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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계 갑질,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고 이재학 PD 대책위원회 출범…청주방송, 노무컨설팅 자료 은폐 의혹 불거져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02.19 14:38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CJB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명예회복,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19일 출범했다. 대책위는 “청주방송은 진상규명에 협조하고, 이두영 청주방송 회장은 유족에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 이재학 PD는 2018년 4월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CJB 청주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다. 이재학 PD의 한 달 급여는 120만 원~160만 원 수준이었다. 이 PD는 2018년 9월 CJB를 상대로 청주지방법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냈지만 지난달 22일 패소했다. 이 PD는 4일 저녁 8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출범식 (사진=미디어스)

대책위원회에는 김용균재단·문화연대·전국언론노동조합·민주언론시민연합·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인권센터·정의당·직장갑질119·참여연대·한국PD연합회·한국독립PD협회·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 등 56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대책위원회는 이날 5대 요구사항으로 ▲진상규명 ▲명예회복 ▲책임자처벌 ▲청주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 ▲방송사 프리랜서 등 비정규직 문제 법제도 개선 등을 촉구했다. ‘3대 즉각 조치 요구사항’은 청주방송 이두영 회장의 유족 대면 공식 사과, 직장 내 괴롭힘 중단과 가해자들 자택 대기발령, 노무법인 컨설팅 자료 즉각 공개 등이다.

대책위원회는 청주방송 앞 1인 시위 및 대규모 규탄 집회, 국민 서명운동, 프리랜서 실태조사, 신문 기고, 토론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강대영 한국방송스태프협회 회장, 김두영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장, 송호용 한국독립PD협회장, 양한웅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 오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등이다.

전규찬 언론연대 대표는 “청주방송이 이재학 PD를 죽였다”면서 “그는 자살한 게 아니다. 타살당한 것”이라고 했다. 전 대표는 “남은 일은 범인 색출이며, 청주방송이 그 범인임이 드러났다”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계 갑질을 근절하겠다면서 가이드라인을 내놨고, 방송사·제작사는 상생 협약을 했다. 그 허무한 말장난 뒤에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전규찬 대표는 “방통위는 가이드라인만 던지고 무책임하게 행동했다”면서 “이런 것이 범행을 불러온 건 아닌가"라고 했다. 

이재학 PD의 동생 이대로 씨는 “가족들은 하루하루 울음으로 버티고 있다. 형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하는 다짐으로 살아간다”면서 “청주방송은 형이 14년간 PD로 일했다는 증거를 지우고 있다. 청주방송이 거짓말을 하지 못하도록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고 이재학 PD의 법률대리인인 이용우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단순히 PD 개인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걸 넘어, 프리랜서 비정규직의 근무환경 개선 방향과 연관이 있다”면서 “이재학 PD는 정규직 PD와 다르지 않은 업무를 수행했다. 소송 과정에서 청주방송은 위증 교사, 직원 회유·협박 등의 행태를 자행했다. 고인이 사망한 후에는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고, 장례식장에 간부들이 찾아와 청주방송 직원과 유족의 접촉 여부를 감시했다”고 말했다.

이용우 변호사는 “청주방송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노무컨설팅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청주방송은 ‘노무법인에 문의했지만 자료가 없다’고 말했지만, 오늘 오전 한겨레 기사에 따르면 청주방송은 노무법인에 자료를 문의한 적이 없다. 회사는 진상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언론노조가 제 역할을 못 해 이재학 PD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반성했다. 오정훈 위원장은 “언론노조는 불공정 관행을 해결하려 하지만 많이 부족하다”면서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들이 언론노조(정규직 직원)를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하는 걸 알고 있다. 차별 없는 제작 현장을 만들기 위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고 이재학 PD 사망 사건 경과

2004년

이재학 PD 청주방송 조연출로 입사

2018년 4월

이재학 PD 동료 프리랜서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다 해고

2018년 5월

이재학 PD 방송계갑질119 단체채팅방에 청주방송 상황 제보

2018년 9월

이재학 PD, 청주지방법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소장 접수

2020년 1월 22일

청주지방법원, 이재학 PD 패소 판결

2020년 2월 4일

이재학 PD 사망

2020년 2월 17일

청주방송 국장 보직해임, 프리랜서 근무환경 개선책 마련 등 입장문 발표

2020년 2월 19일

‘CJB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명예회복,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출범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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