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아침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로 발탁된 보수 유튜버 고성국 씨가 KBS에 대해 “원래 우리 집"이라며 "잠깐 이상한 사람들한테 내줬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디오 진행 전부터 '갈라치기' 진영논리를 쏟아낸 것이다.  

KBS 내부에서 고 씨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구성원들은 경영진을 향해 “바깥에서 자유우파를 자처하고 정권 친화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노골적으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인물이 공영방송 진행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따져 묻고 있다. 

유튜브 채널 고성국TV 갈무리
유튜브 채널 고성국TV 갈무리

고 씨는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서 자신이 오는 20일부터 KBS 아침 시사 라디오프로그램 <전격시사>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유튜브 출연자가 "드디어 자유우파도 KBS에 진출하게 됐다"고 말하자 고 씨는 "원래 우리 거였다"면서 "KBS가 공영방송이고 국영방송이고 그렇지 않나. 대한민국의 주인은 우리들”이라고 했다.

고 씨는 “28년 만에 진행자로 초청 받아서 갔더니 진짜 고향에 다시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게 원래 우리 집인데 잠깐 저 이상한 사람들한테 내줬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연자는 “‘또 하나의 진지가 만들어졌다’, ‘또 하나는 또 하나의 진지를 탈환했다’ 이렇게 생각해 주시면 좋다”라고 맞장구쳤다. 

고 씨는 또 “KBS 안에 올바른 공영방송을 위해서 고생한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그런 사람들이 지금 KBS를 어떻게든 바로잡기 위해서 여러 군데에서 고생하고, 그 고생의 일환으로 저한테도 진행자 요청이 온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고 씨는 “시청료(수신료) 거부 운동은 별로 의미가 없어졌다”면서 “그런 방향이 아니라 어떻게 KBS가 다시 공정성을 회복해서 국민의 방송으로 세울 수 있는가에 관심과 고민을 집중해달라”고 말했다. 고 씨는 그동안 유튜브 방송에서 수신료 분리징수를 옹호했다. 고 씨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성명을 내어 “고성국 씨가 KBS 라디오 새로운 진행자로 자신이 낙점된 것과 관련해 국민을 갈라치기하는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그야말로 가관이다. 고 씨는 자신의 KBS 입성을 자유우파의 탈환이라 말한다”고 비판했다. 

(사진=KBS)
(사진=KBS)

KBS본부는 “낙하산 박민 사장 취임 이후 망가지고 있는 공영방송 KBS가 고 씨에게는 올바르게 바로잡고 있는 것이고, 그 정상화를 위해 자신에게 진행자 제안이 온 것이라고 거리낌없이 말하고 있다”면서 “아침에 KBS 라디오를 진행하던 인물이 낮에는 유튜브에서 노골적으로 정치편향 방송을 진행하는 부조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냐”고 토로했다. 

KBS본부는 “바깥에서 자유우파를 자처하고 정권 친화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노골적으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인물이 공영방송 진행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나, 낙하산 박민 사장과 장한식 보도본부장, 박진현 시사제작국장은 고 씨를 도대체 어떠한 기준을 갖고 진행자로 뽑은 것인가”라면서 “고 씨의 라디오 진행을 결사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사측에게 다시 한 번 원점 재검토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KBS 기자협회도 입장문을 내어 “(고 씨는)스스로 자유우파의 프로파간다로 자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서 “특정 정당 후보 선거운동까지 하며 현실 정치에 적극 개입해 온 사람이 KBS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을 맡는다는 건 편향성 논란의 고리를 끊기는커녕 더욱 악화시킬 것이 명약관화하다”라고 비판했다.

KBS 기자협회는 “고 씨는 2013년에도 시사 라디오 진행자로 거론됐었지만, 당시에도 친박 성향이 문제가 되면서 사내 양대 노조 모두의 반대로 결국 무산된 적이 있는데, 10여 년 전보다 더 특정 정파의 스피커로 자리잡은 사람을, 더 특정 진영에 편향된 사람을 지금의 KBS가 받아줘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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