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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n번방 호기심" 이어 신체비하 발언 논란48cm 투표용지에 "키 작은 사람 투표용지도 못 들어"… '잇단 설화'에 연일 구설수
송창한 기자 | 승인 2020.04.03 13:01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4·15총선 국면에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발언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황 대표는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영상거래 사건에 대해 '호기심'으로 방에 입장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처벌 판단을 달리할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은 지 하루 만에 투표용지 길이를 두고 신체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황 대표는 2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유세현장에서 길이가 48.1cm인 4·15 총선 투표용지를 두고 "키 작은 사람은 자기 손으로 들지도 못한다"며 "많은 정당 중 어느 정당을 찍어야 할지 헷갈리게 됐다. 선거가 완전 코미디가 됐다"고 말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따라 비례대표 후보 정당들이 많아진 상황을 신체비하 발언으로 비판한 것이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서울 종로구에서 유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황 대표와 미래통합당은 지난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 논의과정부터 선거법이 개정되면 100개가 넘는 비례정당이 난립할 것이라면서 자신들도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창당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과 별개로 황 대표의 '신체비하' 발언에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3일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국민적 지탄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신체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편협적인 사고마저 드러냈다"며 "키가 작은 사람은 투표용지를 들 수 없어 투표도 할 수 없다는 말인가. 아니면 길다는 것에 불과한 가벼운 종이조차 들지 못해 자신의 권리마저 포기해야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민생당 이연기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n번방 방문자들에 대한 경솔한 언급이나 키 작은 국민들에 대한 비하는 황 대표의 공감능력 결여, 타인에 대한 배려심 부족을 일관성 있게 보여준다"며 "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황 대표의 '갑질 언어'가 반복되고 있다"고 규탄했다. 

장애인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하 장애벽허물기)은 3일 논평을 내어 황 대표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능력을 키워라"라고 비판했다.

장애벽허물기는 "황 대표는 48cm 길이의 투표용지를 '키 작은 사람'에 빗대 일부 신체 장애인을 떠올리게 했다"며 "이로 인해 불쾌한 감정을 가지거나 상처받은 장애인들이 생기고 있고, 더 나아가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확대·재생산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애벽허물기는 "황 대표는 지난해 '(비하 발언 등을)고쳐나가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최근의 언행들을 보면 의구심이 든다"며 "n번방 사건 관련 발언이나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대하는 태도, 어제의 발언 등을 볼 때 진정으로 고쳐나가고 있는지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일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 대표는 지난 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n번방 가입자 전원 신상공개 가능여부 등에 대한 질문에 "호기심에 의해 방에 들어왔는데 적절하지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들에 대해서는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현재까지 알려진 n번방 사건 경위를 보면 유료방의 경우 암호화폐 거래를 통해 최대 200만원 가량의 비용을 지불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며, 무료방의 경우도 별도의 링크를 통해 입장할 수 있는 등 참여 절차가 복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황 대표의 발언이 적극적 의지에 따른 성착취 범죄를 '호기심'의 차원으로 축소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발언은 아니지만 이날 황 대표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인 시각장애인 김예지 씨의 안내견을 쓰다듬은 행동도 논란이 됐다. 시각장애인을 안내하는 안내견에게는 일체의 접촉을 해서는 안 된다. 안내 임무를 수행 중인 안내견을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만지는 경우 안내견과 시각장애인 보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목줄에는 이 같은 내용의 주의사항이 적시돼 있다. 

황 대표 등 통합당 소속 후보들의 잘못된 발언에 통합당 내에서도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2일 황 대표와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일정에 없던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 회동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최근 황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에 대해 사석에서 큰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황 대표의 잇단 설화에 대해 주의를 당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오늘(3일) 최근 '인천 촌구석'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인천연수갑 정승연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한다. 정 후보는 지난달 31일 유승민 통합당 의원이 선거사무소를 방문했을 당시 "인천 촌구석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해 인천비하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 선대위원장은 1일 "말 한마디가 선거 판세를 좌우할 수 있음을 숙지해야 한다"고 '말실수 주의보'를 내린 바 있다. 이날 박 위원장은 통합당 공식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서 진행자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임기 끝나고 교도소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먹이면 된다"고 발언한 데 대해 "깊은 유감과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이 같이 당부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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