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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홈런 이대호 홈런, 마침내 한국 몬스터들이 깨어났다![블로그와]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스포토리 | 승인 2016.04.09 14:30

전날 경기에서 쉬었던 박병호는 시위라도 하듯 팀을 역전으로 이끄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때려냈다. 비록 팀이 역전을 당해 4연패에 빠진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극적인 동점 상황에서 역전으로 이끄는 박병호의 시원한 홈런 한 방은 앞으로 그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정도였다. 첫 선발로 나선 이대호 역시 5회 홈런으로 시위를 했다.

한국 몬스터들, 박병호의 비거리 132m짜리 홈런과 이대호의 홈경기 첫 홈런

미네소타 트윈스로 향한 박병호는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시즌 전부터 팀 전력의 핵심 중 하나로 여긴 미네소타는 팀의 유망주인 사노에게 외야 수비를 시키면서까지 그에게 자리를 준비했다. 6번 지명타자라는 자리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적응이 필요한 박병호에게는 좋은 조건이 아닐 수 없었다.

이대호는 조금 달랐다.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한 최고의 타자임에도 메이저리그의 관심은 적었다. 상대적으로 많은 나이와 큰 덩치로 인해 수비 실력과 런닝에서 무리가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이대호는 다이어트에 나섰고 익히 본 적 없는 해쓱한 얼굴로 시애틀과 계약을 맺었다.

박병호가 시즌 출전이 확정된 상태에서 타이밍을 조절하는 시범경기를 치렀다면 이대호는 살아남기 위한 전투를 해야 했다. 시범경기에서 메이저 25인에 속하지 않으면 다른 팀으로 가야만 하는 절박함 속에서 이대호는 생존을 위한 투쟁을 벌여야 했다.

이대호, 메이저리그 마수걸이 홈런 작렬(AP=연합뉴스)

실력은 배신하지 않는단 말처럼 이대호는 당당하게 경쟁에서 이겨 25인에 선택되었다. 비록 주전이 아닌 백업 선수라는 초라한 신분이었지만 그는 자신이 꿈꾸던 메이저리그 무대에 설 수 있게 되었다. 대타로 나서는 게 전부였던 이대호는 홈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주전 1루수로 출전했다.

한국과 일본을 점령했던 이대호가 8번 타자로 출전하는 것부터가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지만 그는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0-2로 뒤지고 있던 5회 이대호는 마침내 자신이 왜 위대한 타자인지를 그대로 증명했다.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던 이대호는 오클랜드의 선발 투수인 에릭 서캠프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쳐냈다.

완벽한 타이밍에 이대호의 폼 그대로 힘으로 메이저 투수를 누른 이대호의 이 홈런은 왜 그가 메이저리그 주전으로 나서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한국과 일본 리그를 평정한 최고의 타자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사실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아직 경기 중인 이대호의 홈런 전에 박병호는 한국 메이저 선수 중 처음으로 시즌 첫 홈런을 날렸다. 박병호는 상대 팀들이 경계하는 핵심 타자다. 그런 가치는 오늘 경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박병호는 첫 타석에서부터 힘을 보여주었다. 켄자스시티의 선발 벤추라의 96마일 속구를 완벽하게 받아쳐 가운데 담장까지 날아가는 타구를 선보였다.

메이저리그 데뷔 홈런을 친 박병호 [AP=연합뉴스]

최고의 외야수로 꼽히는 캐인의 호수비가 없었다면 최소 2루타가 될 수 있었던 타구는 홈런을 위한 예열이었다. 4회에는 벤추라에게 볼넷을 골라낸 박병호는 6회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삼진으로 물러난 것이 아쉬웠다. 6회 1사 1, 3루 상황에서 안타 하나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순간 켄자스시티 마운드에는 긴장감까지 흘렀다.

박병호와 승부를 위해 루크 호체바와 포수가 모여 다음 공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장면은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만큼 박병호라는 선수에 대한 경계심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런 효과인지 몰라도 가운데에서 뚝 떨어지는 브레이킹 볼에 헛스윙을 한 박병호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나야만 했다.

후속 타자에 의해 동점이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박병호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순간이었다.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 3루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하고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것은 아쉬웠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은 다음 타석인 8회 완벽한 홈런으로 만회했다.

8회 캔자스시티 셋업맨 호아킴 소리아의 79마일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노려 친 박병호의 타구는 현지 중계진이 미처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좌중간을 훌쩍 넘기는 132m짜리 대형 홈런으로 팀은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MLB 4경기이자 박병호로서는 세 번째 경기에서 나온 첫 홈런이었다. 첫 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냈고 출전 3경기 만에 홈런을 친 박병호의 올 시즌은 많이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편안하게 자신의 경기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박병호의 이 홈런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박병호보다 더 빠르게 홈런을 쳐냈다. 같은 날 터진 홈런이기는 하지만 다섯 타석 만에 터진 홈런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 최고의 타자들인 박병호와 이대호가 같은 날 홈런을 쳐낸 오늘은 오랜 시간 기억될 수밖에는 없어 보인다. 한국 몬스터들이 메이저리그를 점령하기 위해 깨어나기 시작했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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