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12일 TBS 이사회가 표결을 통해 'TBS 조례 폐지안'(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에 대한 행정소송을 결정했다. 찬성 7표, 반대 3표로 가결됐다. 

'2024년 1월 1일부터 조례를 폐지한다'는 내용이 전부인 TBS 조례 폐지안에 대해 위법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당연직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서울시 공무원들은 직원들의 의사를 확인하지 못했다거나 TBS의 개선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반대했다.

지난해 11월 15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가결을 선포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5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가결을 선포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날 유선영 TBS 이사장은 "행정소송 제기와 관련해 노조대표 등 직원들이 행정소송 시도 여부를 질의하였고, 그때마다 시점을 늦춰주기 바란다는 요구를 수개월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며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여 조례 폐지안 통과 이후에도 직원들과 다양하게 소통했지만 아직 의견 차이가 있다. 문제는 행정소송은 90일 이내에 해야한다는 시간적 제약이 있어 이사장 권한으로 행정소송안건을 부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 김 모 홍보담당관은 "직원들과 '논의가 있었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정리된 문서로서 공유된 바 없다"며 "의회의 조례 취지를 생각해보면 개선하려는 TBS의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인데 소송 제기를 논의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이 모 공기업담당관은 "경영평가 편람상 이사회 소집 일주일 전에 소집요청 및 안건을 보내는 것이 원칙적인 룰이다. 그런데 일주일 전 소집 통보만 해주고 그간의 논의 결과에 대한 정리 등 안건의 세부사항은 오늘에서야 알려주셨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감점이 명시돼 있기 때문에 감점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확히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담당관은 "시의회가 시민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기관이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시의회 의결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고민하는 것이 더 우선적 과제"라며 "소송을 하는 것은 시간을 소비하고 업무력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지금까지 정리된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이사회가 수차례 행정소송에 대해 논의했음을 알 수 있다. 사전에 이사회 회의록을 보고 오면 좋았을 것 같다"며 "TBS 최고 의사결정 기관으로서 행정의 부당함에 침묵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조례 폐지안 통과 이후 벌써 40일이 경과되었고 이사회 임기도 다음 달 종료이므로 이사회 입장에서 결론을 내려야 할 때인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김 담당관은 "새 대표와 새 이사 선임과정 중이고 조적적으로 요구되는 역할들이 있는데 대내외적으로 소송이 가지는 메시지를 고려했을 때 시의회가 조례폐지로 요구한 노력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면서 "혁신 방향을 논의해야 하는데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결정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적절한지 염려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0월 12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TBS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다른 이사들은 행정소송 제기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해왔으며 TBS 혁신은 행정소송과 별개라고 말했다. 방현주 이사는 "지금은 32차 이사회다. 치열하게 검토하고 논의했던 건"이라며 "내부 구성원들의 아픔과 고통을 알기에 (하는)이사회의 선택이다. 인수인계가 안 된 것 같으면 관련 내용을 다 보고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승창 이사는 "행정소송을 제기한다고 해서 혁신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성구 감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면서 법원의 판단을 받자는 것인데, 이렇게 많은 태클이 들어오는 게 법조인으로서 놀랍고 이 자리의 다른 이사님들 특히 노동이사님들이 부담이 많으실 것 같다"며 "결국 재단을 둘러싼 몇 가지 행위들이 법을 준수했는지 알아보자는 것이다. 그것 자체를 막는 것은 민주주의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 새 위원장에 서울시·서울시의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주장하는 송지연 작가가 당선됐다. 송 작가는 출마의 변에서 "행정소송은 우리의 일터와 언론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지켜줄 마지막 카드다. 조례 폐지안이 법원에 의해 무효화될 수 있다는 정치적 부담이 있어야 서울시든 서울시의회든 TBS와 '거래'할 의지가 생길 것"이라며 "예산 복구를 전제로 진행 중인 소송을 중단하는 것 또한 새로운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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