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사장 박장범)가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진숙)을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KBS는 뉴스타파 '윤석열 수사무마 의혹' 보도를 인용했다는 이유로 윤석열 정부 방통위로부터 과징금 제재를 받았다. KBS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방통위 제재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했다가 내부 구성원들이 배임 소지를 지적하자 입장을 바꿔 소송에 나섰다. 

2023년 11월 13일 KBS '뉴스9' 보도화면 갈무리
2023년 11월 13일 KBS '뉴스9' 보도화면 갈무리

4일 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KBS가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방통위가 뉴스타파 인용을 문제삼아 방송사들에 내렸던 무더기 과징금 제재가 1심에서 모두 취소 판결을 받았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2023년 11월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한 KBS·MBC·JTBC·YTN에 총 1억 4천만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KBS '뉴스9' 3000만원 ▲MBC '뉴스데스크' 4500만원·PD수첩 1500만원 ▲JTBC '뉴스룸' 3000만원 ▲YTN '뉴스가 있는 저녁' 2000만원 등이다. 방통심의위의 과징금 징계는 최고 수위의 법정제재로,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에서 '10점 감점' 요인이기도 하다. 

KBS는 애초 과징금 제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박민 KBS 사장은 방통심의위의 과징금 제재 의결 다음 날인 2023년 11월 14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보도의 경위와 내용을 보니 명백한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방통심의위 결정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민 사장은 '불공정 편파 보도'를 사과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박민 사장을 향해 과징금 제재를 수용할 경우 배임 혐의로 고발하겠다며 법적 대응을 촉구했다. 박민 사장은 그로부터 3개월 뒤 돌연 입장을 바꿔 방통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에 나섰다. KBS는 왜 '제재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바꿔 불복소송에 나섰는지 묻는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관련기사▶KBS, 뉴스타파 인용보도 과징금 제재 불복소송)

2023년 11월 14일 당시 박민 KBS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KBS)
2023년 11월 14일 당시 박민 KBS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KBS)

지난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는 <[김만배 음성파일]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 보도에서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 김만배 씨가 박영수 변호사(전 특검)와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사건 주임 검사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불법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했다고 밝힌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뉴스타파 보도의 핵심은 2011년 대검 중수부의 부실수사·수사무마 의혹이다.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은 대장동 사업의 '종잣돈'과 연관돼 있다.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회장의 친인척 조우형 씨가 2009년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대장PFV)에 1155억 원의 불법 대출을 알선했다. 조우형 씨는 그 대가로 10억 3000만 원을 받았다. 2015년 조우형 씨는 관련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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