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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11회- 이성민 신이 준 기회, 희망슈퍼 사건은 왜 중요한가?[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6.04.23 12:57

태석과 어머니 김순희가 차마 알츠하이머라는 말을 하지 못한 채 그저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말보다 진심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준다. <기억>은 그런 드라마다. 애써 감정을 유도하지 않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가치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감정에 동화되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희망슈퍼 사건 중요하다;
박태석과 이찬무 극단적인 두 부정, 아버지 품은 아들 그 든든한 가족이라는 이름

태석과 은선의 아들 뺑소니 사건의 주범 이승호. 그는 친한 친구 강현욱에게 자신이 뺑소니 사고를 냈다는 것을 고백했다. 믿고 했던 이 발언은 결국 승호의 발목을 잡는 이유가 되었다. 집안이 망하고 힘들어지자 현욱은 승호의 약점을 이용해 돈을 받아왔다. 그런 그가 야산에서 목을 매고 숨진 채 발견되었다.

유력한 용의자가 갑자기 숨진 채 발견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하게 흘러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박태석을 태선 로펌에 들이는 등 나름 자신의 방식대로 죄를 씻고자 했던 이찬무는 그렇게라도 사죄하고 싶었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그 이상도 할 수 있는 게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태선 로펌을 최고로 만든 찬무의 어머니 태선은 다른 사람이다. 집안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살인도 당연하게 여기는 냉철한 그녀에게 감정이란 무의미한 것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살인을 정당화하는 태선의 행동에 두려움까지 느끼는 찬무의 모습은 변수로 다가올 수도 있어 보인다.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기억>

김창수 형사와의 약속 때문에 가족과 외식도 하지 못한 채 로펌에 갔던 태석은 딸의 문자를 밝고 다시 밝아졌다. 태석에게는 가족이 그런 존재였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그런 아버지이자 남편이고 싶다. 비록 기억을 잃어가며 아이들과의 소중한 기억마저 잊게 되는 것은 아닌지 두렵지만 그래도 그 가족을 지키고 싶다.

벚꽃을 만끽하고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는 이 순간. 비록 시간이 지나면 이 모든 아름다운 순간들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그래서 태석은 이 시간이 더 소중하고 행복했다. 공원에서 딸 연우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러 간 태석이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다. 영주는 걱정이 되어 불안하고 눈치를 채고 있던 아들 정우가 나서서 아빠를 찾으러 간다.

아이스크림을 사러갔다 갑자기 기억을 잃어버린 태석은 당황스러웠다.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태석과 그를 발견한 아들 정우. 아들을 보자마자 큰 소리로 "정우야" 외치는 태석의 모습은 울컥하게 했다. 정우는 이미 아버지의 변화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태석과 아침 조깅을 하던 정우. 아버지 태석은 아들 정우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병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이 길을 잃었던 것은 알츠하이머라는 병 때문이라고 밝힌다. 더는 숨길 수 없는 진실 앞에 담담한 아버지처럼 정우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받아들인다. 아버지를 믿는다며 힘을 내라는 정우의 듬직함이 믿음직스러웠던 태석은 하지만 여전히 어린 정우의 눈물을 볼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 앞에서 약해지고 싶지 않았던 정우는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어머니 앞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어머니의 품에 안겨 서럽게 우는 정우. 그런 아들의 모습을 말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는 아버지 태석의 마음은 무엇으로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아직 여리고 어린 아들. 아버지를 위해 애써 태연한 척 했던 아들의 마음을 아버지는 알고 있으니 말이다.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기억>

태석의 어머니인 순희도 이상함을 감지했다. 듬직한 아들이 갑작스럽게 안 하던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과거 사법시험 준비를 하던 시절처럼 했던 그의 행동이 여전히 이상하기만 하다. 그렇게 며느리를 찾은 순희는 지독한 현실에 어쩔 줄 몰라 한다.

평생 고생만 하다 홀로 힘들게 사법시험 공부를 해서 변호사가 된 아들. 그렇게 평생 행복하기만 바랐던 태석이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엄마는 그렇게 소리 없이 울 수밖에는 없었다. 홀로 술을 마시며 이 지독한 현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려는 그녀 앞에 아들이 찾아왔다.

영주의 전화를 받고 엄마가 걱정되어 찾은 아들 태석은 차마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애써 위로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는 이 상황에서 태석은 그저 사온 약을 건네고 급하게 집을 나선다. 그런 아들을 불러 세운 엄마는 그저 아들을 바라볼 뿐이다.

마음속에 하고 싶은 말들을 담은 채 서로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모자의 모습은 감동 그 이상의 감정이 가득했다.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느껴지는 그들의 감정. 차마 입 밖으로 내보내지 못해도 서로 알 수밖에 없는 그 마음을 주고받으며 울며 부둥켜안고 있는 태석과 어머니의 모습은 <기억>이 만들어낸 최고의 장면이었다.

15년 전 태석의 아들 동우 뺑소니 사건은 시간이 흘러도 잊혀질 수 없었다. 뺑소니 사고를 낸 승호는 죄책감으로 힘겨워하며 버티고 있었고, 그런 아들을 지키려는 찬무는 태석을 자신의 로펌으로 불렀다. 그렇게 긴 시간 동안 자신의 방식대로 참회하며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갑작스럽게 사건에 집착하는 태석의 행동이 당혹스럽다.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기억>

김 형사를 통해 태선 로펌에 과거 희망슈퍼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이 모두 모여 있음을 알게 된다. 가해자로 지목된 권명수 사건의 목격자로 나서 진범이 따로 있다고 외치던 천민규. 마약 사범으로 잡힌 상황에서도 그는 무죄로 풀려났다. 당연하게도 진범에 대한 진술 역시 뒤바뀐 채로 말이다. 당시 천민규를 풀어준 검사가 현재 태선 로펌의 한정원 변호사다.

권명수 사건의 검사는 태선의 이찬무고 그를 변호했던 이가 바로 박태석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만났다. 권명수를 변호하다 아들이 죽었고, 그 사건의 범인이 아들 승호라는 사실을 알고 찬무는 태석을 태선 로펌으로 이끌었다. 신 부사장의 비리 사건을 맡았던 한정원 역시 태선 로펌으로 향했다.

가장 큰 고객인 한국그룹.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그들에게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행보였다. 희망슈퍼 살인사건의 진범이 바로 신영진 부사장일 가능성이 100%에 가깝기 때문이다. 잔인한 살인 사건을 무마하고 그렇게 한국그룹의 모든 법률 대리인을 하고 있는 태선 로펌. 그렇게 얽힌 그들의 관계는 결국 기억을 잃기 시작한 태석으로 인해 모든 것은 종결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자신을 믿는다던 아들 정우. 그를 위해서라도 아버지 태석은 당당하고 정의로운 변호사가 되고 싶다. 15년 전 잃은 아들의 진범도 찾고 자신의 잘못으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채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는 권명수의 누명도 벗기고 싶다. 두 명의 범인을 놓친 태석은 신이 주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다. 
 
복잡하게 얽힌 사건은 풀어질 수밖에 없다. 사직서까지 제출하고 사건에 집중하게 되는 박태석. 그는 그렇게 정의와 진실을 찾기 위해 나섰다. 그리고 이찬무와 신영진은 과거의 원죄를 감추기 위해 태석을 막아야 한다. 그런 태석의 든든한 지원자를 자처하는 정진과 봉선화. 그리고 그의 가족들은 태석과 손을 잡고 진실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아무리 거대한 권력이 진실을 가려도 다수가 정의의 편에 선다면 언젠가 진실은 밝혀진다는 것을 그들은 보여주려 한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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