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본부)가 KBS를 "민주당·민노총 프로파간다 매체”라고 비난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관련해 “사실상 공영방송을 손보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김기현 대표는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공영방송과 방송통신 감독기관은 철저하게 정치화, 편향화, 사유화돼 있다. 결코 방치하지 않겠다”며 “KBS 수신료 분리징수하겠다고 했더니 국민들이 왜 환호성 하겠나, 한쪽 주장만 일방적으로 퍼 나르니까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건 공영방송이 아니라 민주당·민노총 프로파간다 매체 아닌가”라며 “국민에게 돈 달라고 손 내밀 자격조차 없다”고 비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12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위치한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수신료분리징수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12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위치한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수신료분리징수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KBS본부는 입장문을 내어 “KBS 보도가 어디가 어떻게 잘못됐는지 구체적인 팩트 제시도 없다”며 “오로지 자신의 인상 비평만으로 공영방송의 보도를 폄훼하는 것이 과연 한 공당의 대표가 할 만한 일인가. 사실상 공영방송을 손보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KBS본부는 “공영방송을 향해 편향적 시각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최근 발언으로 볼 때 김 대표의 인식 수준은 과연 집권 여당의 대표가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기현 대표는 지난 4월 19일 4·19 기념사에서 “공영방송이 가짜뉴스를 정화하고 예방하기는커녕 편파·왜곡 보도를 반복한다”며 “특정 정치세력이나 집단에 대해서는 맹목적으로 비호하고, 반대 집단에 대해서는 맹목적 비난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 대표는 5월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국가의 자산인 공중파를 독과점하면서 각종 혜택을 누리고 있는 공영방송이 일부 정치편향 세력의 선전매체로 전락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기울어진 언론환경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KBS본부는 “김 대표의 인식은 정권과 여당에 비판적인 보도가 나오면 다 민주당, 민주노총과 한패라는 1차원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피아구분을 하며 내편이 아니면 다 적으로 간주하는 전형적인 매카시즘적 시각이 아니고 무엇인가. 7~80년대 빨갱이로 몰아 애먼 사람을 잡아 가두듯 공영방송에 색깔을 입혀 때려잡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KBS본부는 “정권과 여당은 공영방송 KBS의 목줄을 쥐고 흔들어 자신들 앞에 무릎 꿇리고, 나아가 본인들에게 불편하지 않은, 바라는 내용만 보도하는 ‘땡윤뉴스’로 만드는 것이 당신들이 말하는 공영방송의 정상화인가”라고 반문했다.

KBS본부는 “김 대표의 연설은 대통령을 향해 자신을 충심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또한 보수 지지층에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공영방송을 폄훼한 것”이라며 “김기현 대표는 공영방송에 대한 일방적 비난에 대해 사과하라. 또한 한 공당의 대표로서 그 역할에 맞게 발언을 삼가라”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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