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보수 유튜버 고성국 씨를 라디오 진행자로 영입한 KBS 내부에서 반대 움직임이 수그러들지 않은 가운데 고 씨가 진행한 <전격시사>의 유튜브 조회수는 여전히 비교 불가의 '동시간대 최하위'를 나타냈다.  

고 씨를 발탁한 이유가 화제성 때문이라는 경영진의 해명은 애초부터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는 얘기다. '고성국 사퇴 촉구' 피케팅을 진행 중인 KBS 구성원들은 “고 씨가 가진 화제성이라는 것이 KBS에 도움이 되는 것이냐”고 규탄했다.

20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 방송화면 갈무리
20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 방송화면 갈무리

고 씨는 20일부터 <전격시사> 진행을 맡고 있다. 고 씨는 첫 방송에서 “28년 만에 돌아온 친정 같은 KBS”라며 “여러분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KBS가 되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날 <전격시사> 유튜브 댓글창은 고 씨의 팬들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고성국 박사 응원한다’는 글로 도배됐다.  

반면 ‘극우 방송은 음지에 있어야지 공영방송에 있어서는 안 된다’ ‘진행이 안 되는 개인 유튜브 수준’ ‘극우방송 다됐다’ ‘어떻게 보수 유튜버를 공영방송 진행자로 앉히냐’ ‘이게 무슨 방송인가, 처참한 조회수 더 처참해지겠다’ 등의 비판적인 의견도 못지 않았다.  

KBS 사측은 고 씨를 발탁한 이유로 ‘화제성’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민 사장 체제 이후 진행자 물갈이로 하락한 청취율을 고 씨의 화제성으로 타개하겠다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사측이 얘기한 고 씨의 화제성이 유튜브 조회수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20일 고성국 씨의 첫 <전격시사> 조회수는 21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6000회 대다. 지난 17일 전종철 진행자가 마지막으로 진행한 방송의 조회수가 5000회 대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지 않았다.

20일 유튜브 채널 '고성국TV' 갈무리
20일 유튜브 채널 '고성국TV' 갈무리

같은 날 동시간대 아침 라디오프로그램 CBS <김현정의 뉴스쇼> 15만 회,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6만 9천회, SBS <김태현의 정치쇼> 2만 4천회와 비교하면 최하위인 것이다.

또 실시간 유튜브 접속자 수에서도 '고성국'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전격시사> 유튜브 동시 접속사 수는 1800명대에 불과했다. 반면 CBC <김현정의 뉴스쇼>는 2만 2000명대에 달했으며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은 6600명대, SBS <김태현의 정치쇼>는 3300명대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0일 활동보고에서 KBS기자협회와 함께 고 씨 출퇴근에 맞춰 ‘사퇴 촉구’ 피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 씨에게 ‘수신료 폐지를 외치던 사람이 무슨 염치로 KBS에서 진행을 하는 것이냐’, ‘공정방송 하자면서 고성국이 웬말이냐’, ‘누가 추천해서 KBS에 들어온 것이냐’ 등을 따져물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KBS 기자회가 '고성국 사퇴촉구' 피케팅을 사옥에서 하고 있다.(사진=언론노조 KBS본부)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KBS 기자회가 '고성국 사퇴촉구' 피케팅을 사옥에서 하고 있다.(사진=언론노조 KBS본부)

언론노조 KBS본부는 “고 씨가 가진 화제성이라는 것이 KBS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KBS의 신뢰성 회복에 진정 도움이 되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첫 방송 댓글에 달린 청취자들의 반응이 그 증거다. 방송 내용과는 상관없이 진행자의 성향을 문제삼고, 진행자를 기준으로 KBS를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경영진과 보도본부 수뇌부는 고성국 씨 기용이 과연 KBS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진정으로 살리는 방안인지 재고해야 한다”며 “고성국 씨 역시 본인의 출연만으로 KBS 라디오 프로그램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고 있는 걸 안다면, 당장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특히 수신료 분리징수를 옹호하던 인물이라면 KBS에서 프로그램 진행을 맡을 자격은 더더욱 없다”며 “고성국 씨 사퇴를 강하게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씨는 20일 첫 방송 이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문재인은 반성문 쓰게 하고 김정숙은 수사해야> <자신을 대통령으로 착각한 김정숙>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고 씨는 해당 영상에서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에게 집요하게 가스라이팅해서 마침내 범죄, 불법 몰카 촬영해서 선거에 악용하려던 자들이 있는데 수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에 출연자인 이수정 전 국민의힘 총선 후보자는 "김건희 여사 엮으려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그들을 엮으려고 했던 에이전트가 서울의소리"라고 호응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