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한국의 대표적 논객 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이달 말 정년퇴임한다. 전북대는 강 교수를 명예교수로 추대할 예정이다.

강준만 교수는 ‘안티조선 운동’으로 대표되는 언론개혁 운동을 이끈 실천적 학자다. 강 교수는 보수 언론이 ‘종북 색깔론’을 제기하던 1998년 조선일보를 실명 비판했고 이후 안티조선 운동이 가시화됐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사진=연합뉴스)

강 교수는 1998년 월간 ‘인물과 사상’을 창간했다. 인물과 사상은 한국에서 가장 논쟁적인 언론으로 자리 잡으며 지식인과 권력에 서슴없이 칼날을 들이댔다. 인물과 사상의 창간 당시 목표는 ‘언론의 오만과 방종을 응징한다’, ‘지역 차별, 학력 차별, 성차별 등 모든 종류의 부당한 차별에 대해 투쟁한다’, ‘성역과 금기가 없는 실명비판의 문화를 우리 사회의 주류 문화로 정착시킨다’ 였다.

월간 인물과 사상은 2019년 무기한 휴간했지만 출판사 인물과 사상은 인문, 사회, 역사, 언론 등 다양한 분야의 단행본을 출판하고 있다. 또한 강 교수는 1989년부터 현재까지 3백여 권의 저서를 출간하며 활발한 저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강 교수는 언론 신뢰도 하락의 원인을 ‘소통 부족’에서 찾고 ‘솔루션 언론학’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창했다. 강 교수는 2019년 언론정보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해장국 언론’을 갈망하는 게 지금 당면한 현실”이라며 “국민 다수가 해장국 언론을 원하는 상황에서 언론개혁은 가능하지 않다. 이제 언론이 정파성을 초월한 공공적 솔루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올해 신문과방송 1월호 기고에서 언론이 봉사적 인식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언론이 겸손·신뢰·실력을 갖춰 시민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종교적 신념에 가까운 정파성으로 무장한 사람들의 신뢰를 얻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오보를 비롯해 자신들의 실수를 1면에 큼지막하게 알리면서 사과하는 언론사가 있다면 논조엔 동의하지 않아도 그 언론사의 기사는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가 형성되는 동시에 독자들이 부여하는 권위가 생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 교수는 지난달 경향신문 칼럼 <'어용 언론'을 요구하는 문파들께>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한겨레·경향신문이 ‘어용 언론’이 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문 정권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검찰개혁을 비롯해 주요 현안들에 대한 원론적인 생각은 같지만, 구체적 각론으로 들어가면 문파(문 대통령 지지자)와 각자 딴 나라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처럼 갈라진다”며 “자신의 구미에 맞지 않는 내용이 있으면 ‘절독’을 위협하거나 ‘기레기’라고 욕하는 게 무슨 유행병처럼 돼 버리고 말았다. 두 신문은 무조건 문 정권의 편을 드는 '어용 언론'이 되어야 한다는 요구를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조지아 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석사학위,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강 교수는 석박사 학위 취득 전 중앙일보, MBC에서 기자·PD로 재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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