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의혹에 대해 ‘특혜’라는 응답이 ‘문제없다’보다 많았다. 하지만 유일하게 40대에서만 ‘문제없다’는 응답이 우세해 관심이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 민주당 지지 효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업체 4개사는 지난 17~19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섯 번째 전국지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추미애 장관 아들 관련 의혹을 ‘부모의 지위를 이용한 특혜라고 본다’는 응답이 57%, ‘특별한 문제될 것 없는 사안을 쟁점화시키는 것이라고 본다’는 응답률은 36%로 나타났다. 그러나 40대는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문제없다’는 응답률이 50%를 넘었다.

엠브레인퍼블릭ㆍ케이스탯리서치ㆍ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가 9월 17~19일 만18세 이상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 3.1%p. (자료제공=전국지표조사)

김수민 평론가는 22일 KBS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추미애 장관과 그 아들은 지우고 봐야 한다"면서 "결국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가장 높은 세대가 40대라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김 평론가는 “사람들이 대부분 문제를 판단할 때 원래 가진 생각, 당파성에 따라 판단하는데 민주당 지지자가 많은 40대는 추 장관 문제를 별문제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다. 문 정부는 40대에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 정부에 대한 40대 지지율이 높은 이유로 정치성향이 결정되는 시기에 겪은 사건들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김 평론가는 “정치성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10대 후반에 무슨 사건을 겪는지가 중요하다는 얘기가 있다. 추가로 취업하고 사회에 정착할 때 발생한 사건들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지지세대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생전에 인기가 별로 없었는데 민주화 이후 ‘박정희 신드롬’이 생겼다. 박정희 정부가 끝난 뒤 사회에 정착한 이들이 호황기란 생각을 뒤늦게 하기 시작한 거다. 지금의 40대 역시 또 다른 경험으로 민주당의 주요 주축세대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40대는 취업 시기에 IMF를 맞이했다. 김 평론가는 “1990년 대학진학률은 33% 수준이지만 2001년에는 70%가 넘었다. 40대 후반 세대가 일제히 졸업하면서 같이 취업 시기를 맞이했고, IMF가 터졌다. 박정희 지지자들은 이를 민주화의 실패로 봤지만, 당시 젊은 층이었던 40대 후반 세대는 지금까지 정권을 잡아왔던 이들의 문제로 보고 ‘국민의힘’에 대한 비토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40대 초반 세대의 경우 2000년대 시민참여의 시대가 영향을 끼쳤다고 봤다. 김 평론가는 40대 초반 세대는 2000년대 총선, 시민연대 낙선 운동, 노무현 대통령 당선, 노무현을사랑하는모임, 촛불시위 등 일련의 사건들이 벌어져 ‘우리가 광장문화를 열었다’라는 추억이 깃든 세대라고 설명했다.

김 평론가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며 이들의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 시절에 등록금 폭등 등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었겠지만, 사회에 나가면 부조리가 더 크게 보이고,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투영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 40대를 통칭하는 ‘노무현 세대’와 그 윗세대인 ‘박정희 세대’는 지지성향이 다르지만 닮아있다고 해석했다. 박정희 세대가 박정희를 그리워하듯, 노무현 세대의 정서가 집약돼 문재인 대통령을 향했다는 것이다.

다만 부동산 문제를 두고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 평론가는 “박정희 지지세대는 박정희(대통령) 덕분에 먹고 산다는 생각이 있지만 40대는 노무현(대통령) 덕분이라는 생각은 안 한다”며 “현 정부도 이들을 단순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여기지 말고, 경제문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