차장을 치려 했지만 오히려 역습에 당했다.

백모사를 만나기 위해 도진숙은 모스 부호를 보냈고, 이를 알아차린 제이로 인해 그들이 곧 만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요트장에서 만날 것을 확인한 이 차장 측은 저격수까지 보냈다. 그리고 백모사가 그들의 시선에 들어오며 제이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국정원 요원이었고, 지금은 범죄자 위의 범죄자로 불리는 존재라는 것이다. 더욱 1년 전 리동철 기획 망명과 관련해 언급된 현장에 상무회에서 보낸 장천우와 함께 있었던 인물도 백모사였다. 그런 백모사를 이 차장 측은 제거하려 했다.

저격수들이 노리는 것은 도진숙이 아닌 백모사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지혁에게 문자로 알려주는 제이는 의도적으로 대립하는 척을 하고 문제의 장소로 들어갔다. 제이로서는 백모사가 정말 자신의 아버지인지 궁금했다.

얼굴이 완전히 바뀐 백모사가 누구인지 도진숙도 다른 요원들도 모른다. 다만 제이는 백모사 왼팔에 있는 흉터로 아버지라고 확신하고 있다. 유준만 과장이나 김영국 과장 중 하나일 수 있는 백모사는 과연 누구일까?

저격을 막은 지혁은 백모사와 마주하게 되었다. 백모사는 도진숙을 제거하려 했지만 이를 막은 지혁을 보며 표정이 극적으로 바뀌는 모습이 나왔다. 지혁의 기억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백모사지만, 백모사는 지혁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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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임무는 적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라며 주변이 달라졌을 뿐 자신의 임무는 여전하다고 했다. 이는 지금도 백모사는 임무 수행 중이라는 의미가 된다. 백모사는 누구의 지시를 받고 있는 것일까? 북한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폭탄까지 터지는 상황에서 백모사는 도주하고, 지혁은 도진숙에게 리동철 기획 망명을 막기 위해 동욱을 보냈냐 물었다. 그러기 위해 준비했지만 실행하지 않았다고 도진숙은 주장했다. 실제 기획 망명을 막아 이 차장이 진행하는 선거개입을 막으려 노력한 것은 분명했다. 문제는 실제 리동철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리동철이 기획 망명을 거부하고 이를 알리려고 했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작전을 취소되고 리동철을 살려야 하는 상황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동욱은 리동철을 제거했다. 그렇다면 그런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것은 상무회가 유일하다.

이 차장을 압박하기 위해 그를 배신한 정 국장을 납치를 위장해 압박했다. 그리고 겁을 먹은 정 국장은 지혁을 찾았고, 이 차장이 적극적으로 여론 조작을 해왔다는 사실을 밝혔다. 플래닛을 통한 정보를 연구하던 교수가 해외로 나가지 않고 지금도 연구 중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제이를 통해 해당 교수를 찾은 지혁은 그렇게 플래닛에서 그와 마주했지만, 너무 방대한 자료라는 점에서 플래닛 서버를 다 동원해도 엄청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자료를 가져가 봐야 외부에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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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은 플래닛 회장이다. 지혁은 신수영 회장을 압박하지만 그 역시 이를 풀 수 없다고 했다. 이를 풀어낼 수 있는 인물은 바로 이 차장이었다. 지혁에게 정보를 전달하던 제이는 이 차장 측에 붙잡혔다. 속였다고 생각했지만, 이 차장 측에서도 완전히 믿지 않고 있었다는 점에서 당연한 수순이었다.

플래닛의 두뇌인 그곳에 지혁과 이 차장은 대립하기 시작했다. 이 차장은 지혁의 주장에 기승전은 맞고 결말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도진숙도 이 차장도 모두 자신들이 하지 않은 일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차장은 8번 정권이 바뀌며 수많은 국정원장이 오갔다고 했다.

그저 손님으로 오간 이들로 인해 선거에 개입하는 일들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들에 맞서 절대적인 조직을 만드는 것이 자신의 책무라고 이 차장은 주장했다. 선거 개입을 요구했다고 하지만 국정원이 거부하면 불가능한 일었지만, 그들 역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일부 정치권의 부당한 요구에 응했던 것일 뿐이었다.

이제 초월적 힘을 가지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이 차장의 주장에 반박한 지혁 앞에 제이가 등장했다. 총구로 제이를 겨누며 총을 내려놓으라는 이 차장과, 그에 순순히 응하는 지혁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다. 플래닛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강 국장이 회복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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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난 강 국장에게 지혁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털어놓고 이 차장을 잡을 방법을 제안했다. 국정원장을 비롯한 모든 핵심 간부들이 모인 상황에서 막 도착한 1년 전 지혁이 보낸 영상이 공개되었다. 마지막까지 궁지에 몰려, 지혁의 주장이 무슨 의미가 있냐 주장하던 이 차장은 반전에 웃을 수 있었다.

1년 전 지혁은 현재의 지혁에게 ‘동료들을 죽인 것은 너’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 차장을 제거하기 위해 모인 국정원 간부들 앞에서 지혁이 범인이라는 주장은 경악할 수밖에 없다. 정말 지혁은 동료들을 살해한 존재일까? 그럼 왜 지혁은 기억까지 지워가며 이런 일을 벌인 것일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반전이 아닐 수 없다.

지혁은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내부의 적을 잡은 후 이 영상을 보라고 요구했다. 그래야만 완벽하게 퍼즐이 맞춰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혁은 마지막 퍼즐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진범을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란 생각 때문으로 보인다. 과연 어떤 결말로 향해갈지 궁금해진다.

<검은 태양> 속 적폐로 상징되는 이 차장은 지독한 자기 합리화로 무장한 존재다. 악행을 저지르며 그게 곧 충성이고 국민을 위한 일이라 외치는 적폐 세력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적폐 청산의 어려움은 이 단적인 상황만으로도 충분해 보인다. 과연 어떤 결론을 낼 수 있을지 남은 이야기들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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