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야권 성향 KBS 이사들이 <역사저널 그날> 사태, ‘보수 유튜버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발탁’ 논란 등 최근 현안에 대한 논의를 요구했으나 거부됐다.
22일 임시이사회 개회에 앞서 정재권 이사는 “운영이사간 회의에서 최근 사내 현안을 (경영진)보고 안건으로 상정했으면 좋겠다고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이날 안건으로 올라오지 못했다”면서 “다만 이사들이 최근 사내 현안에 궁금한 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영진을 상대로)관련 질의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해 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최근 KBS는 ▲<역사저널 그날> 진행자 낙하산 ▲보수 유튜버 아침 라디오 진행자 발탁 등의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날 이사회를 앞두고 KBS PD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이사들을 상대로 ‘역사저널 그날’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피케팅을 진행했다. 또 KBS 기자협회와 언론노조 KBS본부는 보수 유튜버 고성국 씨가 <전격시사> 첫 진행을 맡은 지난 20일부터 매일 아침 ‘고성국 사퇴 촉구’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류일형 이사도 “‘세월호 10주기 다큐’, <역사저널 그날>, ‘고성국 진행자 발탁’ 등 하루가 멀다고 현안이 잇따르고 있다”며 “이런 것들은 공영방송의 가장 핵심 가치인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이다. 정치적 중립에 있어서 국민과 시청자로부터 의심받고 신뢰를 얻지 못하면 정말 사상누각이 될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여권 이사진 측에서 반대 입장이 나왔다. 권순범 이사는 “현안 질의는 보고 안건이 아니다. 한 이사가 질문 두 개 이상의 질의응답이 필요하면 정식으로 보고안건으로 채택해야 한다”며 “과거 현안 질의를 몇 차례 했는데, 현안 질의가 일반 보고 안건처럼 진행됐다”고 말했다. 권 이사는 “몇 분 이사들이 현안 질의를 할 때 그런 신뢰를 주지 않았고, 이번에는 줄까 의문”이라면서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야권 추천 조숙현 이사는 “지난번에도 소수 이사들이 보고 안건을 올렸지만 결국 부결돼 제대로된 질의응답 기회를 받지 못했다”면서 “이번에도 보고안건을 제안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다. 결국 회사가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논의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인식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이사는 “보고안건은 채택을 안 해줘서 못 올라오고, 현안 질의는 형식에 맞지 않고 신뢰할 수 없어서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고 하면 왜 다양한 분야의 구성원들을 모아서 KBS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 자리에서 논의하는지 의문”이라면서 “집행부가 듣고 싶지 않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것이 방통위법이 규정한 이사회 구성의 취지이기 때문에 적어도 듣기 싫은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막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정재권 이사는 “이사회가 KBS라는 공영방송에 대해 전체적인 책임을 지는 존재라는 점에서 이사들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에 대해 경영진에게 질의하고 토론하고 논의가 보장될 수 있는 것이 이사회의 합리적인 운영방식”이라며 “지금 이사회가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 발언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한다면 경영평가 보고서도 의결할 권한이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기석 이사장은 “이사회가 개별 프로그램에 대해 집행부에게 잘잘못을 따진다면 법이 정해놓은 이사회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면서 "이 문제는 운영이사 간 더 논의를 해달라. 우선 진행을 하고 추후 논의하자”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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