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경향신문이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의 5·18 참배 시도를 두고 “내란과의 단절 없이, 오월 영령들을 참배하겠다는 건 광주에 대한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12·3 내란사태'에 대한 사과 없이 광주를 방문한 장 대표의 행보를 두고 "정치적 계산이 없었다면 정말 어리석은 것이고, 있다고 하면 상당히 악의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경향신문은 7일 사설 <장동혁 대표, 5·18 계승하려면 ‘윤 어게인’ 절연하라>에서 “보수정당이 위기 때마다 5·18 정신을 말하는 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하지만 윤석열 내란을 옹호해온 장동혁 대표가 감히 5월 정신을 입에 올릴 수 있는지 묻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날 장 대표는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시도했으나 시민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묵념한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시민들은 “내란옹호 장동혁” “오월영령 참배 자격 없다” “사죄부터 하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장 대표는 다음 일정인 광주광역시 북구의 종합쇼핑몰 부지 앞에서 기자들에게 “5·18 정신은 어느 누구의 것이 아니라 미래세대를 포함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그동안 5·18에 대해 여러 차례 진정성 있는 사과도 했고 강령에도 5·18 정신을 계승한다고 명시했다. 그런데도 저희의 진정성이 아직 다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앞으로 매달 호남에 방문해 민심을 달래겠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의 방문에 앞서 광구시민사회 단체들은 <5·18을 폄훼하고 내란을 옹호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사죄하라>는 공동 성명을 내고 “장 대표가 그동안 위헌적 언행에 대한 어떤 반성과 조치 없이 광주를 찾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영령들을 두 번 모욕하는 일”이라며 ▲광주지방법원 부장판사 시절 전두환의 불출석 허가 ▲5·18 왜곡 도태우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공천 옹호 ▲윤석열 탄핵 기각 주장 및 극단적 언사 ▲12·3 비상계엄 옹호 등을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헌법과 민주주의를 짓밟은 군사쿠데타에 맞선 시민 항쟁이 5·18”이라면서 “그 역사 앞에서 국민통합을 말하려면 12·3 내란에 대한 통렬한 사죄부터 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장 대표는 윤석열을 ‘눈물 면회’한 뒤 ‘좌파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자’고 선동했고, 장외 집회에서 ‘이재명 정권을 끝내자’며 대선 불복·내란 비호 의지를 꺾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김민수 최고위원이 ‘사전투표 음모론’을 제기할 때도 장 대표는 침묵하며 수수방관했다”며 “헌재가 합헌을 결정한 사전투표제를 다시 공격한 것은 대선 불복론과 궤를 같이 하는 사실상 ‘내란의 언어’다. 내란에 대한 반성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법질서를 흔드는 이런 위헌적·극우적 발언을 적극 제지하는 게 공당 대표가 할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경향신문은 “내란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견지하며 계속 ‘윤 어게인’을 외칠 것인가. 민주주의·통합을 말하면서 언제까지 내란이라는 국가폭력을 두둔할 건가. 내란과의 단절 없이, 오월 영령들을 참배하겠다는 건 광주에 대한 모독”이라며 “장 대표는 표리부동한 5·18묘지 참배에 앞서 윤석열·내란·극우 세력부터 절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 일각에서도 12.3 비상계엄에 대한 장 대표의 반성 입장 표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6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장 대표의 광주 방문에 대해 “5.18 민주항쟁이 왜 발생했냐를 생각해야 한다”며 “광주 시민 입장에서는 계엄이라는 단어에 굉장히 예민할 수밖에 없다. 장 대표가 그동안 계엄에 대해 여러 발언을 했는데, 국민이 납득할 만한 확실한 입장을 내보인 적이 없잖나”라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그런 것이 선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광주 방문은 의미가 없고, 가서도 그런 대접밖에 못 받은 것”이라며 “(계엄에 대한)입장 표명이 분명히 있지 않으면, 계속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방송에서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은 “(계엄에 대한) 반성 없이 민주 묘지 참배에 간 것은, 정치적 계산이 없었다면 정말 어리석은 것이고, 정치적 계산이 있다고 하면 상당히 악의적”이라고 비판했다.
박 연구실장은 “(장 대표가) ‘국민의힘에 산업화 정신과 5·18 민주화 운동 정신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두 개의 위대한 기둥이라는 게 당 강령에 쓰여 있다’고 했는데, 장 대표가 그 기둥을 갉아 먹고 있는 것”이라며 “계엄에 대한 반성도 없이 어떻게 민주 묘지에 참배할 생각을 하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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