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뉴스타파를 "지라시"라고 하고 여성 기자 손목을 잡아 끌고 간 사건에 대해 당 원내대변인이 "해프닝"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권 원내대표는 특정 언론이 자당에 불리한 보도를 하고 있다며 "비상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다.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던 국민의힘이 비뚤어진 언론관을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8일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통화에서 '권 원내대표가 기자 손목을 잡아 끌고 뉴스타파는 지라시다 발언해 큰 논란을 빚었다'는 질문에 "과도한 폭력을 쓰거나 그런 건 아니고, 국회에 출입기자 룰 같은 게 있다. 그런 것에 입각해 일어난 해프닝"이라며 "저희가 잘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17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권 원내대표는 '사과할 의향이 있나'라는 MBC 질문에 "나도 고소장 낼 거야"라고 답했다. 권 원내대표는 '뉴스타파를 지라시라고 말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자, MBC 그만합시다"라며 "뉴스타파도 아닌데 MBC가 왜"라고 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지난 16일 권 원내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은 국민께 죄송하다고 하는데 무엇이 죄송한 것이냐'는 질문을 한 이명주 기자의 손목을 잡아 20~30m가량 끌고 갔다. 이 기자가 언론의 질문할 권리를 언급하자 권 원내대표는 "뉴스타파는 언론이 아니다. 찌라시"라고 말했다. 이 기자가 "제 손목을 강제적으로 잡은 것을 사과해 달라" 요구했지만 권 원내대표는 사과하지 않았다. 뉴스타파와 이 기자는 권 원내대표를 체포치상·폭행·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18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BBS라디오 <신인규의 아침저널>과의 통화에서 뉴스타파 기자에 대한 권 원내대표의 행위에 대해 "제가 다 모멸스럽다.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다는 점을 넘어 폭력까지 행사했다"며 "언론에 대한 너무나도 저열한 인식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백배 사죄하고 자진해서 의원직을 내놔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언론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기초"라며 "입만 열면 자유민주주의 어쩌고 하는 사람들이 언론이 질문을 던지자 그걸 외면하고, 더 나아가 기자를 폭력으로 제압하려는 행태를 보인 것이 어떻게 용납되나"라고 했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비판 언론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고 있다. 18일 권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여기 언론인들이 많이 나와 계시는데 민주당을 위한 보도, 국민의힘을 폄하하고 깎아내리기 위한 보도가 자행되고 있다"며 "특정 언론사 이름은 오늘 얘기하지 않겠다. 계속해서 이런 식의 보도가 되면 그 특정 언론사에 대해서는 비상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 발언에 앞서 이상휘 미디어특별위원장은 한국일보, JTBC, MBC 보도를 거론하며 "정론직필 정신을 망각한 일부 매체의 무책임한 보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비상한 조치가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정석의 조치"라며 "국민의 이해를 돕기 위한 진실·공정보도가 기본으로, 그게 계속 훼손되면 저희가 취재에 적극 응할 이유가 있겠나. 그것이 안 되면 취재에 적극 응할 이유가 있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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