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대형 기자] 보수언론도 국민의힘 새 사령탑으로 장동혁 대표가 선출되자 '윤 어게인으로는 선거 못 치른다'고 잘라 말했다. 보수언론은 당의 외연을 중도층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주문해 왔으나 '강성 반탄파' 장 대표의 당선으로 더 '짠물화'될 가능성만 커졌다.
장 대표는 26일 제6차 전당대회 당 대표 결선에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근소한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장 대표는 국민 여론조사에서 김 전 장관에 뒤졌으나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뒤집었다. 민심에선 졌지만 당심에서 이긴 것이다.

친한계 축출 예고...국민의힘 내홍 격화
장 대표는 친윤(친윤석열)계 등 당내 구주류와 보수 유튜버의 지원에 반전 드라마를 썼다. 친윤계는 대선 후보 교체 과정에서 갈등을 빚은 김 전 장관보다 장 대표를 더 쉽게 통제할 수 있는 후보로 판단한 것이다. 전 씨는 26일 유튜브 <전한길뉴스>에서 "대한민국에 웃을 일이 없는데 장 대표가 당선돼서 너무 기쁘다"고 했다.
장 대표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단일대오에 합류하지 못하고 당을 분열로 몰고가는 분들에 대해선 결단이 필요하다"며 친한(친한동훈)계 축출을 예고했다. 신임 지도부가 반탄파 우세로 꾸려졌고 아직 사무총장과 지명직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 인선이 남아있는 만큼 친한계의 당내 입지는 더 좁아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이미 '심리적 분당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말이 나온다.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전당대회 결과가 나온 직후 친한계 원외 인사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 "모두 힘내시죠"라는 취지의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 대표 후보로 나섰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SNS에 "당을 분열로 몰고 가는 정도가 아니라 당을 침몰로 몰고 간다면 신임 대표라도 두고 볼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고 내부총질이란 프레임을 씌워 입막음하겠다는 것은 스스로 민주정당을 부정하고 독재정당으로 가려는 것인데 뜻대로 되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보수언론은 국민의힘이 윤 어게인 세력에 포위돼 '갈라파고스 정당'으로 쪼그라들었다며 포용과 확장 없이는 다가올 지방선거도 참패할 것이라고 경고등을 울렸다.
조선일보는 27일 <[사설] 장동혁 대표, 내분 수습하고 與 견제할 野 재건해야>에서 "찬탄, 반탄을 가릴 여유가 없다. 선명한 반탄 노선으로 당내 선거는 이길지 몰라도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선거는 어렵다"며 "국힘은 지난 대선에서 영남과 강원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패했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지면 회생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장 대표는 내홍을 수습하고 국정에 제 구실을 할 수 있는 야당을 만드는 일에 진력해야 한다"며 "더 이상의 분열은 당에도, 국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같은 날 <[사설] '반탄' 갇힌 채 혁신하겠다는 장동혁 국민의힘 새 대표>에서 "장 대표는 자신의 당선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낸 승리라고 주장하며 장외 보수 유튜버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면회도 '가능하면 가겠다'고 밝혔다. 윤 어게인 세력과 절연하기는커녕 찬탄파를 겨냥하는 모습까지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강성 당원이 아니라 중도 유권자다. 보수 야당이 여전히 탄핵과 계엄의 강을 건너지 못한 모습이라면 영남과 서울 강남에 갇힌 당의 외연을 넓히기는 어렵다"고 했다.
"당장 내년에 선거 있는데...윤 어게인으로는 미래 없어"
동아일보는 26일 <[사설]국힘 새 대표에 ‘강성 반탄’ 장동혁… 민심 직시해야 미래 있다>에서 "장 대표는 자신의 당선이 보수 유튜버들 지지 덕분이라고도 했다. 강성 당원들을 의식해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주장하는 이들의 극단적 주장에 휘둘리는 것이 정상적 공당이 가야 할 길일 수는 없다"며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 반탄 진영만의 딴 세상에 갇힌 '갈라파고스 정당'으로 쪼그라들수록 중도층을 비롯한 민심과 더욱 괴리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는 같은 날 <[사설] 민심역행 국힘 장동혁 체제, ‘尹 어게인’으론 미래 없다>에서 "'윤석열 어게인'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여야의 극한 대립과 제1야당의 극렬한 내홍을 예고하는 착잡한 상황"이라며 "이 대통령이 야당 반탄파와도 대화하겠다고 손을 내민 마당에 당선 일성이 대정부 투쟁 선언이라니 여권에 통 큰 정치를 주문하기 민망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 등이 있다. 혁신은 외면하고 '윤 어게인'에만 매몰되면 당의 미래가 없다"고 경고했다.
국민일보는 27일 <[사설] 국힘 새 대표에 장동혁…국민 눈높이 맞는 대표 되어야>에서 "소위 '아스팔트 보수' 세력과 연대하고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접견하는 방식의 선명성 강조로는 장 대표가 원하는 '이기는 정당' '제대로 싸우는 야당'을 만들기 어렵다"며 "당내 이견을 포용하고 통합하면서 여권의 독주를 효과적으로 견제하는 제1야당 대표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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