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무속인 전 모 씨(건진법사)가 선거대책본부에서 고문 직함으로 인재영입 활동을 하고 있다는 세계일보 보도와 관련해 국민의힘 해명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일보 후속 보도로 무속인이라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17일 국민의힘 선대본 공보단은 이날 세계일보 보도와 관련해 "전 씨는 선대본부 전국네트워크위원회 고문으로 임명된 바가 전혀 없다. 무속인이라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대한불교종정협의회 기획실장 직책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인사가 전국네트워크위원회에 몇 번 드나든 바는 있으나 선대본부 일정, 메시지, 인사 등과 관련해 개입할만한 여지가 전혀 없었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세계일보는 <[단독] '윤캠 관여 의혹' 무속인, '마고할머니' 모셔.. 조계종 "우리 스님 아니다">에서 "'국사'를 자처하며 윤 후보 선대본에서 활동한 무속인 전 씨는 '마고할머니'를 모시는 무속인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대한불교조계종 취재를 통해 전 씨가 조계종 출신이 아니며 그가 속해있다는 '종정협의회'라는 모임도 조계종 종단에 존재하지 않는 집단이라고 전했다. 앞서 세계일보는 전 씨가 국민의힘 선대본에 합류하기 전 조계종과는 무관한 '일광조계종' 총무원장 등의 직함으로 대외활동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세계일보는 "전 씨가 재직 중인 일광조계종은 2018년 충주시 세계소방관경기대회에서 소 가죽을 벗기는 굿 행사를 벌였다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고 전했다.

2018년 9월 한겨레는 기사 <제물로 올라온 가죽 벗겨진 소 사체, 무슨 일?>에서 "'2018년 수륙대재 및 국태민안등불축제'에서 가죽을 벗긴 소 사체가 제물로 오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며 "일광조계종이 주최하고 대한불교종정협의회가 주관한 이 행사는 충주에서 열린 세계소방관경기대회를 안전하게 개최하고 충주시 경제 발전 등을 기원한다는 취지로 열렸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행사를 기획한 일광조계종 총무 스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한겨레에 "무속인들에게 행사 일부를 맡겼는데, 그런 상황이 벌어질 줄 몰랐다"며 "무속행사에서는 제물이 필수인 걸로 알고 있다. 여기서 소를 잡았다는 소문도 돈다고 하는데, 도축증명서를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한겨레가 '불교에서는 살생을 금지하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이 인사는 "스님들이 소를 잡거나 돼지를 잡은 게 아니라 (정식으로) 도축장에서 도축했다. 그 소를 고기로 본 게 아니라 제물로 본 것"이라며 "(무속인들이)일광조계종과 상관이 없는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라고 답했다.

한겨레 2018년 9월 20일 기사 <제물로 올라온 가죽 벗겨진 소 사체, 무슨 일?>

윤 후보가 전 씨를 만난 적이 있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17일 오전 기사에서 "윤 후보가 건진법사(전 씨) 관련 보도를 보고 받고 '얼굴을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는 국민의힘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하지만 세계일보는 이날 오후 기사 <[단독] ‘무속인 캠프 관여’ 의혹… “尹, 지인 통해 1∼2차례 봤다고 한다”>에서 "윤 후보가 (전 씨에 대해) '지인을 통해 1~2차례 만난 게 전부'라고 말했다고 들었다"는 국민의힘 선대본 관계자 발언을 보도했다. '윤 후보가 전 씨를 사적으로 만난 것이냐'는 세계일보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제가 당 관계자에게 그분을 소개 받아서 인사를 한 적이 있는데, 스님으로 알고 있고 '법사'라고 들었다"면서 "직책은 전혀 맡고 있지 않고 일정-메시지 관여 기사는 참 황당한 얘기"라고 말했다.

앞서 세계일보는 윤 후보 선대본에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 모씨가 고문이란 직함을 달고 인재영입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전 씨가 권영세 선대본부장 직속 '조직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윤 후보는 배우자 김건희 씨 소개로 전 씨를 알게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썼다.

세계일보는 "선대본부 내에는 전 씨의 이 같은 행태에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 씨가 윤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 관리, 인사 등이 결정되는 과정에 개입하는 바람에 이미 조율이 끝난 후보의 동선과 메시지가 뒤집히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라며 "'대체 누가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냐'는 불만이 속출했고, 원인을 추적한 끝에 '전 고문'이 지목됐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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