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영광 객원기자] 지난해 10월 10일 저녁 스웨덴 한림원에서 전해진 낭보에 온 나라가 들썩였다. 한강 작가가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감동과 환희의 감정을 공유하며 제 일처럼 기뻐했다. 하지만 정작 노벨문학상 시상식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느닷없이 일으킨 12.3 내란 사태의 엄혹한 현실 때문이다.

시상식은 어땠을까? 지난 4일 KBS 1TV <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편(☞ 방송 보기) 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은 노벨문학상 시상식이 열린 스웨덴 현지 취재 내용과 함께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고 문학의 힘에 대해 고찰했다. 다큐 제작과 취재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유동엽 KBS 기자를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만났다. 다음은 유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KBS 1TV 〈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편
KBS 1TV 〈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편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편 방송 끝낸 소회가 어때요?

“12.3 내란 사태로 인한 대통령 탄핵 사건도 진행 중인 데다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해 방송 일정이 변경됐거든요.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어찌 됐든 방송이 나갈 수 있게 돼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한강 작가 노벨상 수상 기념’ 다큐 연출은 어떻게 하게 되었어요?

“2021년 무렵 KBS <뉴스9>에 [우리 시대의 소설] 시리즈를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소설 한 편과 작가를 소개하는 리포트를 기획했었고, 제가 그 기획의 일원으로 참여했습니다. 그 시리즈에서 제가 아닌 다른 기자가 한강 작가를 인터뷰했어요. 그때 제가 한강 작가님의 사인을 꼭 받고 싶어서 그 기자에게 제 책을 주면서 사인받아 달라고 부탁했었거든요. 노벨상 선정 소식을 듣고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이번엔 제가 꼭 해야겠다고 한 거죠.”

기획안 냈을 때 반응이 어땠나요?

“예상하셨겠지만 반응이 썩 좋지는 않았죠. 특히 <시사기획 창>은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방송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창>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상을 다룬다? 실제로 제가 들었던 반응 중 하나는 ‘노벨상에 무슨 문제 있냐’나 ‘한강이 받는 점에 문제 있냐’라는 거였어요.”

KBS 1TV 〈시사기획 창〉 유동엽 기자 (사진=이영광 기자)
KBS 1TV 〈시사기획 창〉 유동엽 기자 (사진=이영광 기자)

<시사기획 창>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 씨에 대한 다큐도 제작한 바 있는데 그때도 시사 고발은 아니었죠.

“말씀하신 것처럼 <시사기획 창>에서 문화 아이템을 그렇게 다룬 건 그게 처음이었을 수도 있어요. 아마 그때도 비슷한 반응이 있었을 거예요. 근데 저는 근거 없는 의무감을 느꼈던 거죠. 한국인이 노벨평화상은 받았지만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는 건 대단한 일이고, 앞으로 50년 후에 받을지 100년 후에 또 받을지 모르는 일이잖아요? 더군다나 KBS가 공영방송이고 한국의 대표 방송이라고 자임하는 방송사라면 <창>이 아니더라도 반드시 그 순간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은 <소년이 온다>에서 가져온 것 같은데 다큐 제목 그렇게 정한 이유는?

“제가 이 방송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서 <소년이 온다>를 다시 꺼내봤고, 한 작가님의 친필 사인을 보면서 이 글자 그대로 살려서 타이틀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건 한강 선생님의 소설에 관한 얘기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번 취재 때문에 유명한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외에 한강 작가님의 다른 소설들도 읽었는데 읽기가 정말 힘들어요. 왜 힘들었냐면, 등장인물이 얼마나 다양한 방법으로 삶이 꼬일 수 있는지가 여러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보이거든요.

그런데 <소년이 온다>의 마지막 부분에 이 글귀가 써 있어요.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라고요. 굉장히 희망적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한강 작가님 만나게 되면 이럴 수 있겠느냐고 질문하고 싶었어요.”

기자님 생각엔 어때요? 가능할 것 같아요?

“어려울 거로 생각해요. 하지만 ‘그럴 수 없어’라고 결론 내리면 하루하루 살기가 어려워지잖아요. ‘그럴 수 있겠지’라고 희망을 가져야만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고, 비슷한 맥락의 언급을 한강 작가님도 하셨다고 생각해요.”

KBS 1TV 〈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편
KBS 1TV 〈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편

1980년 광주와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얘기가 나오던데 방송이 어렵진 않았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걱정했는데 결과적으로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제작 시스템 상 기자들은 데스킹이라는 걸 받게 되잖아요. 이 프로그램 데스킹 받는데 오히려 칭찬을 들었거든요. 저도 약간 의외였어요.”

중간중간 한강 작가의 작품 속 문장이 나오던데 어떻게 선정했나요?

“맨 처음에 썼던 게 인터뷰 중간에 나오는 <흰>이거든요. 제시카 예딘 씨가 인터뷰에서 <흰>을 언급해서 <흰>의 한 대목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제가 마음에 드는 문장을 고른 거죠. 나머지도 마찬가지였고요.”

프롤로그에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인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이야기가 담겼던데 이렇게 구성한 이유가 있을까요?

“문재학 열사는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의 실제 인물입니다. 다큐 제작 결심하고 일찍부터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를 만나 뵈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가 한강 작가의 대표작이죠. 앞서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이라는 큰 상을 받았지만, 저는 <소년이 온다>가 없었으면 노벨상을 못 받으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굉장히 얇은 소설이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짧은 책 안에 광주 얘기만이 아니라 광주에서 살아남았던 사람들의 이후 이야기들도 담겨 있어요.

제가 [우리 시대의 소설] 보도할 때 취재했던 작가 중에 임철우 작가가 계세요. 그분이 똑같이 광주에 대한 소설을 쓰셨는데 책이 5권짜리예요. <봄날>이란 작품인데, 임철우 선생님은 소설이라기보다는 논픽션 쓰시듯이 마치 사관처럼 5‧18 광주의 열흘을 기록하셨어요. 그런데 <소년이 온다>엔 <봄날> 못지않은 내용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한강 작가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만들면 <소년이 온다>가 당연히 많은 분량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주인공 ‘동호’의 실제 인물인 문재학 열사 어머니를 만나 뵙게 됐고, 어머님이 진솔하게 말씀해 주셔서 프롤로그에 써야겠다고 생각했죠.”

KBS 1TV 〈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편
KBS 1TV 〈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편

작년 12월 노벨상 시상식 취재차 참석하셨잖아요. 어땠나요?

“먼저 설명 드릴 부분이 있어요.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하려면 노벨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허가 받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더군다나 저희는 동영상으로 촬영해야 하는데 촬영 허가는 더 까다롭습니다.

방송에서도 일부 소개했지만, 노벨위원회가 일종의 전통을 만들었고 여전히 그 전통을 지키고 있는데요. 보통 10월 중에 수상자를 발표하면 직후 모두가 수상자와 인터뷰를 하고 싶어 할 거잖아요. 근데 노벨위원회가 수상자에게 ‘당신은 노벨상을 받게 됐고 조건이 첫 인터뷰는 스웨덴의 공영방송인 SVT와 하시죠’라고 고지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시상식 행사 같은 것도 SVT가 독점으로 촬영해서 제공합니다. 다른 방송사는 돈 주고 구입해야 해요. 저희 방송에 나왔던 몇 가지 행사는 저나 촬영기자가 들어갈 수 있었지만 시상식, 만찬, 공식 강연 등 세 가지 행사에는 못 들어갔어요.”

스웨덴까지 갔는데 시상식에 참석 못 했으니 아쉬웠겠어요?

“들어갈 수 있는 기회는 있었어요. 실제 ‘돈 내면 촬영은 불가해도 취재기자로서 참석하게 해줄 수는 있다’라고 연락이 왔을 때 제가 거절했어요. 왜냐하면 저는 방송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찍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 거예요.”

시상식 무렵 한국은 비상계엄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어요. 선정 소식이 전해졌을 때에 비해 시상식은 주목받지 못한 것 같은데 한강 작가가 아쉬워하진 않았나요?

“한강 작가라면 아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저도 했어요. 노벨문학상 수상은 엄청나게 대단한 일인데, 그보다 더한 계엄이란 사건이 있었죠. 제가 방송 앞두고 보도자료를 쓰면서 검색해 보니 뉴스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한국에서도 시상식이 보도됐어요. 그리고 <소년이 온다>가 어마어마하게 팔렸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그건 계엄 선포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소년이 온다>를 굉장히 많이 팔아줬다고 생각하죠.”

KBS 1TV 〈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편
KBS 1TV 〈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편

기자회견 때 한국 상황에 대한 질문도 많았을 것 같아요.

“방송에도 나왔지만 기자회견 당시 제가 첫 번째로 질문했어요. 한강 작가를 개별적으로 만나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니, 방송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반드시 내가 질문하고 그 내용을 방송에 잘 담아야 한다고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것도 주최 측에서 저에게 마이크를 줘야 질문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걱정이 많았든데, 기자회견에서 손들었더니 운 좋게 처음으로 시켜줬죠. 근데 재미있었던 건 한강 선생님의 반응이 준비된 멘트였단 거예요.”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 지금 상황과 비슷하니 질문이 나올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을까요?

“방송에는 조금 편집돼서 나갔는데, 10월에 노벨상 수상자 발표했을 때 한강 작가가 ‘다른 나라에 전쟁도 많은데 축하 파티까지 하는 건 좀 그렇다’라고 언급하신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제 원래 질문은 ‘한국은 극심한 혼란에 있고 전쟁도 지금 여러 곳에서 계속 진행 중인데 이렇게 혼란한 세상에서 문학의 역할은 무엇입니까’라는 거였어요.

이렇게 질문드렸더니 한 작가님이 ‘먼저 한국 상황에 대해서 제가 생각한 걸 말씀드리고 방금 질문하신 것에 답은 조금 이따가 드릴게요’라고 했죠. 그래서 한국 상황에 대한 준비된 말씀을 먼저 하신 다음에 문학의 역할에 대해서 말씀하셨고, 방송 뒷부분에 나오는 ‘문학은 여분의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이란 답변이에요.”

KBS 1TV 〈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편
KBS 1TV 〈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편

한강 작가가 광주 이야기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는데 같은 해에 비상계엄이 있었다는 사실이 공교로운 거 같아요.

“맞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소년이 온다>에 계엄령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방송에서도 12월 3일 당시 국회 상황 자료와 교차 편집했어요. 제가 드리고 싶었던 말씀은 한강 선생님이 언급한 ‘과거가 현실을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입니다.

한강 선생님의 노벨상 공식 강연 스크립트를 보면 그 얘기가 나와요. 한강 선생님이 처음 생각했던 건 그 반대였어요. 왜냐하면 ‘나는 살아있는 사람이니까 현재의 내가 과거와 과거에 죽은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이게 아니고 반대로 되는 거구나’라는 걸 한강 선생님이 깨달았다고 그 강연에서 말씀하세요. 저는 이번 계엄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해요. 과거 광주에서 희생된 분들이 현재 국회에서 계엄군 막아낸 사람들을 살려줬다고 생각합니다.”

왜요?

“12월 3일 밤 국회에 있었던 사람들의 반은 시민이고 반은 계엄군이죠. 거기 있었던 사람이 100명이라면 계엄군 포함 80~90명은 광주와 5.18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마 계엄군의 머릿속에도 광주가 떠올랐을 거예요. 이거 잘못하면 80년 광주처럼 되겠다고 생각해서 군인들이 차마 총을 쏘지 못하고 최대한 소극적으로 대응, 시민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광주에서 돌아가신 분들이 국회 사람들을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제 말이 맞다면, 국회의 계엄군은 광주의 기억 때문에 시민들에게 함부로 못 했는데 반대로 그날 국회에서 계엄군을 막아선 분들은 이상한 분들이에요. 광주에서 총 맞아 희생된 분들이 그렇게 많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맨몸으로 계엄군을 막았잖아요. 저라면 겁나서 그렇게 못했을 거예요. 왜냐하면 80년의 광주를 알고 있기 때문에 잘못되면 계엄군이 총으로 나를 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물론 저는 그때 스웨덴에 있었지만요. 그래서 저는 12월 3일 밤이 정말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KBS 1TV 〈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편
KBS 1TV 〈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편

왜 맨몸으로 맞설 수 있었을까요?

“그날 국회의 시민들은 광주에서 돌아가신 분들이랑 똑같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요. 아시겠지만, 광주 시민들은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이 들어올 걸 미리 알고 있었어요. 심지어 계엄군이 나가라고 방송도 많이 했어요. 근데 그분들이 안 나가셨죠. 지금 상황에서 생각해 보면, 아마도 45년 후에 국회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질 걸 알고 그렇게 하셨을 것 같아요. 12월 3일 밤 맨몸으로 국회를 지킨 용감한 시민분들도 80년 광주의 그분들과 같은 마음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방송 말미 ‘혼란한 시대 문학의 의미’에 대해 나오던데 기자님은 문학이 꼭 필요한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세요?

“한강 작가님이 ‘문학은 여분의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언제나 꼭 필요한 것입니다’라고 하셔서 방송에 냈는데요. 사실 작가님이 얘기한 대부분의 말씀을 제가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그 말씀만큼은 전적으로 동의하기가 어려워요.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문학은 여분의 것이고 ‘우리가 그 여분의 여유를 꼭 가질 수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계엄이 터졌을 때 책 보고 있으면 안 되죠. 국회로 가서 막아야 해요. 책 읽고 있으면 계엄 못 막거든요. 하지만 365일을 그렇게 살 수 없기 때문에 여유와 여분의 시간을 누구나 다 가져야 하고 그 여유와 여분의 시간에 문학을 읽는 것이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KBS 1TV 〈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편
KBS 1TV 〈시사기획 창〉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편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사실 저는 문학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거든요. 왜냐하면 만들어낸 거짓말이잖아요. 저는 한 권의 책 읽을 시간이 있다면 문학보다는 실제 있었던 일을 기록한 역사책을 읽는 게 더 낫다고 그동안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우리 시대의 소설] 시리즈를 하고, 또 이번 한강 작가 취재를 하면서 문학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게 됐죠.”

이번에도 <소년이 온다>로 광주 5.18을 세계에 알린 거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문학의 역할은 그거예요. 그게 문학의 힘이기도 하고요. 저는 왜 80년 광주에서 도청에 계셨던 분들이 그렇게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는지 궁금했거든요. 근데 제가 말씀드린 역사책이나 기사엔 실제 그분들이 뭐라고 생각했는지, 혹은 그분들이 뭐라고 말했는지는 알 수 없어요. 왜냐하면 그분들은 말을 못 하고 돌아가셨기 때문에요. 그러면 기록할 수 없거든요. 만약에 도청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어떻게 생각했을지를 구체화하는 일은 문학만이 할 수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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