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대통령실이 천공 대통령 관저 개입을 의혹을 제기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과 이를 보도한 뉴스토마토·한국일보 기자를 허위사실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대통령실은 “‘역술인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였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가짜 의혹을 제기한 것은 공무원들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악의적 프레임”이라며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고 청와대를 국민 품에 돌려드린 지 이미 9개월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이전과 관련한 거짓 의혹제기만 되풀이하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12월 같은 의혹을 제기한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를 자처하고 있는 천공. (사진=정법시대 유튜브 캡처)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를 자처하고 있는 천공. (사진=정법시대 유튜브 캡처)

관심 있는 국민이라면 윤 대통령의 멘토를 자처한 ‘천공’과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 네트워크 본부에서 활동했던 ‘건진법사’의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천공은 “윤 총장(윤 대통령)을 가르친다”고 서슴없이 말하는 사람이다. 천공은 지난 2021년 3월 4일 조선일보 출신 최보식 기자가 운영하는 <최보식의 언론>과 인터뷰에서 “‘윤석열 멘토’ 역할을 한다는 말이 맞나”라는 질문에 “윤 총장(윤 대통령)이 내 공부를 하는 사람이니까 좀 도와준다. 지금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천공은 “(윤 대통령과)전화를 하고 열흘에 한번쯤 만난다”며 “정리를 잘 하고 있고 내가 다듬어주고 있다”고 했다. 최 기자가 “윤 총장이 대선에 나오나”라고 묻자 천공은 “나온다”고 단언했다. 

천공에 따르면,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소개한 것은 배우자 김건희 씨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했고, 김 씨가 천공의 유튜브를 보다가 천공이 박근혜의 운명과 관련해 법문을 풀어놓은 유튜브를 윤 대통령에게 권했다는 것이다. 천공은 “윤 총장(윤 대통령)이 몇 번이나 그걸 반복해 들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천공은 “구체적으로 무슨 공부를 시킨다는 건가”라는 질문에 “내가 지금 뭘 해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물을 게 있지 않은가. 그런 물음에 답을 해준다”며 “내가 (윤 대통령에게)‘쥐 죽은 듯이 공부해라. 세상이 필요한 것을 하라. 다음 공직에 나오면 너(윤 대통령)의 역량을 꺼내 보여주라. 봉사한다고 말해라. 대통령을 하느냐 못 하느냐는 자기가 결정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10월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혹시 천공 스승님을 아시느냐. 본인이 스스로 ‘윤석열 후보의 멘토 지도자 수업을 시켜보겠다’라고 자청하는 분인데”라고 질문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천공요? 천공이란 이름은 제가 못 들었는데요”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유 전 의원이 재차 “모 언론인이 인터뷰를 이 사람과 했는데 본인이 윤석열 후봉의 멘토, 지도자 수업을 시키고 있다고 자청하는 분”이라고 질문하자, 윤 대통령은 “제가 알기는 아는데 멘토라는 것은 과장된 얘기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런데 이날 토론회가 끝난 후 윤 대통령은 유 전 의원에게 손가락을 흔들며 “정법(천공)은 그런 사람 아니다. 정법 유튜브를 보라. 정법은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정법에게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이 될 수도 있다”고 항의했다고 한다.

천공이 지난해 3월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수도권 모처에서 유명 연예인 A 씨를 만나 자신이 윤 대통령에게 대통령 출마를 조언했다고 주장했으며 이는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지난해 12월 15일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천공은 “하늘에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올려서 심사를 봤다”며 “(윤 대통령에게) ‘지금 이거(검찰총장) 그만두고 나가서 변호사도 못하니까 큰일 준비해라’해서 불씨가 커졌다”고 말했다. A 씨가 “서울시장이 대통령 된 건 아는데 검찰총장이 대통령 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고 하자, 천공은 “내가 시키는데”라며 웃었다.

천공은 지난 2021년 10월 10일 경기도 용인에서 진행한 강연에서 “우리(천공·윤 대통령)가 만날 때다 보니까 그런 거(검찰총장 사퇴)를 걱정하고 있을 때 (윤 대통령이) 스승한테 물을 때가 있었다”며 “명분이 꽉 찼을 땐 버티지 말고 관두는 게 맞다고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이처럼 역술인 의혹은 천공의 입을 통해 시작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 개인이나 대통령실이 천공을 고발했다는 얘기는 찾아볼 수 없다. 대통령 부부를 비판한 야당 의원들과 언론에 대해 고발을 서슴지 않던 것과 분명 차이가 있다.  

천공이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과시한 것은 사실이고, 윤 대통령이 이러한 천공의 언행을 방치한 것도 사실이다. 윤 대통령이 천공과 정말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천공을 고발하는 게 수순이다. 증언과 탐문취재를 근거로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과 제보자를 고발하는 것은 입을 막겠다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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