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국민의힘 추천 선거방송심의위원이 국민의힘이 민원을 제기한 MBC <뉴스데스크>의 미세먼지 일기예보에 대해 신속심의를 요구했다.
백선기 위원장(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추천)은 전례를 확인한 뒤에 신속심의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사무처에 파악되는 대로 위원들에게 공유해달라고 지시했다. 앞서 세계일보는 MBC 일기예보가 선방심의위 신속심의 안건으로 상정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29일 선거방송심의위 말미 최철호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안건 제의를 하나 하겠다”며 “MBC <뉴스데스크> 날씨 보도에서 기상캐스터가 미세먼지 농도가 1이라면서 큰 팻말을 하나 걸고 기호 1번을 제시한 방송이 있다”며 “다음 날부터 MBC 내부에서 성명이 나오고, 기사들도 나오는데 명백하게 선거법을 위반한 것이다. 보통 방송사 기상예보에서 미세농도 1이라고 한 적을 거의 본 적이 없는데, 허위사실에 의한 이미지 조작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철호 위원은 “MBC가 미세먼지 농도 수치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적이 있는지, 숫자 1이라는 게 사실인지, 숫자 팻말에 파란 색을 입히는 이런 식의 행태가 있는지 사무처에서 파악을 좀 해서 다음 주에 신속심의 안건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사무처는 “해당 안건 제의는 민원이 접수돼 있어서 기다리면 순서에 맞게 상정될 예정”이라며 “최 위원은 당겨서 빨리 논의하고 싶다는 취지로 보이는데, 신속심의는 선방심의위와 상관이 없는 부분이어서 위원들이 결정해야 한다. 사무처는 민원을 접수하는 대로 상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방심의위원들의 합의에 따라 신속심의 안건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속심의는 방통심의위에서만 가능하고 선방심의위에서는 불가능한 거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오자 백선기 위원장은 “이 안건을 처음 들었을 때 굉장히 당황스러웠다”며 “위원들이 안건을 제의하는 것은 조금 절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사무처가)가능하다고 얘기하니까 사례를 찾고, 위원들에게 메일로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최철호 위원은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이 신속심의를 만들었고, 그것에 따라 요청한 것”이라며 “(<뉴스데스크>의 경우)조작에 의한 영상 선거 개입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날 국민의힘은 MBC <뉴스데스크>가 ‘미세먼지 농도가 1로 떨어졌다’는 소식을 전하며 파란색 숫자 1이 적힌 그래픽을 사용한 것은 사전선거운동이라며 선방심의위에 민원을 넣었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MBC가)미세먼지 핑계로 '1'을 넣었다던데, '2'를 넣을 핑계도 많을 것”이라며 “아무리 그간 극도로 민주당에 편향된 방송을 해온 MBC지만, 이건 선 넘은 거라 생각한다. 국민들이 보고 판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상 미세먼지 농도 수준이 ‘좋음’(0~30)이면 파란색으로 표기하고 있다. ‘보통’(31~80)은 초록색, ‘나쁨’(81~150)은 주황색, ‘매우나쁨’(151 이상)은 빨간색이다.
이날 오전 세계일보는 “오전까지 MBC의 날씨 미세먼지농도 1 보도 관련 42건에 달하는 민원이 제기됐고, 어제 오후에는 국민의힘이 제기한 4건의 민원이 제기됐다”면서 “방통심의위는 해당 안건을 선방심의위에 신속심의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3월 당시 정연주 방통심의위원장이 ‘정당 민원 현황’을 공개한 것은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7조(정보 보호), 방통위설치법 제27조(청렴 및 비밀유지의무), 형법 제172조(공무상 비밀 누설) 위반이라며 형사고소한 바 있다.
선거방송심의위는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출연해 “국민의힘 해산하면 된다” “윤석열 정권이 북한에 명분을 다 줬다” 등의 발언을 한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대해 중징계인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의견 진술자로 참석한 유창수 CBS 제작1부장은 “평소 진행자가 문제적 발언에 대해 지적을 하는데, 이날은 말을 너무 빨리해 타이밍을 놓쳤다”면서 “진 교수 표현이 과장될 때가 있는데, 청취자도 이해할 정도의 비유적 표현”이라고 밝혔다.
임정열 위원(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천)은 “언론자유와 선거 공정이라는 두 가치가 부딪히는데, 적어도 선거 시기에는 이 둘이 충돌하면 선거 공정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선거 시기, 한쪽 방향에 대해서만 이야기한 것은 부당한 방송”이라고 지적했다. 손형기 위원(TV조선 추천)은 “진 교수가 유독 CBS에서만 사실과 맞지 않은 황당무계한 말을 많이 한다”며 “진 교수가 오바한다면 진행자가 옆에서 마사지해야 한다”고 했다.
백선기 위원장은 “패널들의 발언이 적정 수준을 많이 넘었다”며 “과격하고 선정적이고 방송언어에 맞지 않는 언어를 굉장히 많이 쓰는데, 방송의 질적 저하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선방심의위원 5인이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 의견을 내면서 ‘관계자 징계’가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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