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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뉴스제휴평가위, 생선 맡은 고양이?[기자수첩] '셀프 평가' 신뢰도 떨어져…이익단체 배제하고 투명성 높여야
전혁수 기자 | 승인 2019.06.18 08:28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지난 2016년 1월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출범했다. 제평위는 실검, 어뷰징, 사이비 언론 등 포털 뉴스의 문제점 해결을 위해 포털 입점부터 퇴출까지 전 과정을 언론계 자율 판단에 맡기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언론이 스스로를 평가하는 방식에 대해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격"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터질 게 터졌다. 지난해 하반기 뉴스 제휴 평가에서 전자신문 관계사인 블록체인포스트, 넥스트경제가 검색 제휴 심사를 통과했는데, 내부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고 심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관련기사 ▶ 전자신문 '관계사'의 수상한 포털 검색 제휴 입점)

▲2016년 1월 출범한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 규정발표' 기자간담회.(연합뉴스)

제평위는 매체의 제휴 신청 직전 3개월 기사를 평가하는데, 이는 뉴스 제휴 및 제재 심사 규정에 적시돼 있지 않다. 심사 대상 매체의 평소 실적을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2018년도 하반기 뉴스 제휴 평가는 9월에 신청을 받았기 때문에 직전 3개월인 6~8월의 기사를 평가 받아야 한다. 하지만 휴가철인 8월을 평가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5~7월까지 평가가 진행됐다. 블록체인포스트와 넥스트경제는 평가 대상인 7월까지 기사를 작성한 후 심사에 합격하기 전까지 제대로 된 언론 활동을 하지 않았다.

제평위는 블록체인포스트와 넥스트경제에 7월 한 달간 자체기사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8~9월 작성된 기사를 7월 작성기사로 둔갑시켰다. 자체기사 개수를 채우기 위한 꼼수로 판단된다. 제평위가 뉴스 제휴 신청 매체의 제출 자료를 일일이 검증하기 어렵다는 허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포스트와 넥스트경제에서 각각 현직 대표, 전직 대표였던 전자신문인터넷 정모 부장은 "블록체인포스트는 여기(전자신문인터넷)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넥스트경제도 크게 사정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두 매체 홈페이지에 기재된 주소를 방문하면 재직하는 기자들을 확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온 대답이었다.

이들은 수개월 동안 기사를 작성하지 않고, 기사 발행 날짜를 조작하고, 기자들의 실체를 알 수 없는 상태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뉴스 제휴 평가를 통과했다. 제평위의 평가 기간과 방식, 구조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포스트와 넥스트경제는 전자신문의 관계사이며, 두 매체를 포털에 입점 시킨 3기 제평위에는 이선기 전자신문인터넷 대표가 위원으로 포함돼 있었다. 이 대표는 4기 제평위에서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대표와 정 부장은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결국 언론계가 스스로를 평가하는 제평위의 모순이 이러한 사태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제평위는 15개 단체가 2명씩 위원을 추천해 30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언론유관단체가 8개 참여한다. 특히 언론 이익단체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제평위원을 추천한다. 4기 제평위에도 현직 언론인만 9명이 포진해 있다.(관련기사 ▶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위원 30명 명단 공개)

이러한 구조는 제평위의 평가 및 제재에 불공정 논란을 불러오게 마련이다. 실제로 블록체인포스트, 넥스트경제의 입점 사례 외에도 많은 불공정 사례가 발견된다. 지난해 7월 미디어스는 조선일보가 6개월 간 약 5000건에 달하는 포털 미입점 매체의 기사를 송고한 사실을 확인했다. 조선일보의 증손자뻘인 연예매체 더스타의 기사를 포털에 무단 송출한 것이다. 이는 제평위가 규정하고 있는 제3자 전송 금지 위반이다.

미디어스가 당시 조선일보의 벌점을 자체 환산한 결과 6월 한 달에만 58점에 달하는 벌점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제평위는 매년 3월 기존 벌점을 삭제하고 다시 집계하는데, 6월 한달에만 58점의 벌점이 주어질 것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0점 이상의 벌점이 부과될 것으로 보였다.(관련기사 ▶ 조선일보, 포털 제휴 재평가 이유 차고 넘쳐)

제평위는 10점 이상의 벌점을 받을 경우 48시간 포털 노출 중단 후 재평가를 거쳐 벌점 2점당 24시간씩 노출 중단 기간을 추가한다. 실제 조선일보가 받은 벌점은 132점으로 14일 노출 중단 제재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48시간 포털 노출 중단 제재에 그쳤다. 제평위는 '실수'였다는 조선일보의 해명을 수용해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반면 제평위는 광고성 기사 송출로 문제가 된 중소매체 뉴스토마토에는 과감하게 철퇴를 가했다. 뉴스토마토는 제평위가 광고성 기사 송출 문제를 지적하자 즉각 시정에 나섰다. 오히려 양심적인 면도 있었다. 뉴스토마토는 자사에서 작성하는 광고성 기사에 'AD', '협찬' 등의 문구를 정확히 달아 내보냈다. 그럼에도 뉴스토마토는 포털 다음에서 제휴가 해지됐다. 대형언론은 봐주고 중소언론에는 강한 제재를 가한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을 살펴보면 제평위의 각종 매체 평가는 신뢰하기 어려워 보인다. 말이 자율규제이지 실상은 자신들의 공고한 카르텔을 구성하고 포털 뉴스에 대한 막강한 권한만 휘두르고 있는 셈이다. 제평위 평가의 공정을 기하고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셀프 평가' 논란의 근원인 언론 이익단체 추천 몫부터 없애야 할 것으로 보인다.

'투명성'도 높여야 한다. 현재 제평위는 회의 일정, 장소, 회의 내용, 각종 평가 결과를 철저히 비공개에 부치고 있다. 제평위에 참여하고 있는 위원의 명단도 공개하지 않는다. 제평위는 이러한 것들이 공개될 경우 로비의 가능성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비공개가 그들만의 카르텔에 도움을 주고 있는 형국으로 보인다. 이미 많은 언론이 제평위원 명단을 확보하고 위원들에게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소문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비공개의 명분은 훼손될 대로 훼손됐단 얘기다. 이제는 투명성을 높여 신뢰도를 높여나갈 때다.(관련기사 ▶ ‘공개형’이라더니,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은 ‘비공개’)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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