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21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이 윤석열 대선후보 배우자인 김건희 씨 의혹 보도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민언련은 "김건희 씨는 허위경력 논란 외에도 주가조작 연루, 대가성 협찬, 논문 표절, 모친이자 윤석열 후보 장모인 최 모 씨 사문서 위조 공모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며 "후보가 배우자 및 가족 의혹에 어떻게 해명하고 대처하는지도 검증 대상이기 때문에 언론은 김건희 씨 의혹에 주목해야 한다"고 모니터링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 14일 YTN 보도로 확산된 김건희 씨 '허위경력' 논란은 오마이뉴스가 지난 8월 20일 <"재직 이력 없다"…윤석열 부인, '허위경력' 정황> 보도를 통해 다룬 바 있다. 김건희 씨가 YTN 보도를 일부 인정하면서 다른 허위경력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배우자 김건희씨 (사진=연합뉴스)

민언련은 "윤석열 후보가 평소 '공정', '정의'를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해당 의혹에 대한 대처 방식이나 반응 또한 언론이 짚어야 할 부분이지만, TV조선에서 관련 보도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민언련이 지난 8월 20일부터 11월 30일까지 주요 신문·방송사 보도를 확인한 결과다. 이번 민언련 모니터링은 14일 YTN 보도 이전의 언론 보도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YTN 보도 이후 TV조선 보도는 김건희 씨 해명에 초점이 맞춰졌다.

민언련은 "김건희 씨 허위경력을 언급했지만 보도했다고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교육부 '김건희 논문 의혹' 국민대 특정 감사 진행>(11월 2일) 보도는 교육부의 감사 사실만 전했다. 조선일보는 <윤석열 가족 의혹에 반부패강력수사부 투입>(11월 10일)에서 짧게 다뤘다. 조선일보는 김건희 씨 허위경력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가 '단순 오기'라고 말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고발된 사건"이라고 전했다.

또한 민언련은 지난해 2월 17일 뉴스타파 <"윤석열 아내 김건희, 주가조작 연루 의혹" 경찰 내사 확인> 보도 이후부터 올해 11월 30일까지 1년 9개월 동안 주요 신문·방송사의 김 씨 관련 5개 의혹 보도량을 확인했다.

최대 4배 가량 차이가 있었다. ▲중앙일보 14건 ▲TV조선 16건 ▲한국경제·SBS 각 17건 ▲채널A 18건 ▲KBS 23건 ▲MBN 25건 ▲매일경제 26건 ▲조선일보 27건 ▲경향신문 33건 ▲한국일보 35건 ▲JTBC 36건 ▲동아일보 42건 ▲MBC 45건 ▲한겨레 55건 등으로 집계됐다. 민언련은 "자본시장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등 의혹이 가볍지 않고 제1야당 대선 후보 배우자 의혹이란 점을 고려할 때 유권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달했다고 볼 만한 보도량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건희씨 허위경력 의혹 관련 보도량(2021/08/20~2021/11/30)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배우자 김혜경 씨 낙상사고와 김건희 씨 의혹 보도를 비교하면 차이는 분명해진다. 민언련이 김혜경 씨 낙상사고 보도가 처음 보도된 11월 10일부터 10일간 관련 보도를 확인한 결과 채널A는 11개, TV조선은 10개의 리포트에서 관련 내용을 전하거나 언급했다. 1년 9개월 동안 김건희 씨 의혹에 대해 채널A는 18건, TV조선은 16건 보도했다.

민언련은 김건희 씨 관련 보도의 경우 내용도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김건희 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사안이 복잡한 만큼 언론이 검증은 물론 혐의점도 쉽게 풀어내야 했지만 상당수 언론이 수사 사황을 관망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구속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식 1599만여주(약 636억 원)를 '주식 전문가' '주가조작 선수'로 불리는 이 모 씨와 공모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자본시장법상 주가조작)를 받고 있다. 2013년 경찰 내사보고서에 김건희 씨가 2010년 주식 10억 원 상당이 든 증권계좌를 이 씨에게 맡겼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 '전주'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윤석열 후보는 김건희 씨가 주식 전문가에게 계좌를 맡기고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를 한 건 사실이지만 손해를 본 게 전부라는 입장이다.

권오수 회장과 이 씨 외에 다른 공범 3명은 이미 구속·기소된 상태다. 이 밖에 ▲2012년 도이치보터스 신주인수권을 매입한 뒤 사모펀드를 팔아 수익을 거둔 건 ▲2013년 도이치모터스가 설립한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2억 원을 액면가에 사들여 5대 주주에 오른 건 ▲2017년 도이치파이낸셜 주식을 다른 업체들에 비해 싼 가격에 사들였다는 의혹 ▲도이치모터스의 코바나컨텐츠(김건희 씨 회사) 반복 후원 등 김건희-권오수 특수관계 의혹이 불거졌다.

김건희씨 주요 5개 의혹을 다룬 신문 지면(2020/02/18~2021/11/30) 및 방송 저녁종합뉴스(2020/02/17~2021/11/30) 보도량과 김혜경 씨 낙상사고 등을 보도한 신문 지면 및 방송 저녁종합뉴스 보도량(2021/11/10~2021/11/30)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언련은 "김건희 씨가 왜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기사는 찾기 어렵다. 권오수 회장을 포함해 관련자들이 기소되면서 김건희 씨가 여러 차례 언급만 됐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인지 시청자 이해를 돕는 보도는 드물다"고 말했다.

민언련은 "특히 KBS와 채널A의 경우 주가조작 의혹을 각각 14건, 9건 보도에서 언급했지만 '김건희 씨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반부패수사 2부에 배당됐다'와 같이 수사 상황을 언급하는 데만 쓰이거나 단신으로 전했고, '여러 의혹을 받고 있다' 처럼 다른 의혹과 함께 언급하는 수준의 소극적 보도를 이어나갔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난 10월 21일 법률팀을 통해 김건희 씨 주가조작 의혹 해명을 위한 주식거래 내역 일부를 공개했다. 하지만 주가조작 의혹 여부를 확인할 주요 시기 자료는 제외됐다. 윤 후보 법률팀은 2010년 1월 14일부터 2월 2일까지 주식거래 내역을 공개했지만 경찰 내사보고서상 주가조작 공모 시작 시점은 2월 초, 주식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시점은 10월경이다. 김건희 씨가 선수 이 씨를 만난 시점도 2010년 2월 초순경이다.

KBS, MBC, JTBC, MBN, 동아일보 등이 공개된 김건희 씨 주식거래 계좌의 문제를 제기한 반면 TV조선과 채널A는 윤 후보가 김건희 씨 계좌를 공개해 대응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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