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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나쁜 인수합병", 지금 해명이 필요하다[기고]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 | 승인 2019.03.21 09:00

[미디어스] 지난 15일 LG유플러스가 CJ헬로 주식 인수 관련 최대주주 변경승인·인가 신청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접수했다. 이를 시작으로 2016년에 이어 또 다시 본격적으로 IPTV 사업자의 케이블 SO 인수·합병 행보가 시작됐다. 2016년 SKT와 CJ헬로 인수합병이 불허된 당시 상황과 비교하면 현재까지의 반응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공정위원장의 발언이나 방송통신위원장도 유료방송 인수합병에 대해 그리 부정적인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SKT나 KT도 케이블 SO의 인수·합병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유료방송의 경쟁력 제고나 콘텐츠에 대한 투자,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 향상 등 조건이 담보된다면, 유료방송 간 인수·합병은 분명 장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과 3년 전의 상황과 배치되는 사업자들의 행보는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2016년을 복기해 보면, 당시 SKT와 CJ헬로 간 인수합병을 두고 LG유플러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인가 신청을 한 LG유플러스만 하더라도 SKT-CJ헬로의 합병 발표 이후 보도자료 배포, 기자설명회, 각종 토론회 등에서 ‘반경쟁적인 M&A불허’를 주장한 바 있다. 합병보다는 다양한 사업자간 경쟁이 방송시장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다고 주장했고, ‘케이블TV는 끼워 팔기 상품으로 전락’, ‘통신·방송 기업 간 M&A로 인한 요금 인상’, ‘독행기업(maverick:독과점을 막는 방패로 인식되는 기업)을 제거해 알뜰폰 정착 무력화’ 등 부작용 발생을 지적하며 반대했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로 ‘나쁜 합병’이라는 광고까지 게재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현재 이러한 우려는 해소되었다고 볼 수 없다. 여전히 동일한 문제제기가 가능하다.  

유료방송 간 기업결합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인 콘텐츠에 대해서도 콘텐츠 시장의 불공정 행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SKT가 간접적으로 결합하는 CJ E&M의 경쟁PP 송출을 거부하거나 채널번호 배정에서 불이익을 줄 가능성이 증가한다고 지적한 바 있으며, CJ E&M의 방송채널을 지상파 인근 채널로 배정할 것을 우려했다. 또한 SKT계열 유료방송사업자에 인기 콘텐츠를 우선 제공하거나 공급가 인하를 강제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즉, 플랫폼 점유율을 무기로 콘텐츠 시장 내 불공정행위 가능성과 구매협상에서 지배력을 남용할 가능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역시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 후 콘텐츠 강자인 CJ E&M과 협력을 강화할 경우,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문제다.

이처럼, 3년 전 인수·합병 정국에서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전개했던 반대 논리는 여전히 적용되며, 현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LG유플러스에게도 동일하게 제기되는 의문이다. 또한 왜 합병이 아니고 인수인지도 의문이다. 이로 인해 인수 후 차별적 운영으로 CJ헬로의 가입자 빼가기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기업 가치를 하락시킨 후, 손쉽게 합병을 진행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3년 전 공정위의 합병불허 사유인 방송권역에서의 집중도 심화 우려는 현재도 유효하며, 방통위가 여전히 지리적 시장을 방송구역별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도 여전하다. 게다가 LG유플러스는 IPTV사업자 중 유일하게 글로벌 OTT인 Netflix와 독점 계약을 맺고 있다. Netflix는 9:1의 계약으로 유명하며, 이로 인해 국내PP들에게 돌아가야 할 수익이 Netflix에게로 간다는 비판이 있다. 인수 후 CJ헬로 가입자에게도 Netflix 독점계약 형태가 확대 적용된다면 국내 PP들의 피해는 더욱 심화될 우려도 존재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과기부에 인가를 신청한 자리에서 “3년 전과 전 세계적으로 시장상황이 변동했고, (유료방송간 인수합병이)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긍정적인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고 한다. LG유플러스가 어떠한 논리로 인가를 신청했는지는 파악할 수 없으나, 우선 기존에 자신들이 주장했던 반대 논리를 해명하고, 시장상황의 변화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리도 강력히 반대했던 기업결합을 3년이 지난 지금 본인들이 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자사 이기주의이자 ‘내로남불’의 전형이며, 대기업으로서 너무나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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