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대형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하는 토론회에 대해 혐오표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는 시민사회의 비판이 제기됐다. 인권위는 오는 17일 '혐오표현 판단기준 정립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가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은 11일 성명을 내어 "패널 구성을 보면 이 토론회가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표현을 용인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이번 토론회를 당장 철회하고 인권위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인권위 전원위원회 (연합뉴스)
인권위 전원위원회 (연합뉴스)

공동행동은 "토론회 발제자로 나서는 백은석 한동대 국제법률대학원 교수는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하며 혐오표현 규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며 "백 교수는 복음법률가회 소속 조영길 변호사와 함께 '결혼과 가정을 세우는 연구모임'에서 동성애·동성혼 반대에 한목소리를 낸 명백한 차별주의 인사"라고 지적했다.

또 공동행동은 "백 교수는 이상현 숭실대 국제법무학과 교수와 함께 한동대·숭실대에 대해 인권위의 성소수자 차별금지 권고 결정을 비판한 인물"이라며 "이번 토론회 구성은 그동안 혐오표현 진정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관련 사건 논의를 막았던 안창호 위원장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인권위는 지난 2019년 한동대와 숭실대가 종교적 이유로 대학 내 성소수자 관련 행사를 불허한 것에 대해 '집회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보고 해당 대학에 처분 취소 등을 권고했다. 백 교수와 함께 인권위 결정을 비판했던 이 교수는 최근 국민의힘 몫으로 인권위 상임위원에 추천됐으나 내란 옹호·성소수자 혐오 등 반인권적 활동이 문제돼 무산됐다.

공동행동은 "복수의 인권위 관계자들을 통해 토론회 패널 구성에 안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런 토론회를 자랑스러워하며 홍보하는 인권위는 최소한의 체면과 양심도 내려놓았느냐"고 따져물었다. 

공동행동은 "혐오는 그저 혐오일 뿐이다. 혐오를 '표현의 자유'라고 우기며 무제한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은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다"며 "인권의 보루인 인권위 둑을 무너뜨리고 반인권적 토론회까지 추진하는 안 위원장은 당장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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