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드라마 <검은 태양>은 실재했을 법한 사건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몰입도가 더 높아진다. 천평일을 데려간 백모사를 추격하던 지혁과 제이는 차량 폭발로 위기를 맞았다. 제이는 백모사 왼손에 상처가 있음을 확인하고 아버지라 확신했다. 하지만 백모사는 제이를 쏘고 사라졌다. 백모사가 정말 이들을 제거하려 했다면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정신을 잃었던 지혁만이 아니라 방탄조끼를 입은 제이의 가슴을 쏜 후 확인 사실도 가능했지만 백모사는 떠났다. 이는 무슨 의미일까? 이 역시 경고의 일부분일지 아니면 알 수 없는 신호일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후 조금씩 퍼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혁은 백모사가 자신에게 단말기로 연락을 했고, 이곳으로 유인했다고 판단했다. 천평일을 공개 처형한 것은 상무회와 틀어져 벌어진 일이라 추정했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백모사와 상무회 사이가 틀어지며 공개 처형하고 있다는 것이 지혁의 의견이다.

누군가를 도발하기 위한 행위라는 것만은 명확하다. 그게 지혁의 의견처럼 한때는 동지였던 백모사와 상무회의 대립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제이가 넋을 잃고 봤던 마지막 메시지는 먼 곳에서 찾지 말라며 가까운 곳에 있다는 식의 내용이었다고 한다.

MBC 창사 6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

강 국장이 돌아온 지혁에게 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강 국장이 현장에 왔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강 국장에 대한 시각은 변할 수도 있다. 내부의 적처럼 다가왔지만, 사실은 내부의 적을 제거하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장 취임 1주년 기념을 하는 자리에서 국내파트 이 차장이 어떤 존재인지 잘 드러났다. 도 차장이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그 자리에 강 국장을 추천했다. 그것도 모자라 내부인사 개혁안까지 국정원장에 들이밀며 사인을 요구했다.

국정원장은 그저 허수아비일뿐 국정원을 지배하는 것은 국내파트 이 차장이었다. 정치권과 깊숙하게 연루된 그는 그렇게 주기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며 입지를 다져온 인물이다. 상무회 역시 이런 방식으로 자신들의 지위와 가치를 보장받았다는 점에서 이 사건의 핵심에는 이 차장이 있다고 이야기될 수밖에 없다.

도 차장은 나가며 강 국장에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말을 했다. 도 차장이 감추고 있는 진실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가 중국에서 펼친 수많은 작전들과 희생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중요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장천우 죽음을 언급한 지혁에게 도 차장은 진실은 그 누구도 독점할 수 없다고 했다. 서 있는 자리에 따라 진실은 달라진다는 것이 도 차장의 답이었다. 도 차장이 강 국장을 포함한 세 명이 함께 찍은 사진을 의도적으로 비운 사무실에 두고 온 것은 강 국장을 압박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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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차장과 강 국장을 제외한 한 명은 누구일까? 이미 사망한 존재라면 강 국장의 아킬레스건일 수도 있다. 조직 개편을 진행하는 이 차장은 한지혁을 국내 파트로 옮기기로 했다. 1년 전 서수연을 그렇게 한 것처럼 말이다. 당연히 최측근인 정 국장은 승진에서 밀려나며 강 국장에게 중요한 자료를 넘겼다.

이 차장을 위해 자신을 다 바쳐 충성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소외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서수연을 국내파트로 불러들인 것도 그렇고, 인사 이동에서도 다른 이가 승진했다. 이는 모멸감을 가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 국장이 강 국장에게 넘긴 파일은 이 차장을 흔들 수 있는 문건이 될 수 있을까?

사건 속으로 들어가다 지혁과 제이는 이 모든 것이 선거와 관련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년 전 사건 역시 5월 있었던 총선 때문이라는 것도 드러났다. 북한의 리동철을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상무회가 나섰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사라졌다.

국내파트가 국정원의 막대한 자금을 사용하며 행한 일은 정치권과 손잡고 선거에 개입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정치 세력을 만들어주고, 그들이 국정원에 엄청난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들은 공생관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상무회에서 사용하는 단말기 메신저 프로그램을 만든 자를 찾아냈다. '플래닛'의 신수영 회장이 바로 문제의 메신저를 만든 존재다. 신 회장과 마주한 지혁과 제이는 이상한 기운을 감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분명 선거 개입에 중요한 일을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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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혁은 제이의 차에서 나왔던 플레이리스트가 플래닛 회사에서도 그대로 나왔다고 했다. 신화속 수많은 눈을 가진 아르고스가 자신이라고 이야기한 신 회장은 지혁 앞에서 도발한 것이다. 자신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다는 선언이었기 때문이다.

제이가 자주 가는 마카롱 집의 것을 내왔고, 지혁이 마시는 특정 브랜드의 생수가 나왔다. 이는 자신들이 너희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있다는 경고이기도 했다. 지혁과 제이가 플래닛을 찾은 사실을 이 차장은 바로 알고 있었다. 이들이 어떤 식으로 연계되고 함께 움직이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차장은 제이를 협력단으로 이동시키고, 지혁은 경기 지부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남겨진 시간은 일주일이다. 상대를 속이고 약점을 이용해 살아온 이들의 삶 속에서 진실과 진심을 바라보는 것은 어렵다. 지혁과 강 차장의 관계 역시 그렇다.

강 국장은 알고 보니 수연이 사귀었던 남자였다. 문제의 리조트에 함께 가서 사진을 찍은 인물은 바로 강 국장이었다. 단순한 은인이 아닌 연인이었던 그들과 죽음과 관련한 강 국장의 고민은 무엇인지 이제 진실이 밝혀질 시간이다.

제이는 플래닛에서 일하던 선배 영주가 회사 지시로 대량의 개인 정보를 넘긴 후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일상적이지 않은 이 상황을 추적하다 이제는 사라진 한국 사회 심리 연구센터라는 곳에서 교수들의 명단을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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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들이 김 실장이 실질 관리하고 있는 케이오텍에서 주기적으로 큰돈을 받아왔다는 사실도 알아낸다. 공교롭게도 모두 선거를 앞두고 벌어졌다는 점에서 지혁과 제이는 이들이 선거 개입에 나섰음을 알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영주가 사고가 나기 전 마지막으로 통화한 이가 국정원 내부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를 알아낸 제이는 지혁에게 혼자 만나지 말라고 경고하지만, 직접 전화를 걸어 약속 장소를 정했다. 이 상황에서 퇴근하는 제이를 불러 세운 것은 이 차장이었다.

이 차장은 뛰어난 요원이었던 제이 아버지가 실종된 것이 아니라 북한 정보를 얻기 위해 도 차장이 넘겼다는 발언을 한다. 그리고 중요한 사건 파일 번호를 알려준다. 그곳에서 도 차장의 이름을 확인한 제이는 그를 찾아갔다.

지혁의 전화를 받고 약속 장소로 온 인물은 무조건 그를 향해 돌진했다. 그런 차량에 총을 쏘는 지혁은 폭주하던 차가 더는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창문을 깨고 운전자를 확인한다. 그건 다른 누구도 아닌 강 국장이었다. 강 국장이 왜?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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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국장을 급하게 병원으로 옮긴 지혁은 하 팀장의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1년 전 지혁이 보낸 세 번째 메시지가 지금 와 있다는 것이다. 그 영상을 보던 지혁은 지독한 고통에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기억이 돌아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무회는 총선을 이기기 위해 북풍 전략을 추진했다. 아들이 화양파와 중국 공산당이 준비한 마약 사건에 개입되며 위기에 처했다. 그렇게 리동철을 망명시키려 했던 상무회는 위기를 맞았다. 그가 묻었던 호텔에서 리동철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건너편에서 감시하고 있던 지혁은 문틈으로 사망한 리동철과 누군가의 피 묻은 손을 목격했다. 그리고 완전히 드러난 기억 속 그 피 묻은 손의 남자는 바로 김동욱이었다. 자신과 함께 작전을 하던 후배였다. 지혁이 추적하며 수연과 연결된 경석을 의심하고 있었지만, 정작 범인은 동욱이었다.

동욱의 이 행동으로 인해 북풍은 실패했다. 그리고 총선을 내주고 말았다. 이로 인해 상무회가 분노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이를 목격한 지혁은 과연 무슨 짓을 했던 것일까? 그는 어쩌면 자신의 후배들을 죽인 존재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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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혁은 상무회의 지시를 받았고, 지시대로 움직이며 작전을 파괴한 자를 적으로 간주하고 제거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강 국장이 북풍을 막기 위해 동욱에게 은밀하게 지시를 내렸다는 의미다. 그렇게 모든 것은 꼬이고, 지혁은 진실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무리수를 뒀던 것으로 보인다.

<검은 태양>은 국정원과 특정 정당, 그리고 특정 언론이 하나가 되어 선거 조작과 개입을 한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지혁이 그토록 찾고자 했던 마지막 퍼즐이 바로 그 안에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상무회를 배신한 장천우가 지혁에게 분노를 퍼부은 이유 역시 이해할 수 있다.

장천우의 저주처럼 진실과 마주한 지혁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도 차장은 상무회일까? 아니면 다른 조직을 꾸리며 제이가 총을 겨눌 정도로 악한 행동들을 했던 것일까? 백모사와 도 자창은 어떤 관계인지 여부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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