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KBS에서 벌어지고 있는 ‘보수 낙하산 진행자’ 논란을 두고 "‘KBS 장악 대외비 문건’ 지침대로"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박민 KBS 사장은 당장 국회에 출석해 문건의 진위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혀라"라고 요구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역사저널 그날> 보수 성향 낙하산 진행자 논란 ▲보수 유튜버 아침 라디오 진행자 발탁 등을 거론하며 “누가 봐도 적절치 않은 특정 성향의 인물로 진행자를 잇달아 교체하는 것이 이른바 ‘KBS 언론장악문건’에서 ‘우파’중심으로 인사하라는 지침을 따르는 것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 (서울=연합뉴스)

전날 KBS는 오는 20일부터 1라디오 <전격시사> 진행을 보수 유튜버 고성국 씨가 맡는다고 밝혔다. 고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고성국TV>는 최근 <자유우파 정치승리의 디딤돌, 윤 대통령 기자회견-추경호 당선> <108석의 국민의힘, 좌파들의 빈틈을 노려라> <윤 대통령 기자회견, 더할 수 없이 잘했다> 등의 영상을 게재했다.

또 최근 유명 연예인을 메인 MC로 새 시즌을 준비하던 <역사저널 그날>은 제작진이 이제원 제작1본부장의 MC 교체 지시를 거부한 뒤 프로그램 폐지 위기에 처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첫 녹화를 3일 앞둔 지난달 25일 이제원 본부장은 메인 MC에 조수빈 씨를 앉힐 것을 통보했고, 제작진이 이를 거부하자 프로그램 무기한 보류를 결정했다. 

조수빈 씨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냈으며 채널A 메인뉴스 앵커를 거쳐 현재 TV조선 시사프로그램 MC를 맡고 있다. 또 백선엽장군기념사업회 이사를 지내고 있다. KBS PD들은 MC와 패널, 전문가 섭외 및 대본까지 준비를 마치고 유명 배우를 섭외해 코너 촬영을 끝낸 상황이었다며 “본 녹화 3일 앞두고 메인 진행자 교체 통보를 거부했다고 제작진을 해산시키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민 KBS 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민 KBS 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3월 31일 공개된 <위기는 곧 기회다 !!!>라는 제목의 KBS 대외비 문건에 ▲국민 신뢰 상실에 대한 진정성 있는 대국민 담화(사과) 준비 ▲사장 취임 후 임원, 센터장, 실국장 인사를 통해 조직 장악 ▲정원 축소 및 인력 감축 선언 ▲우파 인사 통한 조직 장악 등이 적시됐다. 해당 문건에 적힌 내용 중 상당수가 이미 실행됐거나 추진 중이다. 'KBS 장악 문건'은 지난 2010년 국가정보원의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과 유사하다. 

고 최고위원은 “박민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사실상 정권의 나팔수임을 자임했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대외비 문건’은 특정 세력이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의사와 로드맵이 명확하게 드러난 증거물이었다”면서 “‘문건’에는 ‘우파’ 중심으로 인사를 하고 조직을 장악하라고 되어 있는데, 박민 사장이 ‘문건’의 지침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최근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잇달아 KBS에서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KBS는 이 ‘KBS장악 문건’을 괴문서로 치부하며 문건을 공개한 저를 고발 운운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며 “‘KBS장악 문건’에 대한 진실을 규명할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저를 고발할 것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최고위원은 “박민 사장은 공영방송을 정권을 위한 편향된 방송으로 전락시키려는 시도를 멈추고, 당장 국회에 출석해서 ‘문건’의 진위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면서 “윤석열 정권은 대한민국의 공영방송 KBS를 어디까지 망가뜨릴 작정이냐”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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