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불거진 '사전선거운동' 논란을 조사하게 됐다.

17일 열린 언론노조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중집)에 참여한 복수의 위원들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언론노조 중집은 차기 위원장 선거 선관위를 구성했다. 선관위원장에는 이종풍 EBS 지부장이 선출됐다. 중집위원들은 16일 언론노조 MBC아트지부 성명으로 촉발된 차기 위원장 사전선거운동 논란과 관련한 판단을 선관위에 맡기기로 의결했다.

선관위는 추후 논의를 통해 조사 안건을 확정한다. 사전선거운동 소지, MBC 아트지부 문제제기의 적절성 등에 대한 조사 여부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한 선관위원은 이번 논란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속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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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아트지부는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오정훈 현 위원장이 언론노조 산하 업종별 협의회 중 하나인 전국신문통신노조협의회(이하 전신노협)에 차기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것은 사전선거운동 소지가 있고, 이는 노노갈등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오 위원장은 MBC아트지부 문제제기에 대해 지·본부장들의 문의가 많아 출마 사실을 밝힌 것일 뿐, 지지를 구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오 위원장은 "중상모략"이라며 "글 내용 안에 '지지를 해달라', '의지를 모아달라'는 선거운동 문구가 들어간 게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오 위원장은 전신노협 단톡방에 "차기 위원장 선거와 관련해 여러분께 제 의사를 정확히 하는 것이 옳을 듯하여 글을 쓴다"며 차기 위원장 선거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많은 고민을 통해 내린 결정이며 제가 언론노조에서 있었던 지난 시기를 돌이켜보며 내린 판단이다. 전신노협 동지들의 애정 어린 관심을 부탁한다"고 했다.

이보다 앞서 한대광 전신노협 의장은 단톡방에 "선거는 간접선거이지만 비밀투표가 보장되어야 한다. 오해 없도록 이 전제하에 제 의견을 말씀드린다"며 "현 오정훈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언론노조 위원장 선거 당시 전신노협이 내세운 후보였다. 이 명제는 현재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한 의장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 없는 표 몰아주기 같은 결의를 할 수는 없으며 그래서도 안된다고 본다"며 "대안으로 오정훈 위원장은 전신노협이 추대한 후보임을 최소한 재확인 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단, 투표 행위는 대의원들의 선택의 몫"이라고 썼다.

중집회의에서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는 후문이다. 중집위원들에 따르면 사전선거운동 소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출마선언일 뿐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라는 의견과 조직분열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충돌했다. 이와 함께 한 의장 발언이 도마위에 올랐다. 전신노협 의장의 발언이 계파적 성격을 띈다는 입장과 방송노조협의회도 이 정도의 추대 발언은 해오지 않았느냐는 입장이 나왔다. 한 의장은 자신의 발언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MBC아트지부 성명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명불상의 휴대전화를 통해 일방적으로 각 지·본부장에게 공유돼 이 자체가 사전선거운동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선관위 조사 내용 논의에 MBC 아트지부의 문제제기 적절성 여부가 포함됐다. 하지만 MBC아트지부의 비판 성명을 조사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입장도 나왔다.

한편, 언론노조 선거관리 규정과 관계자 설명 등을 종합하면 선관위는 내년 1월 6일경 차기 위원장 선거일정과 선거운동방식 등을 확정한다. 1월 8일 선거공고를 시작으로 15일 후보등록 마감, 18일 선거유세 시작, 2월 4일 투표 등 선거 일정 가안이 잡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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