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현직 신분으로 보수기독교단체의 반동성애 유료 온라인 강연자로 나선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다른 유료 강의에 국민의힘이 인권위 상임위원으로 추천했다 낙마한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보수기독교단체 ‘현대성윤리문화교육원’의 수강생 모집 공고에 안창호 위원장이 동성애와 트랜스젠더 과목의 강사로 이름을 올렸다. 그가 맡은 강의는 '차별금지법과 기본권'이다. 이밖에 '성평등에 의한 외국의 피해사례' '동성애와 네오맑시즘' '차별금지법의 허구성 논박' '동성애로 인한 신체적 질병' '학교로 스며드는 차별금지법' 등 반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반대 내용의 강의들이 소개됐다. 

10일 JTBC '뉴스룸' 갈무리
10일 JTBC '뉴스룸' 갈무리

JTBC는 “개강일은 안 위원장이 현직으로 있던 지난 4월 10일”이라며 “심지어 수강료 5만 원도 받고 있다. 안 위원장은 4년 전부터 이 교육원에서 강의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1년 8월 18일 유튜브 채널 ‘GOODTV NEWS’는 <성윤리문화교육원, 차금법 대응 논리 전수> 영상에서 “현대성윤리문화교육원이 내달부터 기독교 성윤리 문화와 차별금지법 대응 논리 등을 전수하는 특별과정을 시작한다”며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과 안드레아 윌리엄스 영국 변호사, 홍익대 음선필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선다”고 소개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동성애는 사회주의 혁명, 공산주의 혁명의 중요한 핵심적 수단이다' 이런 주장이 있다. 제가 그런 것들을 듣고 여러 상황을 비춰볼 때 가능성이 제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시 보수 언론에서 ‘안 후보자가 인권위원장으로서 부적격’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성윤리문화교육원은 취재가 시작되자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취재진이 사무실을 찾자 관계자들은 이들을 내쫓고 문을 걸어잠궜다고 한다.

10일 JTBC '뉴스룸' 갈무리
10일 JTBC '뉴스룸' 갈무리

안 위원장은 지난 5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어떤 내용인지 제가 알지 못하고 있다”며 강의 사실을 부인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본인의 종교적 신념과 인권위원장으로서의 역할, 이게 상충하면 그만두셔야 되는 게 맞다”고 질타했다. 인권위는 안 위원장의 외부 강의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성윤리문화교육원 <전문가과정9기 수강생 모집> 강의 홍보물에 국민의힘 몫 인권위 상임위원으로 추천됐다가 낙마한 지영준 변호사와 이상현 숭실대 교수가 강사로 소개됐다. 지 변호사는 극우 기독교 정당 소속으로 출마한 이력이 알려져 사퇴했으며, 이 교수는 ‘미국에서 성관계를 하는 10대들은 자살할 가능성이 더 높다’ 등 부적절한 발언으로 낙마했다.

또 다른 강사진인 연취현 변호사는 인권위 정보인권전문위위원으로 활동하다 해촉됐고, 음선필 홍익대 교수는 성차별전문위원으로 추천됐지만 위촉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은 안 위원장이 초대 대표를 지낸 ‘복음법률가회’ 소속으로, 해당 단체는 5년 전 인권위의 차별금지법 입법 권고에 반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률가 단체다. JTBC는 “안 위원장이 인권위에 알박기 하려다 실패한 인사들이 반동성애 강연을 함께한 강사진들이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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