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미래통합당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후보자 공모가 마감된 가운데, 조선일보 출신 김효재 전 한나라당 의원, KBS 사장 출신인 길환영 전 미디어특위 공동위원장 등 전직 언론·정치인 인사 다수가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편향성, 전문성 결여 등 자격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등에 따르면 이번 통합당 방통위원 후보자 공모에 지원한 인사는 총 15명이다. 이 중 6명은 통합당에 비공개를 요청했으며 김효재 전 의원과 길환영 전 미디어특위 공동운영위원장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수면위로 떠오른 통합당 방통위원 공모 신청자는 박창식 전 새누리당 의원, 홍지만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의원,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 정성근 전 아리랑TV 사장, 이상휘 세명대 교수, 성동규 전 여의도연구원장, 김인영 전 KBS 보도본부장, 이창섭 방송인, 홍용락 동아방송예술대 교수 등이다. 언론인 출신의 전직 국회의원이 대거 참여한 게 두드러진다.

김효재 전 한나라당 의원, 길환영 전 KBS 사장 (사진=연합뉴스, KBS)

김효재 전 의원은 1952년생으로 올해 만으로 68세다. 그는 조선일보 부국장, 논설위원 출신으로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 캠프 언론특별보좌관을 역임,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2011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 임명돼 의원직을 사임했다.

그는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살포한 혐의가 인정돼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이 사건으로 2012년 2월 청와대 정무수석 자리에서 물러났다. 또 2011년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과 관련해 당시 조선일보 출신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에게 수사기밀을 누설, 정당법 위반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2012년 유죄 선고를 받았다. 2013년 1월 이명박 대통령의 사면을 받았다.

SBS 출신 홍지만 전 의원은 2008년 한나라당에 입당, 18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후 2012년 19대 총선에서 '박근혜 비대위' 체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원내대변인을 역임했다. 자유한국당에서 홍보본부장,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2018년 3월 한국당 대변인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박근혜가 불쌍하다'는 논평을 내 당안팎에서 논란을 빚었다.

박창식 전 의원은 MBC·SBS PD 출신으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미디어본부장을 역임한 친박계 인사다. 2012년 19대 국회에 비례대표 의원으로 입성해 새누리당 원내부대표로 활동했다. 통합당 홍보위원회 위원장이다.

중앙일보 논설위원 출신 이상일 전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한 친박계 인사다. 19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길환영 통합당 미디어특위 공동위원장은 1954년생으로 올해 만으로 65세다. 그는 2012년 11월부터 2014년 6월까지 KBS 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세월호 보도참사 당사자 중 한 명이다. 2016년 9월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세월호 참사 청문회에서 길환영 전 사장의 문자메시지를 폭로하며 "길환영 당시 KBS 사장이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편집주간, 취재주간을 불러 해경을 비판하지 말라고 지시했는데 그 이유가 이정현과 제가 통화했을 때와 같았다"고 밝혔다.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보도와 편성에 개입·관여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길환영 전 사장은 김시곤 전 국장에게 사직을 종용하기도 했다. 김시곤 전 국장은 "길 전 사장이 저에게 사표를 내라고 하면서 '청와대에서 김시곤 사표를 받으라고 했을 때 그거 거역하면 나도 살아남을 수 없다'며 눈물로 호소했다"면서 "청와대에서 사장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보도국장에게 전화해서 이러는 건 명백한 압력"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유족들은 길 전 사장을 '세월호참사 언론책임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한다.

길환영 전 사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보도통제 의혹으로 해임됐다. 당시 KBS 이사회는 찬성 7표, 반대 4표로 해임제청을 결의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 길환영 전 사장은 해임처분 취소 소송으로 맞섰지만 2016년 대법원은 해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2018년 3월 재보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아 천안갑 국회의원 후보로 나섰으나 낙선했다. 2019년 자유한국당이 출범시킨 미디어특위에 공동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올해 4·15 총선에서 미래한국당에 입당해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홍지만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의원, 박창식 전 새누리당 의원,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 정성근 전 아리랑TV 사장, 이상휘 세명대 교수, 성동규 중앙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SBS 출신 정성근 전 아리랑TV 사장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캠프 공보단에서 활동한 후 아리랑 TV 사장에 임명됐다. 이후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됐으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음주운전, 청문회 당일 폭탄주 회식, 위법적 당협사무소 운영, 트위터 상 정치·이념 편향, 부동산 양도세 탈루 위증 등의 논란이 일어 사퇴했다.

이상휘 세명대 교수는 2009년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춘추관장, 홍보기획비서관 등을 역임한 친이계 인사다. 이후 데일리안 대표이사 , 새누리당 대변인을 했다.

중앙대 교수인 성동규 전 여의도연구원 원장은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말 당시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전격 영입한 인사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의 전면적 쇄신을 주장했던 김세연 의원을 여의도연구원 원장직에서 교체한 인사였기 때문에 통합당 안팎에서 파문이 일었다. 여의도연구원은 통합당 싱크탱크로 총선에서 공천 당락을 판가름하는 당내 여론조사 주관 기구로 기능한다. 성동규 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통합당 지역구 의석 수를 130석 가량을 예상하며 미래한국당 의석수 합산 총 150석 이상을 점쳤으나 예측이 크게 빗나갔다.

김인영 전 KBS 보도본부장은 2015년 고대영 KBS 사장 출범 직후 보도본부장에 임명됐다. 2016년 KBS 기자협회와 양대 노조 본부장 신임투표에서 불신임을 받아 교체된 바 있다. 당시 KBS 양대 노조는 김 본부장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KBS 보도 참사의 핵심 책임자로 지목했다.

SBS 출신 홍용락 교수는 2003년 방송위원회 심의위원을 역임했다. 2012년에는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고, 올해 4.15 총선에서는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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