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대중 조선일보 칼럼니스트(전 고문)가 언론에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등장하지 않도록 해야 보수가 산다는 칼럼을 썼다.
골자는 윤 대통령의 변화는 정권 존립의 문제가 아니라 보수의 명맥이 끊기냐 아니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2년 뒤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김 칼럼니스트는 지난 총선 국면에서 국민의힘 패배 시 윤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할 수 있다며 보수진영의 위기감을 드러낸 바 있다.

18일 김 칼럼니스트는 칼럼 <"대통령이 달라졌다"는 소리 듣고 싶다>에서 "이미 예상했던 대로, 아니 그 예상을 뛰어넘어 4·10 총선 이후 정치시국은 헌정사상에서 유례가 없는 야당 독재, 여당 노예로 굴러가고 있다"며 "다음 대선까지 이렇게 3년을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26년 전국 지자체 선거가 있는데 그런 때까지 2년을 이렇게 이끌려 갈 수는 없다"고 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2년 뒤인 지방선거에서 이재명과 민주당의 독주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한국 보수의 명맥은 끊어지는 것이고 대한민국은 좌파의 천하로 갈 것이다. 윤 정권이 존립하고 안 하고의 차원이 아니다"라며 해법으로 언론에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등장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윤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이 마이크를 쥐는 것을 즐겼다"며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대통령이 주연이고 대통령이 감독, 기획, 연출까지 다 맡는 방식은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고 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국민들이 정부 장관이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각종 정책 발표를 소관 장관들이 나서게 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정브리핑을 열고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발표 내용이 탐사시추 전 단계에서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다는 수준에 불과하고, 호주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동해 영일만 유전 사업에 대해 '가망 없다' 결론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 할 내용이었냐는 비판이 일었다.

김 칼럼니스트는 윤 대통령이 당권에도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나는 윤 대통령이 총선 과정과 그 이후 한동훈씨에 대해 마치 자기 수족처럼 여기는 모습에 놀라고 실망했다"며 "그 누구도 간섭 없이 당을 이끌 능력과 자격이 있다는 것을 대통령 자신이 복돋아 줘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차기 당권을 두고 이른바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 거론되는 데 대해 "당원들을 모욕하는 말"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17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 중간간부에 불과하던 사람에게 전권을 준 것은 윤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의원은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는데 '갈등설' '갈라졌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에게 전권을 줬는데, 한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각을 세웠다는 주장이다.
김 칼럼니스트는 윤 대통령이 집중해야 할 것은 '보수의 가치'라며 "민주·법치의 정신에 어긋나는 것에는 양보가 없어야 하고 대야(對野) 정치에서는 비굴한 모습은 보여서는 안 된다. 보수의 이미지를 지키며 낮은 자세(low profile)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근 60년의 언론생활에서 온갖 욕과 학대를 감내해 왔는데 이제는 개(犬) 신세로, 그것도 누구의 애완으로 전락하는 수모를 당할 줄이야"라며 "굳이 개(犬) 얘기를 하자면 이 대표야말로 대한민국 개판정치의 장본인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으로 추가 기소된 이 대표가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발언한 것은 언론과 언론인 전반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언론의 주된 감시 대상인 이 대표는 "언론이 왜 보호받아야 하느냐"는 말했다.
다만 언론의 권력과의 관계를 개에 비유하는 것은 언론학계에서 흔한 일이다. ‘감시견’(watch dog), ‘애완견’(lap dog), '경비견'(Guard dog), ‘공격견’(attack dog)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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