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뉴시스 A 기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40일이 지났다. 사측이 노무법인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A 기자의 부서장 B 씨의 직장내 괴롭힘이 확인됐다. B 씨에 대한 직장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돼 사측이 조사에 나섰다.  

뉴시스 기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18일 7기, 19일 4기 기자들이 A 기자의 죽음에 대한 사측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추가적인 기수 성명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뉴시스 로고. (사진=뉴시스 홈페이지 캡처)
▲뉴시스 로고. (사진=뉴시스 홈페이지 캡처)

1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뉴시스지부는 뉴시스 구성원들에게 직장내 괴롭힘 조사에 대한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뉴시스지부는 "사측에 확인한 결과, 면담을 담당한 노무법인이 작성한 직장내 괴롭힘 조사보고서가 1월 16일 사측에 전달됐다"면서 "직장내 괴롭힘 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뉴시스지부는 "해당 보고서를 토대로 이번 달 안에 인사위가 열릴 예정이며 오늘 오전 회사 측이 당사자에게 인사위 회부를 통보했다"면서 "조사보고서 내용은 지부장이 확인할 예정이나 인사위 징계 결과 공개는 그간 결과를 공개한 전례가 없는 관계로 원칙상 불가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뉴시스 4기 기자들은 '책임자에 대한 엄정한 징계를 촉구한다. 당신들도 공범이다. 우리도 공범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뉴시스 4기 기자들은 사측에 ▲노무법인 조사 결과 공개 ▲이번 사태에 책임 있는 이에 대한 엄정한 징계 ▲그간 사태를 방관하고 묵인한 것에 대한 사과 ▲또 다른 직장내 괴롭힘은 없는지에 대한 조사 및 조치 ▲뉴시스 조직문화 혁신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뉴시스 4기 기자들은 "A 기자는 2011년 8월 입사해 스포츠부·정치부·국제부를 돌며 취재 활동에 전념했다"며 "주변을 두루 배려하는 착한 성품과 누구보다 일찍 출근해 현장을 지키는 성실함을 모르는 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그가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고 비통하다"며 "작금의 상황이 한없이 부끄럽다. 지금 이 순간도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자괴감을 떨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그는 과거 정치부 폭력사태의 피해자 중 한 명"이라면서 "6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도록 뉴시스의 조직 문화는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6년 12월 국회 부스에서 뉴시스 정치부 차장이 후배 기자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A 기자는 정치부 소속이었다. 

이들은 "후배들을 닦달하고 괴롭히던 이가 차장으로, 부장대우로, 승진을 거듭했다"며 "이런 인사는 시그널이 돼 조직문화를 더욱 망가뜨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편집국에 고성이 끊이지 않고, 인격 비하와 직장내 괴롭힘이 난무했다"며 "못버틴 이들은 떠났고, 버틴 이들의 생활은 피폐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4기 기자들은 "있어서는 안 될 직장내 괴롭힘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인사권자들은 그것을 '능력'으로 포장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기사는 '성과'로 치하했다"며 "우리는 눈을 감았고, 침묵했다. 부끄럽게도 그것이 조직 문화로 굳어졌다"고 했다.

뉴시스 4기 기자들은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 한 달이 훌쩍 넘었다"며 "그 사이 괴롭힘의 당사자로 지목된 이의 보직 이동만 있었을 뿐 어떤 눈에 보이는 조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의 선택을 조금이라도 헛되이 하지 않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한 진상 규명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