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위원장은 어디 가고 간사가 오네"

장제원 위원장 부임 후 처음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가 파행됐다. 장 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회의에 불참했다. 결국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KBS 수신료 분리징수 등 민주당이 요구한 현안 논의는 상정되지 못했다. 

22일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 여당에서 박성중 간사만 참석했다. 박 간사는 장 위원장으로부터 위원장 직무대리 권한을 받았다며 회의를 개최했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여당 의원들 자리가 비어 있다. 회의는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이 장제원 위원장을 대신해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사진=연합뉴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여당 의원들 자리가 비어 있다. 회의는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이 장제원 위원장을 대신해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조승래 과방위 간사는 "장 위원장을 이렇게 보기 어려워서야 과방위 회의 운영이 제대로 되겠나. 어떤 사유인지 모르겠지만 (부임 후)첫 회의인데 참석하지 않고 사회권을 넘긴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야당 간사인 저와 대면, 통화, 심지어 카톡 한 번 주고받은 적이 없다. 성명을 통해서만 위원장을 접해서야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이날 과방위 전체회의 안건은 '미정'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0일 개회요구서를 제출해 이날 회의 안건으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구성 논란 ▲수신료 분리징수 논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 ▲소위원회 개선 등의 안건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박 간사는 "간사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오늘 회의는 의사일정 없이 개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의사일정 변경동의 요청서를 제출했다. 개회요구서에 명시된 안건대로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의사일정 변경동의 요청서는 표결에 부쳐야 한다. 하지만 박 간사는 산회를 선포하고 먼저 회의장을 떠났다. 

과방위 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을 내어 장 위원장이 회의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장 위원장은 일을 하러 국회에 온 것인지 싸움을 하러 국회에 온 것인지 모르겠다"며 "첫 회의에 나타나지도 않은 채 박 간사를 앞세워 정당한 의사진행조차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산회 선포 후 퇴장하는 박성중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회의는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이 장제원 위원장을 대신해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산회 선포 후 퇴장하는 박성중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회의는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이 장제원 위원장을 대신해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국회법에 따르면 재적위원 4분의 1 이상이 요구할 경우 위원장은 위원회를 열어야 한다. 장 위원장은 마지못해 위원회를 열면서도 안건을 '미정'으로 통보하는 꼼수를 부렸다"며 "자당 의원들이 요구한 일정과 안건은 야당 반대에도 아랑곳 않고 모두 밀어붙였던 장 위원장이다. 지독한 이중잣대이자 월권행위"라고 규탄했다. 

장 위원장과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등 현안논의는 이달 말인 28일에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보고서가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일본은 IAEA 보고서가 나오면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또 장 위원장은 28일 전체회의에서 방통위를 업무보고 대상에서 배제했다. 수신료 분리징수 졸속 추진 논란을 빚고 있는 방통위에 대한 공개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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