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주요 신문사의 신년사 주요 키워드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비판’, ‘디지털화’였다. 조선일보와 매일경제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논의를 두고 “언론자유가 공격받았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경향신문 등은 올해 디지털 유료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방상훈 조선일보 대표이사는 신년사에서 “지난해 언론자유에 대한 온갖 공격에도 불구하고 언론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할 말 하는 신문’의 전통을 이어갔다”며 “디지털 전환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디지털 DNA를 조직에 심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자유에 대한 온갖 공격’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말한다.

(사진=리얼미터)

방상훈 대표이사는 “미디어와 IT 기술이 급속히 결합하는 새로운 시대에 조선미디어그룹의 2022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면서 “첨단 IT 기반의 ‘메타 미디어’ ‘테크 미디어’로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겠다. 이를 위해 향후 10년간 총 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메타버스·NFT·AI·빅데이터·블록체인 유망 기업에 투자하고, 자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국내에서 정치적 이슈들이 사회적·경제적 문제들을 압도하며 이성적인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언론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언론중재법 같은 악법이 다시는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언론 스스로 독자 권익을 보호하는 한편,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세력들에 적극 대응해 나가야하겠다”고 밝혔다.

장대환 회장은 “매경은 작년 언론자유를 위해 최일선에서 두려움 없이 싸웠고 앞으로도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해 매경인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앞장서 나가야겠다”며 “또한 정부광고에 대한 새로운 집행 지표가 올해부터 적용된다고 한다. 그러나 적용 기준의 모호성 때문에 벌써부터 편향성 같은 문제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장 회장은 “관련 규정이나 기준을 잘 살펴보고 대처하여 불이익이 없도록 사전에 준비를 잘해야겠다”고 주문했다.

중앙일보, 경향신문 CI

디지털 기반 유료화 선언

중앙일보·경향신문은 디지털을 통한 유료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올해를 ‘디지털 유료화’의 원년으로 꼽았다. 홍정도 중앙일보·JTBC 부회장은 “새해는 디지털에 무게중심을 더 옮겨 주기 바란다”며 “우리 플랫폼을 꼭 이용하고 싶어하는 충성도 높은 구독회원이 늘어날수록 중앙일보의 브랜드 가치와 영향력은 커질 것이다. 중앙일보는 새해를 디지털 콘텐트 유료화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홍정도 부회장은 “차별화된 킬러 콘텐트를 제작해 뉴스 경쟁력을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해주기 바란다”며 “출입처 중심의 취재에서 벗어나 이슈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깊이 있는 콘텐트를 생산해야 한다. 속보보다는 심층 취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했다. 홍 부회장은 “선택과 집중이 우리의 살길”이라면서 “나아가 중앙일보 디지털을 이용자 참여형 커뮤니티로 진화시켰으면 한다. 예민한 이슈들을 공론화하고, 활발한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점을 찾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향신문도 독자 기반 수익모델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석종 경향신문 사장은 “내실을 다지고,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디지털 전환 시행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보완해나갈 것이다. 더 나아가 온라인 회원 확대, 독자 데이터 분석 강화 등을 통해 독자 기반의 수익모델을 준비하는 작업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김현대 한겨레 대표이사는 “신사업과 디지털 시스템 개발을 중심으로 50억 이상 투자를 예상하고 있다”며 “콘텐츠 생산역량도 꾸준히 강화해 나가겠다. 과감한 투자 없이, 과감한 디지털 전환도 고품질 신뢰언론 구축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수시로 겪는 경영의 불안정에 대응하고 전환기의 투자에 대비할 수 있는 자력갱생의 길을 닦아야 한다”며 “수익성 높은 사업체를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김 대표는 “직선제를 포함한 한겨레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문제도 큰 숙제로 가슴에 품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미디어스)

신년사에서 전임 경영진 작심 비판

곽태헌 서울신문 사장은 전임 경영진을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곽 사장은 “과거 경영진은 실적을 부풀리려고 그랬는지 퇴직충당금조차 제대로 마련해두지 않았다”며 “이런 무원칙 경영은 다시는 없다. 많은 비정상적인 일들을 정상으로 돌려놓겠다”고 밝혔다. 곽 사장은 “전임 경영진 시절, 호봉제 선배가 연봉제 후배보다도 연봉을 덜 받는 역전 현상이 빚어졌는데도 개선되지 않았다”며 “이런 불합리를 보고도 제도를 정비하지 않고 묵인한 사실은 매우 유감스럽다. 새해에는 불합리한 급여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곽태헌 사장은 서울신문에 연공 서열주의, 온정주의가 팽배했었다면서 이를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곽 사장은 “줄을 서지 않아도 능력있는 분들이 대우받는 회사, 맡은 일을 묵묵히 하는 성실한 분들이 대접받는 회사를 만들겠다”며 “공채 동기가 웬만하면 같이 승진하는 관행도 이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곽태헌 사장은 “호반그룹이 최대주주가 됐다”며 “과거의 지배구조에서 있었던 잘못된 타성과 관행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 우리사주 주식의 유무가 주인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기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곽 사장은 “서울신문 가족 모두가 주인의 마음으로 일하는 진짜 주인이 돼야 한다”며 “서울신문의 위상, 영향력, 복지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다함께 호흡 맞춰 보자”고 강조했다.

2019년 중흥그룹의 자회사가 된 헤럴드의 정창선 회장은 “올해는 모기업인 중흥그룹에도 뜻깊은 해”라면서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제2의 창업을 맞이한다는 각오다. 외적 환경의 변화와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세계 초일류 건설 그룹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헤럴드 역시 세계 초일류 건설 그룹의 일원으로서 자부심과 함께 미디어 본연의 가치 재고는 물론 무한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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