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가 ‘뉴스7’의 성과와 과제를 평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9시 뉴스와 차별화를 주문하며 지역 이중 소외 현상, 굳어진 수도권과 지역 이분법 시각 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S '뉴스7' 주 4회 방송은 지난해 2월 3일 제주총국을 시작으로 전국 9개 총국으로 확대됐다. KBS공영미디어 연구소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1월 6일까지 14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뉴스7' 개편 이후 시청자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7점이다.

3일 KBS아트홀에서 열린 <KBS 뉴스7이 지역방송 활성화에 미친 성과와 과제> 토론회 (사진=KBS)

'뉴스7'을 선호하는 이유 1위는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다’로 일주일에 3일 이상 시청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35.1%였다. '뉴스7'은 전문가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중앙집권적 뉴스 보도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성을 전면적으로 구현했으며 전국뉴스와 지역뉴스의 경계를 허문 첫 시도로 평가됐다.

지난 3일 열린 KBS 뉴스7 전국 시행 1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뉴스7'이 나아가야 할 과제를 제안했다. 한선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뉴스7'에 도입된 새로운 포맷의 안정화와 '뉴스9'와의 차별화 전략을 제안했다. 인권, 젠더, 어린이 등 다양한 이슈와 패널을 발굴해야하며, 모바일 플랫폼 등 뉴스7 유통 채널의 다양화가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타 지역방송 뉴스와의 차별점으로 ‘권력감시’와 ‘미담 기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KBS가 외적 통제 요인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기에 권력기관을 비판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넓다. 재원이 가장 안정적인 KBS가 지역에 각종 거대 권력·이익 단체들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시청자의 요청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는 휴먼스토리가 지역 뉴스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그동안 지역 뉴스는 주변적인 뉴스만 해왔다. 제작진이 스스로 범주화해온 탓”이라며 “부산에는 어촌과 항구만 있는 게 아니라 서울과 동일한 보편적인 뉴스 소재들이 있다. 지역총국은 중앙의 요구에 따라 지역 주변부만 취재했는데 이제는 지역총국이 뉴스의 중심이 돼서 보편적인 뉴스를 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일 극동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각 지역별로 지역뉴스 제작이 어떤 성과와 만족도를 가져왔나 구별해서 봐야 한다"면서 "시청자 수요 조사를 보면 부산, 대구, 경북, 광주전남, 세종, 충남 등은 광역시나 도 단위의 생활권 지역뉴스를 늘려야 한다는 게 훨씬 많았고 거대 도시가 없는 충북, 강원, 경남의 경우에는 시군단위의 뉴스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 안에도 굉장히 다양한 갈등과 쟁점이 있기에 지역 간 이해관계가 충돌될 때 어떤 방식으로 소화할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손주화 전북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중 소외 현상을 우려한다. 전라북도에는 14개 시도가 있고 주요 시군을 제외한 11개 시군은 지난해 상반기 동안 관련 뉴스가 3.7%에 불과했다. 어떤 지역은 6개월 동안 한 번도 보도되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손 처장은 “자본 권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KBS가 지역문제를 해소해 나가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KBS전주 총국은 ‘지역풀뿌리’ 뉴스로 지역 신문과 협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7' 활성화 정책을 가장 먼저 시행한 제주총국의 김익태 기자는 “지역을 제1의 가치에 두고 수신료 현실화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공영미디어 역할이라는 추상적인 비전이 아닌 2030년까지 수도권 밖에서 프로그램 50%를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내걸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기존 지역 로컬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PD 절반을 뉴스7시에 배치하고, 나머지 절반은 전국 프로그램을 만들게 해야 한다. 1단계로 총국별 전국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2, 3개 지역기지 거점을 기반으로 한 활성화 논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BBC의 선례를 언급하며 팀장급이 아닌 임원, 간부급이 지역으로 와서 지역 중심의 모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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