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차기 위원장 선거 사전선거운동 논란과 관련해 오정훈 현 위원장이 전국신문통신노조협의회(이하 전신노협)에 출마의사를 밝힌 것은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라는 결론을 냈다.

반면 선관위는 오 위원장을 추대하자는 글을 올린 한대광 전신노협 의장의 행위를 '부적절한 행위'로 판단했다. 또 성명을 통해 오 위원장 사전선거운동 의혹을 제기한 MBC아트지부의 행위를 '사전선거운동'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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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열린 언론노조 11대 임원 선관위 1차 회의 결과에 따르면, 선관위는 "오정훈 위원장이 전신노협 온라인채팅방에 게시한 글은 입후보를 위한 통상적인 준비 절차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고 결론내렸다.

이어 선관위는 한 의장이 같은 온라인채팅방에 게시한 오 위원장 추대글에 대해 "업종별 후보 추대 관행을 전제하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선거의 공정한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오 위원장 사전선거운동 의혹을 제기한 MBC아트지부에 대해서는 "다수의 선거권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발송된 성명서는 성명 게시자의 문제제기 의도를 고려하더라도 특정 후보자의 출마 및 당선을 가로막기 위한 선거 행위로 비춰질 수 있는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할 수 있음을 확인한다"고 했다.

선관위는 한 의장과 MBC아트지부의 행위를 '부적절한 행위'로 판단하고 "경고 처분이 마땅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사전선거운동에 대한 관련 규정이 미비한 점, 업종별 후보 추대가 관행적으로 이뤄져온 점을 고려해 공식적인 규정위반 처리를 하지 않고 '구두 주의' 조치로 갈음했다. 선관위는 향후 사전선거운동 처벌 등 선거관리규정상 미비하다고 판단되는 조항들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선관위는 "출마를 준비 중인 조합원과 임원, 사무처, 본부·지부·분회, 협의회 등 조합 내 각급조직은 임원 선거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행위와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선관위는 앞으로 이러한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에 대해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MBC아트지부는 성명을 내어 오 위원장이 언론노조 산하 업종별 협의회 중 하나인 전신노협에 차기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것은 사전선거운동 소지가 있고, 이는 노노갈등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오 위원장은 전신노협 카카오톡 단체방에 "차기 위원장 선거와 관련해 여러분께 제 의사를 정확히 하는 것이 옳을 듯하여 글을 쓴다"며 차기 위원장 선거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많은 고민을 통해 내린 결정이며 제가 언론노조에서 있었던 지난 시기를 돌이켜보며 내린 판단이다. 전신노협 동지들의 애정 어린 관심을 부탁한다"고 했다.

이보다 앞서 한 의장은 같은 단톡방에 "선거는 간접선거이지만 비밀투표가 보장되어야 한다. 오해 없도록 이 전제하에 제 의견을 말씀드린다"며 "현 오정훈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언론노조 위원장 선거 당시 전신노협이 내세운 후보였다. 이 명제는 현재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한 의장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 없는 표 몰아주기 같은 결의를 할 수는 없으며 그래서도 안된다고 본다"며 "대안으로 오정훈 위원장은 전신노협이 추대한 후보임을 최소한 재확인 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단, 투표 행위는 대의원들의 선택의 몫"이라고 썼다.

오 위원장은 MBC아트지부 문제제기에 대해 지·본부장들의 문의가 많아 출마 사실을 밝힌 것일 뿐, 지지를 구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오 위원장은 "중상모략"이라며 "글 내용 안에 '지지를 해달라', '의지를 모아달라'는 선거운동 문구가 들어간 게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언론노조 차기 위원장 선거는 내년 2월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언론노조 선거관리 규정과 관계자 설명 등을 종합하면 선관위는 내년 1월 6일경 차기 위원장 선거일정과 선거운동방식 등을 확정한다. 1월 8일 선거공고를 시작으로 15일 후보등록 마감, 18일 선거유세 시작, 2월 4일 투표 등 선거 일정 가안이 잡힌 상태다.

언론노조 11대 임원 선관위는 이종풍 선관위원장(EBS지부장)을 비롯해 박재홍 CBS지부장, 박찬익 전북협의회 의장, 박태외 코바코지부장, 배승현 아리랑국제방송지부장, 장성현 매일신문지부장, 장형우 서울신문지부장 등 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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