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시청자위원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검증한 KBS <추적 60분> ‘계엄의 기원’ 편에 대해 공정성·균형성·정확성을 잃은 방송이라고 몰아세웠다. 

지난달 17일 열린 KBS 시청자위원회에서 홍승철 위원(행복을나누는복지법인 이사장)은 <추적 60분> ‘계엄의 기원 1부-선거를 믿지 않는 사람들’(2월 21일 방송분), ‘2부-‘극단주의와 그 추종자들’(3월 7일 방송분)에 대해 ‘KBS 방송제작가이드라인의 공정성'을 위반한 방송이라고 주장했다. 홍승철 위원은 “공정성은 정확성, 균형성, 다양성, 중립성으로 세분화된다”면서 “해당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정보원들을 볼 때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KBS 시청자위원회 (사진=KBS)
KBS 시청자위원회 (사진=KBS)

홍승철 위원은 <추적 60분>의 캡틴코리아 안병희 씨 단독 인터뷰에 대해 “누가 봐도 정상적이지 못한 사고방식과 행동 양태를 가진 사람의 인격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면서 “자신이 거짓 증언을 했고, 또 조울증약까지 먹고 있는 사람이라고 명백하게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분의 증언을 절반에 가까운 시간으로 방영했다는 것은 공정성, 정확성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홍승철 위원은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안병희 씨의 진술을 듣다가 진술과 증거가 사실이 아니라는 감이 온다면 취재를 멈추고, 더 정확하고 전문성과 진정성 있는 취재처를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또 홍승철 위원은 “형식적인 다양성을 갖췄지만, 한쪽 편의 사람들은 희화화했다”고 했다.

홍승철 위원은 “KBS가 명확하지 않은 스카이데일리 중국 간첩 99명을 취재하는 것보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만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문제가 많고, 절대 다수 국민이 선거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한다면 중앙선관위에 대한 취재, 대통령과 국민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다루는 것이 더 좋지 않나”고 말했다.

홍승철 위원은 “이 문제는 누가 (대선에서)당선되든 지속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며 “국민들이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심층취재해 좌우 모두 동의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를 바탕으로 방송해 달라”고 했다. 

이에 송웅달 교양다큐1국장은 “KBS 방송제작가이드라인을 제작기준으로 삼아 철저히 준수해야 된다는 홍승철 위원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동의한다”며 “방송제작가이드라인을 더욱 숙지하겠다. 좌우를 막론하고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방송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KBS 〈추적 60분〉 ‘극단주의와 그 추종자들’ 편 방송화면 갈무리
KBS 〈추적 60분〉 ‘극단주의와 그 추종자들’ 편 방송화면 갈무리

홍승철 위원 의견에 이상기 위원(아시아엔 발행인)은 기록용으로 덧붙일 말이 있다면서 “제가 이 얘기(부정선거)를 자꾸만 하는 이유는 의혹이 있고 문제가 있다면 근거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추적 60분>은 그걸 많이 피한 것 같다”고 했다. 

이상기 위원은 “민(경욱) 의원이나 황(교안) 전 총리 이런 사람이 아니고 이 문제를 오랫동안 지적한 이영돈 PD나 공병호 이런 분들, 선관위 당사자를 정확하게 잡아야 하는데 그런 사람을 접촉 안 하는지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이상기 위원은 재차 사전투표 검증 방송을 주문했다. 이상기 위원은 “사전투표 부정 의혹이 부정선거인지 아닌지 단정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의혹이 없어지도록 해야 된다. 사전선거에서부터 문제가 있다면 끝까지 감시하고 표가 뒤집힌 결과나, 내 표가 죽어서 나오는 일이 없도록 KBS가 이번에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이상기 위원은 “(사전)투표율이 대선은 약간씩 늘고, 국회의원 선거는 큰 차이가 없다. 투표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안됐던 것”이라면서 “그 사이 우리가 불신하게 된다. 그래서 지방선거부터 사전선거를 폐지한다든지, 다른 방법을 한다든지 이런 방안을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 싶다”고 했다. 

이에 정인선 보도국장은 “선거보도자문단과 정치외교부 내 대선 TF팀이 협업을 통해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집중 검증하고, 팩트체크나 후보 검증 기획보도도 이어갈 예정”이라면서 “사전투표 관련해서도 이번에는 일단 선관위에서 면밀하게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밝힌 만큼, 일단 이번에는 진행될 것 같은데, 선거 끝난 이후 말씀하신 대로 진지하게 검토해 고민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KBS 추적 60분 '선거를 믿지 않는 사람들' 편 방송화면 
KBS 추적 60분 '선거를 믿지 않는 사람들' 편 방송화면 

KBS는 다큐멘터리와 뉴스 리포트를 통해 여러 차례 ‘부정선거 음모론’을 검증했다. 특히 시청자위원들이 편향적이라고 지적한 <추적 60분>은 ‘선거를 믿지 않는 사람들’ 편을 통해 ‘외부에서 투표분리기를 해킹할 수 있다’ ‘사전투표함에 가짜 투표지를 무더기로 넣었다’ ‘사전투표와 본투표의 결과 차이가 커 대수의 법칙에 위배된다’ 등의 부정선거 음모론을 검증했다. KBS는 투표지 분리기는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아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21대 총선 이후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 및 개표 공개 시연회에서 투표지분리기와 관련 노트북을 분해해 네트워크 연결 랜카드가 제거한 사실을 공개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KBS에 “투표 분류기에는 아예 랜카드 자체가 없어 외부와의 통신이 단절돼 있어, 해킹 장체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개표장에 수많은 공무원과 일반 유권자인 개표 사무원, 각 정당에서 추천한 개표참관인들이 있는데, 그 수많은 눈을 피해 후보자별로 표수를 조작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사전투표지가 담긴 투표함은 잠금핀으로 봉쇄하고, 입회인이 모두 서명한 특수 봉인지를 붙인다. 투표함 보관실 출입은 지문이 등록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만 출입할 수 있다. 보관실은 자석 감지기, 열선감지기, 실시간 CCTV가 감시하고 있다. 

김영원 숙명여대 통계학과 명예교수는 ‘사전투표와 본투표의 결과 차이가 커 대수의 법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대해 “대수의 법칙이 성립하려면 표본이 무작위로 뽑혀야 하는데, 유권자들이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면 사전투표, 뒷면이면 당일 투표, 이래야 무작위로 나뉜 것”이라면서 “통계 이론으로 보면 (선거)환경 자체가 대수의 법칙을 적용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KBS는 <30년 만에 수검표 도입… "개표 지연됐지만 신뢰성 높아져">(2024년 4월 11일) <부정선거 논란에 ‘수검표’ 도입…CCTV 화면도 공개>(2024년 1월 31일), <4월 총선 도입 ‘수검표’ 절차 시연…현장 가 보니>(2024년 2월 1일), <30년 만에 ‘수검표’ 부활…부산 투표소 곳곳 소란>(2024년 4월 11일) 등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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