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 이우현 의원의 보좌관 김 모 씨를 금품수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 의원의 보좌관에게 금품을 제공한 인물이 '1조 사기' IDS홀딩스 유 모 회장인 것으로 드러나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관련기사 : 이낙연 인사청문회 관심은 경대수와 IDS홀딩스로)

11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는 이우현 의원의 전 보좌관 김 씨를 긴급체포하고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서울경제 단독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체포 전날인 지난 10일 이우현 의원실에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브로커 유 모 씨를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지난달 28일 구속해, 김 씨가 지인으로부터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씨에 대해서도 김 씨가 금품을 받고 청탁을 수수한 혐의가 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복수의 언론은 유 씨가 정관계에 이름이 잘 알려진 브로커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브로커 유 씨, IDS홀딩스 회장으로 밝혀져…정치권-IDS홀딩스​ 핵심 연결고리

미디어스 취재 결과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된 유 씨는 IDS홀딩스의 유 모 회장과 동일인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IDS홀딩스 사건은 '제2의 조희팔'로 회자되는 사건으로 1만2000여 명으로부터 약 1조1000억 원을 빼돌린 폰지사기 사건이다.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는 현재 2심에서 사기·방문판매에관한법률 위반 등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문제는 IDS홀딩스 사건에 정치권 관계자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핵심 연결고리로 유 씨가 지목되고 있다는 점이다.(▶관련기사 : IDS홀딩스와 새누리당은 대체 무슨 관계?)

지난 2014년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이 IDS홀딩스 7주년 축하영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디어스 취재결과 경 의원이 사기업체의 축하영상에 등장한 이유는 유 씨의 부탁 때문이었다고 한다. 유 씨가 직접 경 의원을 찾아가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대수 의원이 사기업체의 영상에 등장한 배경은 경 의원과 유 씨의 인연에서 찾을 수 있다. 경 의원과 유 씨는 충북 괴산 출신으로 초등학교 1년 선후배로, 절친한 관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가 수사를 받기 시작한 시기인 2014년 7월부터 경대수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근무하던 조 모 변호사가 김 대표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조 변호사는 경대수 의원의 변호사 시절부터 함께 해온 측근이다. 조 변호사는 2007년 1월부터 2012년 5월까지 경대수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로 근무했고, 2012년 6월부터 2014년 6월까지 경 의원의 보좌관으로 재직했다. 경 의원의 보좌관직을 내려놓은 직후 IDS홀딩스의 변호를 맡은 것이다.

이 역시 유 씨의 수완이었다. 유 씨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경대수 의원과 친구이기 때문에 선거운동을 하면서 조 변호사를 알게 됐다"면서 "김성훈이 사건 나면서 변호사를 선임하는데 내가 조 변호사에게 한 번 변호를 해보겠냐고 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왼쪽)과 변웅전 전 의원. (연합뉴스)

변웅전, IDS홀딩스로부터 3억3000만 원 수수…연결고리는 유 회장

경대수 의원뿐만이 아니다. 언론인 출신 원로정치인 변웅전 전 의원도 IDS홀딩스와 관계됐다는 의혹이 있다. 역시 유 씨가 연관돼 있다.(▶관련기사 : '1조 사기' IDS홀딩스, 변웅전에 3억 건네)

변웅전 전 의원은 경대수 의원과 마찬가지로 IDS홀딩스의 7주년 기념영상에 등장했다. 변 전 의원이 영상에 등장한 이유 역시 유 씨였다. 유 씨는 "27년 호형호제하는 관계"라고 밝혔다. 유 씨는 과거 변 전 의원이 자유민주연합 소속으로 15, 16대 국회의원을 지낼 당시 자민련 후원회장을 하면서 변 전 의원과 인연을 맺었다.

변웅전 전 의원의 경우 IDS홀딩스로부터 3억3000만 원의 현금을 지급받기도 했다. 미디어스가 입수한 IDS홀딩스 현금장부에는 IDS홀딩스가 변 전 의원에게 지난해 6월 9일 현금 1500만 원, 7월 11일 현금 3억 1500만 원을 지급했다고 명시돼 있었다.

변웅전 전 의원은 IDS홀딩스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메디치프라이빗에쿼티의 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는 경대수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조 변호사다.(▶관련기사 : '1조 사기' IDS홀딩스와 메디치프라이빗에쿼티)

메디치프라이빗에쿼티의 대표인 임 모 씨는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가 실제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넥스트알파투자자문의 이사 겸 마케팅본부장 출신이며, IDS홀딩스 소속으로 근무한 이력도 있다. 김 대표와 친분관계가 두텁다는 금융권 관계자들과 IDS홀딩스 관계자들의 증언도 있다. 전직 IDS홀딩스 내부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임주하 씨가) 법인을 설립한다고 해서 대표님과 면담하는 것을 몇 번 봤다"고 말했다.

유 씨, 단순투자자 주장하지만…법카쓰고 계열사 감사까지 맡아

일단 유 씨는 IDS홀딩스 관련 수사망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다. 유 씨는 IDS홀딩스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나는 고액을 투자한 단순 투자자일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 씨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다. IDS홀딩스 내부에는 유 씨의 '회장실'이 존재하고, 현금장부에는 유 씨에게 현금이 지급된 내역이 적혀 있었다. 유 씨는 IDS홀딩스의 법인카드도 사용했다. 검찰조사에서 전직 IDS홀딩스 직원은 "(유 씨가) 월 400만 원 정도씩 사용했고, 내역은 주로 골프, 음주 비용이었다"고 진술했다.

유 씨는 IDS홀딩스의 계열사 중 하나인 IDS에너지의 감사를 맡기도 했다. 게다가 IDS홀딩스 직원들의 급여는 모두 IDS에너지에서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 씨는 "많은 돈을 투자했더니, 사무실을 만들어줘 출근했던 것이고 현금은 투자 수수료에서 지급받은 것"이라면서 "법인카드는 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 빌려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IDS에너지와 관련해서는 "과거 관련 사업을 한 적이 있어 김성훈 대표에게 주유소를 해보자고 했던 것"이라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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