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안현우 기자] KBS, MBC, SBS, EBS 시사 교양 다큐멘터리 작가들이 “정부가 졸속으로 추진하려는 수신료 분리징수 방안에 분명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다음주 전체회의를 열어 TV수신료를 분리 징수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지상파4사 시사 교양 다큐멘터리 작가 일동은 이날 성명을 내어 “수신료 징수 방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없이 시행령 하나로 공영방송이 좌지우지된다면, 그것은 비극”이라며 “공영방송의 재원을 확보할 대안도 없이 수신료 징수 방법에 손을 대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누군가 공정성에 의심을 품는다 하더라도, 비판과 토론을 통해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하지 재원을 흔들어 공영방송을 옥죄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회 각계 원로들과 언론단체 회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앞에서 TV 수신료 분리 징수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사회 각계 원로들과 언론단체 회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앞에서 TV 수신료 분리 징수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시사 교양 다큐멘터리 작가 일동은 “단순히 수신료 징수 방식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지탱하는 공적 재원을 흔드는 일”이라며 “공영방송을 길들이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대체 왜 방송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제도인 공영방송의 재원을 틀어쥐려 하는가?”라고 말했다.  

시사 교양 다큐멘터리 작가 일동은 공영방송이 공적 재원을 잃고 상업화되면 ▲당장의 시청률에 목매지 않고 장기적인 기획으로 만드는 명품 다큐멘터리 ▲권력과 자본에 맞서는 시사 프로그램 ▲높은 제작비나 대단한 유명인 없이도 정보와 위안을 제공하는 교양 프로그램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세상에는 광고주에게 외면 받더라도 누군가 대변해야 할 사회적 약자들이 있다. 공영방송이 무너진다면, 누가 그들의 목소리를 전해줄 것인가. 공영방송이 해야 할 일은 넷플릭스와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 사회라면, 자본의 논리와 권력의 간섭에 맞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는 공영방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KBS MBC SBS EBS 방송4사 시사 교양 다큐멘터리 작가 공동 성명 전문이다.

권력의 눈치, 광고주의 눈치를 보지 않는

공영방송은 설 자리를 잃게 되는가

 

우리 사회의 ‘작은 목소리’를 전하는

프로그램은 살아남기 어려워지는가

1. 시사, 교양,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우리는 공영방송을 흔드는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을 우려한다.

이것은 단순히 수신료 징수 방식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지탱하는 공적 재원을 흔드는 일이다.

그리고 공영방송은 단순한 기업이 아니다. 공영방송은 권력의 통제와 자본의 지배로부터 독립해 사회적 감시 기능을 수행하고 콘텐츠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합의이자 제도다. 공영방송을 길들이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대체 왜 방송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제도인 공영방송의 재원을 틀어쥐려 하는가?

2. 공영방송이 아니라면 목소리를 내기도 힘든 사회적 약자들이 있다. 그들의 목소리는 누가 전해줄 것인가.

당장의 시청률에 목매지 않고 장기적인 기획으로 만드는 명품 다큐멘터리, 권력과 자본에 맞서는 시사 프로그램, 높은 제작비나 대단한 유명인 없이도 정보와 위안을 제공하는 교양 프로그램.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소중한 공익적 프로그램들이지만, 공영방송이 공적 재원을 잃고 상업화되면 가장 먼저 위협받게 될 프로그램들이다.

세상에는 광고주에게 외면 받더라도 누군가 대변해야 할 사회적 약자들이 있다. 공영방송이 무너진다면, 누가 그들의 목소리를 전해줄 것인가. 공영방송이 해야 할 일은 넷플릭스와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 사회라면, 자본의 논리와 권력의 간섭에 맞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는 공영방송이 필요하다.

3. 비판과 토론이 사라지는 세상이 두렵다. 

절차도 우려스럽다. 수신료 징수 방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없이 시행령 하나로 공영방송이 좌지우지된다면, 그것은 비극이다. 공영방송의 재원을 확보할 대안도 없이 수신료 징수 방법에 손을 대는 이유는 무엇인가. 누군가 공정성에 의심을 품는다 하더라도, 비판과 토론을 통해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하지 재원을 흔들어 공영방송을 옥죄어서는 안 된다.

언론이 비판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사회, 공영방송이 약자의 목소리를 전하지 못하는 사회를 민주 사회라 할 수 있을까. 시청률과 상업적 논리가 지배하는 방송 현장에서, 그래도 방송의 공적 기능이 무엇인가 고민하며 작품을 만들어 온 우리 KBS, MBC, SBS, EBS 시사 교양 다큐멘터리 작가들은 정부가 졸속으로 추진하려는 수신료 분리징수 방안에 분명히 반대한다.

2023. 6. 29

KBS, MBC, SBS, EBS 시사 교양 다큐멘터리 작가 일동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