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김건희 씨 '논문 대필' 의혹을 보도한 서울의소리 기자가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고발당했다. 서울의소리는 김건희 씨 친척 인터뷰를 근거로 논문대필 의혹을 보도했다. 녹취록 보도에서 기자를 형사고발하는 행위는 언론 취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2일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이 시의원은 "서울의소리 방송에 정체불명의 김건희 씨 친척이라는 자가 출연해 김 씨의 박사 논문을 누군가 도와줬다고 주장했고, 이 기자는 ‘집에 와서 같이 논문을 썼다고 한다’며 논문대필을 단정적으로 주장했다”고 고발 취지를 밝혔다.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이 2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서울의소리 기자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서울의소리 유튜브)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이 2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서울의소리 기자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서울의소리 유튜브)

이 시의원은 “논문대필자로 지목받은 에이치컬쳐 대표 홍석화 씨는 이 방송에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며 “따라서 아무런 근거 없는 성명불상의 친척과 이 기자의 논문대필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서울의소리는 <[탐사보도] 김건희 친척 12시간 녹취록 2부 '논문대필 의심자 전격 공개'>라는 제목의 유튜브 방송을 내보냈다. 해당 방송에서 이 기자는 김건희 씨 친척 A 씨와 나눈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고 “A 씨는 김건희 씨의 남자친구가 논문작성을 도와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서울의소리 유튜브 방송 갈무리
서울의소리 유튜브 방송 갈무리

녹취록에서 A 씨는 이명수 기자에게 “(김건희 씨가) 대필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같이 (논문 작성을) 도와준다고 얘기했었다"며 "집에 와서 같이 했었으니까”라고 말했다. A 씨는 '김건희 씨가 자신이 논문 쓰는데 도와주는 친구라고 말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논문 대필의심자로 지목된 홍 씨로부터 “논문 쓰는데 그걸 제가 옆에서 어떻게 지도해주냐”는 반론을 받아 기사에 실었다. 

이명수 기자는 이 시의원의 고발에 대해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이 시의원은 성명불상의 친척이라고 하는데, 친척이 맞다"며 "김건희 씨와 같은 아파트에 살았고 친한 사이다. 성명불상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홍 씨가 논문 대필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기 때문에 보도가 허위라는 이 시의원 주장에 대해 "내용도 잘 모르면서 고발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김건희 씨한테 반론을 못 받아 대통령실이 고발했다면 이해하겠지만, 시의원은 내용 파악이 정확하게 안 된 상태에서 고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회사와 상의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보도에 있어 발언 당사자가 아닌 기자를 고발하는 것은 언론 취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의혹에 대한 사실 확인을 거치고, 반론을 함께 제시한 보도에 대해 법적 처벌을 한다면 기자들의 취재가 상당히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의혹 제기 당사자에 대해 고발하는 것은 이해가 되나, 양쪽 의견을 적절하게 제공한 기자에 대해서까지 고발하는 것은 취재가 억압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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