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차별 반대 단체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과와 서울시민인권헌장 선포를 요구하며 서울시청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 행동 및 무지개 농성단 일동(이하 무지개 행동)은 6일 서울시청 점거 농성에 들어가며 발표한 성명에서 “한국사회 인권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반동 앞에 더 이상 물러서서는 안 된다는 사명감으로 농성에 돌입한다”며 “성소수자 우리의 몸으로 증명하고 싸워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서울시청 안으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 서울시청 점거 농성에 돌입한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 행동 및 무지개 농성단. (무지개 행동 제공)

무지개 행동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인권적 가치와 규범을 담은 ‘서울시민권리헌장’을 만들겠다고 공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서울시민인권헌장 선포를 사실상 거부한 사실을 언급하며 “박원순 시장이 극우 기독교세력 앞에 성소수자 인권을 내동댕이치며, 서울시민의 힘으로 제정된 서울시민인권헌장을 둘러싼 논란을 사과하는 비굴한 장면을 목도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과정에서 차별금지 대상에 성소수자가 포함된 안에 일부 기독교계 인사들이 반발한 것과 관련, 이들에게 “동성애는 확실히 지지하지 않는다”며 사과한 바 있다.

무지개행동은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에 △성소수자와의 대화에 나설 것 △‘혐오 세력’의 폭력을 방관한 서울시의 무능에 대해 사과할 것 △서울시민인권헌장을 조속히 선포할 것 △‘혐오폭력’에 대한 책임을 엄정하게 물을 것 등을 요구했다.

무지개행동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1년 시장 당선 이후 단 한번도 성소수자 단체의 면담 요구에 응한 바 없다”면서 “보수 기독교 단체와 혐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덕담을 나눌 시간에 성소수자를 만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무지개행동은 “박원순 시장은 성소수자의 인권을 부정하며 극우 기독교 세력의 혐오와 차별을 승인해버린 기회주의적 행보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 행동 및 무지개 농성단 일동이 서울시청 내 3층에 내건 플래카드. (무지개 행동 제공)

또, 무지개행동은 서울시민인권헌장에 대해서도 “시민위원회가 헌장 내용을 적법하게 확정한 이상 이를 선포하는 것은 서울시장의 당연한 의무”라면서 “서울시는 스스로 예정한 날짜인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기념일에 서울시민인권헌장을 선포하라”고 요구했다.

무지개행동은 서울시민인권헌장 공청회 등에서 일부 기독교 관계자 및 인권헌장 제정을 반대하는 인사들이 난입한 것에 대해 “성소수자 서울시민에 대한 모독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며 “서울시는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폭력이 인권도시 서울에 설 자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 점거 농성 참여자의 요구가 적힌 피켓 (무지개 행동 제공)

무지개행동은 “우리의 농성은 성소수자의 옆에서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하고 인권의 가치를 함께 지켜나가는 이들이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며 “이 엄혹한 시간을 성소수자의 인권이 평등하게 보장되고 보편적 차별금지 원칙이 흔들림 없이 지켜질 것을 요구하는 모든 사람들의 지지와 연대의 외침으로 통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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