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의료시민단체가 당정이 만든 ‘간호법 중재안’ 수용을 요구하며 간호법 처리에 반대하는 대한간호조무사협회를 향해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당정이 제시한 간호법 중재안은 간호법의 명칭을 '간호사 처우법'으로 변경했다. 당정은 이와 함께 간호법 제정안 제1조에서 '지역사회' 문구를 삭제하고 간호조무사 학력 요건을 '특성화고 이상'으로 변경했다. 또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업무를 간호법이 아닌 기존 의료법에 존치하도록 하고, 교육 전담 간호사와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를 의료법에서 규정하도록 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20일 더불어민주당과 대한간호협회를 향해 당정이 제시한 간호법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간무협은 오는 25일 1차 경고 파업에 돌입한다.
간호와돌봄을바꾸는시민행동은 20일 성명을 내어 “국민의힘이 제시한 간호법 중재안은 간호조무사 양성기관에 대한 공식 협의 절차도 없이 간무협의 일방적 주장만 받아들여 만들어진 법안”이라며 “이것만 보더라도 간호법 중재안이 얼마나 졸속인지 알 수 있고 간무협은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간호돌봄시민행동은 ‘간호법이 간호사만의 특혜법’이라고 주장한 간무협에 대해 “간호법에서 규정하는 처우개선, 권리, 국가책무 등의 대상은 모두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간호사만의 특혜법이라는 주장은 허위사실”이라면서 “그런데 간무협은 간호법 중재안에서 제시한 간호법 명칭 변경에 대해서 수용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간호돌봄시민행동은 “간호법 중재안이 ‘간호사만의 처우개선’ 등으로 표현됐음에도 반대하지 않는 것은 간무협의 주장이 일관성이 없는 것”이라며 “또 간무협은 국민의힘 주장을 모두 선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듯한데 간무협 회장이 간호법 저지 투쟁을 발판으로 개인적인 정치행보를 한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간호돌봄시민행동은 “간호사가 간호조무사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주장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간호돌봄시민행동은 중재안 제1조에 ‘지역사회’ 문구가 삭제된 것이 간호조무사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주장 때문이라면서 “주야간보호 및 노인요양시설의 간호인력 배치기준은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로 규정되어 있다. 이것은 법 조문 그대로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를 배치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 간호조무사만을 배치하라는 의미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간호돌봄시민행동은 “또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에서는 간호사 배치를 유도하기 위해 간호사를 배치할 경우 60%를 가산하여 수가를 지급한다. 간무협 주장대로라면 국가가 고시라는 법령으로 간호조무사 일자리를 뺏고 있는 것인데, 이런 주장이야말로 직능이기주의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간호돌봄시민행동은 “간호조무사 임금 60%가 최저임금 수준인데, 그중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비율이 64%라고 한다. 자영업자 중 가장 소득이 높은 곳이 의사가 운영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인데, 소득이 가장 높은 의사들이 간호조무사를 고용해서 최저임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의사집단 뒤를 따라 가짜뉴스들을 양산하며, 간호법을 반대하는 간무협의 실체가 매우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간호돌봄시민행동은 “우리는 간호법 제정과 더불어 간호조무사 최저임금 개선 및 돌봄노동자의 근로환경 및 처우개선을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을 엄중히 선언한다”며 “돌봄 노동자의 근로환경 및 처우개선은 사회적 돌봄의 질적 수준을 높일 것이고 국민의 기본권인 돌봄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최우선의 방안으로서 돌봄 노동자의 삶의 질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의원총회에서 “간호법 추진은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한 약속이다. 장삼이사도 아닌 대통령이 버젓이 국민 앞에 한 약속을 화장실 들어갈 때 마음 다르고 나갈 때 마음 다르다는 식으로 쉽게 뒤집어서야 되겠냐”면서 “민주당은 의장이 약속한 대로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간호법·의료법 등 민생법안을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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