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김태규 위원장 직무대행 1인 체제의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12월 31일 만료되는 ‘2024년도 지상파방송사업자 재허가'를 보류했다. 방통위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방통위는 방통위원 5인으로 구성되는 합의제 행정기구다.

방통위 2인 체제에 대한 법원의 위법성 판결이 이어지는 현재, 1인 체제 의결의 문제점을 거론하는 것은 불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 이상인 전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1인 체제 상황에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계획을 강행했다. 이번 지상파 재허가 심사 계획도 김홍일 위원장 2인 체제에서 의결됐다. 한편에서 방통위는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한 김태규 직무대행의 사직서 제출로 한때 '0인 체제'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 현판(연합뉴스 자료사진) 
방송통신위원회 현판(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허가 만료 하루를 앞둔 지난해 12월 30일 방통위는 2024년도 ‘지상파방송사업자·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 재허가 심사 대상인 KBS, MBC, SBS, EBS, 대전·부산·경남MBC, KNN, TJB 대전방송, TBS, YTN에 <2024년도 지상파방송 사업자 재허가 관련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 

방통위는 “현재 1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재허가 심사 및 재허가 심의·의결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위원회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조속히 재허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방통위는 24년도 재허가 대상 방송사업자의 안정적인 방송 유지를 위하여 노력할 것임을 알린다고 덧붙였다. 

방통위는 같은 날 ‘2025~2026년도 공익채널 선정 및 장애인복지채널’ 신청 방송사들에게 동일한 이유로 절차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위원회 구성이 완료되면 재개된다는 공문을 보냈다.

지난해 8월 23일 방통위는 방통위원장 명의로 '2024년도 지상파·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 재허가 시청자 의견 청취'를 공고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8월 2일부터 국회의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 소추 의결에 따라 1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재허가 심사 대상은 ▲KBS(UHD·DTV·라디오·DMB) ▲MBC(DTV·라디오·DMB) ▲경남·대전·부산MBC(UHD·DTV·라디오) ▲SBS(라디오·DMB) ▲EBS(DTV·라디오) ▲TBS(라디오) ▲KNN·대전민방(UHD·DTV·라디오·DMB) ▲YTN DMB ▲옥천FM(공동체라디오) 등이다. 

이상인 전 방통위원(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상인 전 방통위원(연합뉴스 자료사진)

1인 체제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계획 강행 

지난해 7월 26일 야당은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1인 체제가 확정·추진한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계획에 반발해 이상인 전 직무대행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다. 탄핵 소추 사유는 ▲김홍일 위원장 2인 방통위 체제 기간 ‘공영방송 이사선임 계획안’ 포함 70여 건의 안건 의결 ▲이동관 위원장 2인 체제 기간 30여 건의 안건 의결 ▲공영방송 이사 선임 관련 국민의견수렴 등 단독 업무 집행 ▲중대한 직무 단독 수행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관련 국회 요구 자료 제출 거부 등이다. 

이상인 전 직무대행은 앞서 김홍일·이상인 2인 체제가 의결한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계획안에 국민의견수렴 등 향후 절차에 관한 구체적 일정이 없었지만 국민의견수렴에 착수했다. 지난해 7월 25일 국회 과방위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KBS,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은 이상인 전 직무대행의 강행으로 의결절차만 남겨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관 방통위 기획조정관은 "KBS·방문진과 관련해서는 사무처에서 더 이상 진행할 사항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상인 전 직무대행은 야당의 탄핵 소추안이 예고되자 자진 사퇴했으며 이어 이진숙 방통위원장 2인 체제가 들어섰다. 이 위원장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강행해 탄핵 소추됐다. 현재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을 다투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기형적 방통위가 시작된 것은 2023년 5월 30일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 면직 이후부터다. 김효재 위원장 대행 체제의 3인 체제가 들어서고 여야 2대1 구도 하에 TV수신료 분리징수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또 방통위는 남영진 KBS 이사장, 윤석년 이사 해임을 제청하고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 김기중 이사, 정미정 EBS 이사를 해임했다. 권태선 이사장, 김기중 이사는 해임 효력정지 가처분이 인용돼 복귀했다.  

2023년 8월 김현 전 방통위원 퇴임 이후 방통위는 이동관-이상인, 김홍일-이상인, 이상인 직무대행, 이진숙-김태규, 김태규 직무대행 등의 2-1인 체제를 넘나들고 있다. 지난해 2월 김홍일·이상인 '2인 체제'는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을 승인했다. 

지난해 8월 27일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듣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8월 27일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듣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0인 체제 코앞까지 

지난해 12월 31일 국무회의에 참석한 김태규 직무대행은 최상목 대통령 직무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했다. 방통위원장은 국무위원이 아니다. 1일 최 권한대행은 김 직무대행의 사의를 하루 만에 반려했다.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3명 중 2명을 임명하겠다고 밝히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유철환 권익위원장, 이완규 법제처장,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반발했다고 한다. 

특히 김 직무대행은 “우원식 국회의장과(이면 합의한 것) 아닌가”라면서 최 권한대행의 사직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자신도 사직서를 내겠다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렇게 흥분한 것은 야당의 잇따른 방통위원장 탄핵으로 방통위가 1년 넘게 마비 상태이기 때문”이라며 “과방위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따로 말 안 하겠다. 내가 국회에서 살기 위해 때로는 소리 지르고, 때로는 빌고, 인간으로서 받을 수모를 다 받았다”고 말헸다.  

김 직무대행은 “야당보다 헌재가 더 서운하다”면서 “광장의 소리 때문에 헌재 결정이 억눌릴 때가 잦다. 이러면 정치권은 계속해서 광장의 에너지에 호소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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