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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방송 노조, 이재학PD 사망에 "통렬히 반성한다""전현직 집행부 석고대죄의 심정"…사측 향해 특단의 대책마련 촉구
윤수현 기자 | 승인 2020.02.06 17:49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청주방송지부가 고 이재학 PD의 사망에 대해 반성의 뜻을 밝혔다. 청주방송지부는 “노동조합은 통렬히 반성한다”면서 “보다 많은 비정규직과 저임금자들을 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현직 집행부 전원이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방송지부는 사측에 “청주방송과 프리랜서의 불법적이고 기형적인 고용 형태를 영원히 퇴출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조속히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이재학 PD는 2018년 4월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CJB 청주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다. 이재학 PD의 한 달 급여는 120만 원~160만 원 수준이었다. 이 PD는 2018년 9월 CJB를 상대로 청주지방법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냈지만 지난달 22일 패소했다. 이 PD는 4일 저녁 8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CJB CI

전국언론노동조합 청주방송지부는 6일 <고 이재학 PD의 죽음을 헛되이 말라!> 성명에서 이재한 PD 죽음에 대한 반성의 뜻을 밝혔다. 청주방송지부는 “고인은 복직을 위한 외로운 소송을 진행했고 누구도 패소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더 침통하다. 노동조합 또한 통렬히 반성한다”고 했다. 

청주방송지부는 사측에 책임을 물었다. 청주방송지부는 “사측은 2017년 노무 컨설팅을 통해 이재학 PD를 포함한 일부 비정규직에 대해 ‘직접 고용 의견’을 낸 바 있다”면서 “이는 고용 형태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2명은 직접 고용으로 이어졌으나 이재학 PD는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내몰리고 말았다”고 밝혔다.

청주방송지부는 “고인은 지난해 7월 언론인터뷰에서 ‘회사가 진술서를 낸 직원들에게 전방위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당사자들이 두려워한다’고 말한 바 있다”면서 “만약 ‘거짓 증언’, ‘증인에 대한 협박과 회유’ 등이 사실이라면 사측은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고인과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방송지부는 사내 이재학 PD와 같이 열악한 환경에 놓인 프리랜서 직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청주방송지부는 “우리에겐 아직도 고인과 같이 노동력을 착취당하다시피 하는 프리랜서들이 상당하다”면서 “사측은 3월 개편에서도 제작비 축소를 이유로 프리랜서들에게 ‘더 깊은 저임금의 수렁’으로 밀어 넣고 있다. 사측은 청주방송과 프리랜서의 불법적이고 기형적인 고용 형태를 영원히 퇴출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을 조속히 착수하라”고 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6일 <이재학 PD를 구제할 어떠한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한국사회의 비극> 논평에서 “문제는 청주방송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언론연대는 “이미 MBC <리얼스토리 눈> PD의 독립 PD들에 대한 폭언과 갑질, SBS <뉴스토리> 작가 집단 해고 사태, SBS <동상이몽> 촬영감독의 폭로로 확인된 방송계의 상품권 페이 관행, MBN PD에게 맞아서 안면 골절 피해를 입은 독립 PD 등 온갖 논란을 지켜봐야했다”면서 “대전 MBC에서 벌어진 채용차별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가 업무에서 배제된 김지원 아나운서와 MBC에서 해고된 계약직 아나운서들의 사례 역시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언론연대는 “이재학 PD의 사망 소식이 절망스러운 이유는 한국 사회에서 그를 구제해줄 어떠한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면서 “그동안 계약직 PD와 작가들은 그 업무 특성상 ‘노동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는 사이 방송사들은 법적 책임을 피해갈 편법들을 동원해왔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는 점점 열악해졌다”고 규탄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6일 성명에서 “이재학 PD의 죽음은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한빛센터는 “자신들의 이득만을 강조할 뿐 방송 노동자의 권리는 깡그리 무시하는 CJB와 오랜 시간 비정규직이나 취약한 환경에 놓인 방송 노동자를 착취하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진 한국의 방송 노동 환경, 그리고 방송 노동의 특수성을 살피지 않은 채 철저히 사측의 편을 들어 약자가 살아남을 여지를 없앤 청주지방법원이 만든 공동 범죄”라고 강조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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