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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시애틀 매리너스와 1년 400만불 계약한 이유[블로그와]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스포토리 | 승인 2016.02.04 12:09

이대호가 시애틀 매리너스와 1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원 소속팀의 엄청난 제안을 뿌리치고 이대호가 1년 400만 불에 계약을 한 이유는 뭘까? 이대호에게 더는 돈이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 타자에 올랐던 이대호에게는 이제 메이저리그만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대호, 1년이라는 조건에서 과연 한일 최고 타자 위엄 증명할 수 있을까?

한국 프로야구에서 전설을 만든 후 일본으로 건너간 이대호. 그는 일본에서도 최고의 타자 자리에 올랐다. 소속팀 우승과 MVP를 차지한 이대호에게 목표는 메이저리그였다. 소속팀에서는 팀의 핵심 타자인 이대호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요지부동이었다.

수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이대호로서는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았다. 팀 정비가 거의 끝나가고 시즌을 위한 준비가 시작되는 상황에서도 이대호의 행보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그런 이대호가 시애틀 매리너스와 1년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장기 계약도 아닌 1년 계약에 옵션 포함한 400만 불이란 금액은 이대호의 입지를 생각해보면 헐값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일본에 그대로 남았다면 무려 180억이 넘는 돈을 벌 수 있었다. 이미 일본 리그를 점령한 최고의 타자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를 그는 버렸다.

   
▲ 이대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34살. 야구 선수로서는 결코 적지 않은 나이라는 점에서 일면 무모해 보이는 도전이기도 하다. 일본에 남으면 엄청난 돈과 명성을 그대로 안고 갈 수도 있는 이대호는 힘겹게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그 어떤 것도 보장되지 않은 말 그대로 바닥에서 시작해야 하는 이 무모해 보이는 도전에 이대호의 진심이 묻어있다.

한국에서 이대호는 전대미문의 7관왕에 올랐다. 더는 올라갈 곳이 없던 그는 자연스럽게 일본 시장을 두드렸다. 무조건 성공이라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그는 한국 리그보다는 실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일본 리그에 도전했다. 한국 프로리그와는 여러 가지가 다른 그곳은 새로운 도전일 수밖에 없었다. 상대 투수를 익혀야 하고 그 나라 리그의 습성과 특징 등도 알아야 하며, 언어와 문화까지 모두 익히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외국 리그에서 이대호는 최고가 되었다.

섬세하고 집요하게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는 일본 야구의 특징에도 이대호는 그 모든 것을 이겨냈다. 그렇게 자신의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그는 어쩌면 야구선수로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도전을 이어갔다.

   
▲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의 이대호가 지난해 일본 도쿄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일본프로야구 일본시리즈(7전 4승제) 5차전 방문경기에서 승리하며 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MVP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적으로 일본에서 몇 년을 더 보내고 국내로 돌아가 야구 인생을 마무리하는 방식이 가장 실리를 챙길 수 있는 방법이었다. 이대호의 소속팀이었던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연봉 5억엔 이상과 다년 계약을 제안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팀 사장이자 일본 프로야구만이 아니라 아시아 야구를 대표하는 인물인 왕정치마저 공식적으로 이대호의 잔류를 요구할 정도로 그의 일본 내 입지는 완벽했다.

일본에 그냥 머물렀다면 이대호는 시애틀 매리너스가 제시한 금액보다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었다. 1년 계약도 아니고 다년 계약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대호에게 메이저 진출은 결코 쉽지 않았다. 국내 선수들이 속속 메이저에 입성하는 것과 달리, 일본 리그에서 MVP까지 받은 이대호에 대한 영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시애틀과의 계약은 극적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였다.

호크스와 일본 언론은 그들보다 높은 연봉을 줄 메이저 팀은 없을 것이라며 이대호는 소프트뱅크로 복귀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왔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메이저에 도전하던 이대호는 돈보다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선택했다.

수비가 상대적으로 약한 이대호는 지명타자로 나서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그 자리는 시애틀 대표 타자인 크루즈의 몫이다. 그가 큰 부상을 당하거나 장기 부진에 빠지지 않는 한 그 자리는 그저 크루즈의 것이다. 1루수 자리에는 11년 차 린든의 차지다. 여기에 몬테로와 산체스도 1루 자원으로 존재한다. 여기에 이대호까지 가세하면 시애틀 매리너스는 1루수 포화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애틀의 주전 1루수인 린든은 극단적으로 좌완 투수에 약하다. 그리고 FA를 앞두고 있는 800만 불의 사나이라는 점에서 이대호에 대한 선택은 린든의 보험에 가깝다고 보인다. 일본 게임 회사인 닌텐도가 대주주로 있는 시애틀은 이대호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하고 있고, 그가 어떤 선수인지에 대해서도 메이저 그 어느 팀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런 시애틀이 이대호를 선택한 것은 많은 나이에 수비에 대한 불안이 존재하는 대형 타자를 영입하기 꺼려하는 다른 팀들과 달리, 자신의 팀에 유용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일 것이다. 실패한다고 해도 그들에게 옵션이 걸린 400만 불은 크게 부담스러운 금액도 아니다. 여기에 1루 자원들 역시 복수로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대호만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다.

큰 부담은 없다는 점에서 과연 이대호가 얼마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알 수는 없다. 반쪽짜리란 평가를 받고 있는 린든의 빈자리를 초반 잡게 되어 이대호의 거포 본능을 보여준다면 그의 메이저 성공 시대는 의외로 일찍 열릴 수 있을 수도 있다.

   
▲ 이대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대호는 한일 야구를 모두 경험하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선수다. 편안한 삶을 포기하고 적지 않은 나이에도 도전을 선택한 이대호라는 점에서 그의 성공 가능성은 그 어떤 선수보다 높다고 본다. 간절함이 만든 선택이라는 점이 그 이유다. 이대호가 1년이 지난 후 어떤 결과를 낼지 알 수 없다. 연장 계약을 하고 메이저에 남아있을 수도 있고, 한국으로 돌아와 마지막 야구 인생을 계획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이대호는 엄청난 돈과 명성보다는 도전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편하게 생각했다면 이대호는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일본에서도 최고의 야구 선수로 엄청난 명예까지 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대호는 과감하게 모든 것을 내던지고 최고의 야구 리그인 메이저에 도전했다.

돈과 명성보다는 야구 선수로서 도전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한 이대호. 그의 이번 도전이 위대한 것은 여전히 야구 열정이 뜨겁다는 사실이다. 편안한 삶보다는 도전을 다시 선택한 이대호. 그는 위대한 야구 선수로서 우리 기억에 영원히 남겨질 것이다. 그의 도전은 그래서 반갑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스포토리  jhjang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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