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이 주4.5일제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노동시간과 임금은 기존과 동일하다'고 밝혀 논란이다. 

국민의힘 대선 공약은 현행 선택근로제로 가능하며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오히려 노동자가 임금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국민을 바보로 아는 조삼모사식 공약이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주52시간 노동 상한제 폐지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줄임말, 일·생활 균형)을 강조하면서 장시간 노동을 부추기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대화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대화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5일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유연한 4.5일 근무제에 대해 조금 더 정리하겠다. 국민의힘은 법정 근로시간 주 40시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연근무제를 통해 실질적인 주4.5일제의 장점을 누릴 수 있는 유연근무 4.5일제를 제안했다"며 "이 제도는 총 근로시간이 줄지 않기 때문에 임금도 기존과 같이 동일하게 유지된다. 따라서 비용과 부작용을 둘러싼 이해관계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낮은 노동 생산성 때문에 유연근무 4.5일제 도입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4.5일제를 도입하더라도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은 당연히 전제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현행 근로기준법의 탄력근로제, 선택근로제, 특별연장근로 요건이 지나치게 경직되고 까다롭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온 점에 착안한 것"이라며 "기업은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근로자는 워라벨을 실현할 수 있는 균형 잡힌 해법을 찾고자 한다"고 했다. 

지난 14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유연근무제를 활용한 주4.5일제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울산 중구청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8시간 기본 근무 외에 1시간 더 일하고 금요일은 4시간만 근무하고 퇴근한다. 모든 직원이 순환 방식으로 제도를 이용하는데, 주 5일 근무를 유지하면서도 유연한 배분으로 실질적 워라밸을 개선하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의 4일제, 4.5일제는 급여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비현실적이고 포퓰리즘적인 정책으로 오히려 큰 혼란을 줄 것"이라고 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56조에 따르면 1일 8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경우 연장노동시간에 대해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8시간 기본 근무 외에 1시간 더 일하고 금요일은 4시간 근무를 할 경우 근로기준법상 회사는 노동자에게 1주당 2시간의 수당을 더 지급해야 한다.

주4.5일제 근무는 현행 제도 아래에서도 가능하다. 근로기준법 제52조는 선택근로제를 규정하고 있다. 취업규칙 기재와 노사 서면합의를 통해 시행이 가능하다. 1개월 정산기간, 주 40시간 범위 내에서 1일 근무시간을 정할 수 있다. 

권 비대위원장은 "업종과 직무 특성을 고려한 주52시간 근로제 폐지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며 "주5일제, 주52시간 근로제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는 획일적 제도"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는 주 단위로 책정되는 연장노동시간을 월 단위로 변경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주52시간제 폐지·개편을 추진하다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5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이 연이틀 주4.5일제를 대선 공약으로 띄웠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조삼모사식 주4.5일제가 합리적 대안인 양 강변했다"며 "평일 근로 시간이 한 시간씩 늘어나는 주4.5일제라니, 국민을 바보 취급하는 것도 정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망언집' 이라 적힌 책자를 들고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망언집' 이라 적힌 책자를 들고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수석대변인은 "지금 국민의힘의 공약은 내용이 엉터리일 뿐 아니라, 진정성도 없다. 민주당의 주4.5일제 제안이 망언이라며 저주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무슨 수로 국민의힘 말을 믿으라는 건가"라며 "더 이상 사이비 약장수 같은 말장난으로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1일 '이재명 망언집-이재명의 138가지 그림자'를 출간했다. 44페이지에 '망언'으로 기재된 이재명 대선 후보 발언은 "창의와 자율이 핵심인 첨단과학기술 시대에 장시간의 억지 노동은 어울리지 않는다. 첨단기술사회로 가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주4.5일제를 거쳐 주4일 근무국가로 나아가야 한다"이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