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추천된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이 일단 방통위원이 되면 독립적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일 디지털타임스는 기사 <[단독] 침묵 깬 최민희 “방통위원 되면 ‘법과 원칙’ 따라 독립적으로 임해야”>에서 "비록 방통위가 대통령, 여야 정파적 추천을 하더라도 일단 방통위원이 되면 방송 공정성과 방송·통신 발전을 위해 법과 원칙에 따라 독립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최 전 의원 입장을 전했다.

디지털타임스는 "정부여당이 자신을 향해 '정치 편향성'을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며 "현재까지 국민의힘은 최 전 의원이 친 민주당 성향의 방송패널로 꾸준히 활동해온 이력과 '가짜뉴스' 유포 전력 등을 언급하며 방통위원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최 전 의원은 디지털타임스에 나머지 입장은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의 브리핑으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10일 서면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이 최민희 방통위 상임위원 추천안을 철회해달라는 여당 요구에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최 상임위원은 엄연히 법적 근거와 국회 절차에 따라 방통위원으로 추천되었다. 합법적인 절차에 따른 국회의 결정을 거부하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헌법정신 준수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 야당 인사라고 해서 국회의 결정을 거부하며 몽니를 부리는 것은 헌법을 부정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방송을 발 밑에 두려는 무도한 시도를 중단하고, 국회가 합법적 절차에 따라 추천한 방통위원 임명절차를 조속히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방통위설치법상 5인의 방통위원은 ▲대통령 지명 2인 ▲국회 추천 3인(여당 교섭단체 1인, 야당 교섭단체 2인)으로 구성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방통위원을 추천 주체별로 분류하면 ▲대통령 지명 한상혁·김창룡 ▲민주당 추천 김현 ▲국민의힘 추천 안형환·김효재 등이다. 이 중 안형환·김창룡 위원의 임기가 각각 3월 30일, 4월 5일부로 종료됐다.
최 전 의원은 안 전 위원 후임자로 '야당 교섭단체'인 민주당에서 추천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시절 안 전 위원들을 자신들이 추천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자신들이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국민의힘은 최 전 의원이 허위사실 유포로 벌금형을 받았고,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으로 근무해 방통위설치법상 결격사유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10일 주요 보수언론에서 윤 대통령이 최 전 의원 임명을 거부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국민의힘이 안 전 위원 후임을 추천하게 되면 '여당 교섭단체 추천' 위원은 2인이 되고 '야당 교섭단체 추천' 위원은 1인이 돼 방통위설치법에 위배된다. 또 국민의힘 논리라면 김효재 위원 후임자 추천권도 국민의힘에 있어 결국 방통위 여야 '4대 1'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다.
최 전 의원은 20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2018년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고 2023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최 전 의원은 2021년 12월 성탄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방통위설치법은 방통위원 결격사유 중 하나로 '방송·통신 관련 사업에 종사하거나 위원 임명 전 3년 이내에 종사했던 사람'을 규정하고 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 부회장직을 수행하면서 통신사업자 이익을 대변했을 경우 결격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는 100여개 IT 관련 기업과 단체가 모인 민간단체다. 이 중 이동통신 3사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방통위설치법시행령은 '방송법에 따른 방송사업 종사자',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기간통신사업 종사자'로 방통위원 결격사유를 구체화하고 있다. 즉 '통신사업 종사자' 결격사유의 경우 SKT·KT·LG유플러스 종사자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 조승래 의원은 10일 "국민의힘은 최 전 의원이 한국정보산업연합회에서 근무한 것을 문제로 삼고 있지만, 관련 법령조차 확인하지 않은 무성의한 주장"이라며 "이 법률과 대통령령은 2008년 MB 정권에서 만든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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