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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행성에서 지구인답게 살기[주관적이고, 사적이고, 사소한 이야기] 우주여행이 실현된 시대, 지구는 코드제로
김은희 | 승인 2021.09.25 13:41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우주여행이 가능한 시대이다. 민간인이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관광하는 시대가 열렸다. 만화에서, 소설에서, 영화에서만 보았던 꿈 같은 일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 

어쩌면 우린 곧 지구와 환경 조건이 가장 비슷한 행성을 찾아 이주를 시작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린 지구가 아닌 행성에 미래 우주적 집을 짓고, 마을을 형성하고, 도시를 만들고, 국가를 건립하여 모든 시스템이 완벽하게 제어 가능한 환경에서 살게 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초미세 먼지도, 오존도 걱정할 필요 없이 최상의 공기 질을 맛보며 안락하고 완전한 세계에서 살게 될 것이다. 개인 취향에 따라 초코 맛 공기, 딸기 맛 공기, 민트 맛 공기를 고르고 장미 향 공기, 머스크 향 공기를 선택하여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클린한 세계에서 살게 될 것이다. 

이토록 좋은 제2 지구에는 분명 선택된 사람들과 돈을 가진 사람들만 살게 되고, 통제 불가능한 오염된 지구에 남게 되는 사람들은 돈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아마도 나는 지구에 남는 쪽이 될 것이다. 나같이 남겨진 사람들은 기후 변화로 평균 기온이 37도 밑으로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 뜨거운 지구에서 오폐수가 뒤섞인 정화되지 않은 물을 마시며 백쉰아홉 살까지 사는 비극을 맞게 될 것이다. 생명과학의 은총으로 원하지 않아도, 삶의 질과 관계없이 백쉰아홉 살까지는 살아야 하는 최대 비극의 시대가 지구에 펼쳐질 것이다. 쓰레기로 가득한 지구에서 쓰레기보다 못한 음식을 먹으며 병든 몸으로 목숨을 이어가며 살게 될 것이다.

그리스 산불로 위험에 빠진 마을[AFP=연합뉴스]

눈살 찌푸리며 지나친 상상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지구인의 지구 사용법을 본다면 충분히 가능한 미래이다. 영화에서도, 소설에서도, 만화에서도 미래 우주 시대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는 없다. 회생 불가능한 지구에 사는 지구인의 우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단지 상상으로 만든 지구인의 우울한 미래라고 하기에는 불안하고 위험하다. 지금까지 재현되지 않은 상상은 없었다. 인간은 상상력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 상상은 지금의 삶을 반영하며 문제를 영양분으로 자라난다. 인간이 상상한 대로 삶은 만들어지고, 지구인이 상상한 대로 지구는 변화를 거듭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잠시 멈춤’을 할 시기이다. 멈춰서 내 생활을 점검하고 내가 사는 지구를 둘러볼 때이다. 요즘 지구와 같이 붙어 다니는 단어는 ‘재앙’이다. 세계 곳곳에서 산불이 났다. 지중해 유럽을 비롯해 시베리아, 미국, 캐나다 등의 나라에서 대형산불이 이어졌고 산불은 수개월째 지속되며 끔찍한 환경재앙으로 이어졌다. 탄소 배출은 최악의 공기 상태를 만들었고 뜨거운 지구는 다시 가열되고 곳곳에 대형산불이 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방화산 건너편에 잿더미가 돼버린 터키의 숲[AFP=연합뉴스]

이뿐 아니다. 지구는 넘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어디서든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일회용품은 단 1회 사용되고 몇십 년에서 몇백 년까지 화석처럼 지구에 남는다. 우린 과잉시대에 살고 있다. 너무 많은 것이 생산되고, 소비되고, 버려진다. 분기마다 신제품이 쏟아지고 유행이 지난 물건이 버려진다. 쓰레기가 포화 상태에 이른 선진국은 돈을 주고 쓰레기를 후진국에 버린다.

뉴스에서 연일 보도되는 지구 대재앙은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 하나에서 시작되는 것일 수 있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고 버린 플라스틱 빨대, 일회용 종이컵,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가 대재앙의 시초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추석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소원이 생겼다. 건강한 지구에서 살게 해주세요. 나는 이번 가을이 너무 좋다. 사실은 기대하지 않았다. 9월에 가을이 시작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근 몇년 가을은 여름처럼 더웠다. 가을이 있었는지도 모르게 지나가 버렸다.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봄과 가을이 짧게 스쳐 지나갔다. 계절과 기후의 변화는 모두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 가을은 가을 같다. 9월에 시작되었고 햇볕은 뜨겁고 바람은 차다. 하늘은 높고, 청명하다. 미세먼지 지수도, 초미세먼지 지수도 낮다. 나는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9월에 시작되는 가을을 맞고 11월에 보내고, 12월에 시작되는 겨울을 맞아 2월에 보내고 싶다. 

배달 및 포장에 이용되는 일회용품 [연합뉴스TV 제공]

그래서 생각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계절을 누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지구인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실 잘 모른다. 내가 사는 아름다운 행성 지구를 조금이나마 아끼고 사랑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른다.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하나 생활화하는 것이 있다.

장바구니 사용하는 것과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이다. 커피를 살 때마다 텀블러를 가져간다. 텀블러 사용한 것은 15년쯤 된 것 같다. 처음엔 많이 망설였다. 부피를 차지하는 데에다 무거워서 가지고 나가야 할지 고민하다 두고 나간 적도 많았다. 지금은 항상 챙기는 물건 중 하나이다. 앞으로 용기내 챌린지도 도전해 볼 생각이다. 용기를 가지고 가서 먹을 음식을, 산 음식을 담아올 생각이다. 용기가 무겁고, 불편하겠지만 감수하려고 한다. 지구에 사는 한국인으로 아름다운 사계절을 온전히 누리며 숨쉬기 위해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이것이 나의 이번 추석 소원이며 다짐이다. 아주 조금씩 해보려고 하는데, 묻고 싶다.

지구인 여러분은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요? 어떤 생활을 하고 있나요? 

김은희, 소설가, (12월 23일 생) 대전일보 신춘문예 소설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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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postboat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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